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세월호 참사가 장기적으로 표류하며 정치적인 문제로 비화되고, 일련의 병영 내 군 기강 사고로 전 국민적인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말 모처럼 짜릿하게 웃고 환호했다. 12세의 남자 리틀야구 선수들이 29년 만에 세계 정상을 차지하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주었던 것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윌리엄스포트 라마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4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결승에서 미국의 일리노이주 대표팀을 8-4로 꺾고 1985년 대회 이후 우승을 차지해 국민적인 관심을 모았다.이례적으로 TV에서 새
누이오승철(1957~ )쇠똥이랴그 냄새 풀풀 감아올린 새순이랴목청이 푸른 장끼 게워내는 울음이랴초파일그리움 건너더덕더덕 더덕밭[시평]누이에 대한 그리움, 그 아련함은 누구에게나 있다. 아들을 중시 여기는 풍속이 있던 우리네 살림에서, 아들은 어엿이 교복을 입고 학교를 가지만, 누이는 어린 나이부터 밥 짓고, 빨래하고, 심지어는 밭일까지 하며 부모님을 도와드리고, 오라비들을 건사한다. 그래서 더욱 그 누이를 생각하면 아련함이 더해진다.그 아련함은 쇠똥 내음으로, 또는 그 냄새 풀풀 감아올린 새순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봄날의 목청 푸른
한병권 논설위원 코스모스와 소매 끝을 스치는 가을바람이 왠지 슬픈 계절. 슬프다 못해 서럽도록 아름답고 왠지 억울하기까지 한 가을. 이 계절이면 어김없이 기억나는 목소리가 있다.“모슬포에서 제 고향 해남으로 왔지라!” “글을 써봐!” “저는 글을 쓸 줄 모른당께요!” “정말이야? 이 자식이 (군기가) 빠져 갖고!”그는 약간 어눌하고 어리버리한 목소리와 함께 왔다. 30년 전 일이었다. 우리 부대에 전입해오던 날, 그로 인해 온 병영 전체가 시끌벅적했다. 후임 병사들이 그에게 얼차려를 주고 있었다. 말년 병장이었던 필자가 이를 뜯어말
석호익 통일IT포럼 회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초빙연구원 지난 7월 31일 근래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개인정보 유출을 막고 국민들의 피해를 구제받도록 하기 위한 ‘개인정보보호 정상화대책’이 발표됐다.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는 새로운 손해배상제도 도입, 개인정보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 주민등록번호의 제한적인 변경 허용 등 7대 핵심 과제를 담은 종합대책을 확정했는데 권리 구제와 제도, 기술 등을 총망라했다. 정부와 기업, 개인이 스스로 개인정보보호에 노력하고 책임지는 문화와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국민의 재산과 안전
양형남 에듀윌 대표 한양대 특임교수 영어공부를 싫어하는 아이를 보며 엄마는 ‘어떻게 하면 영어에 흥미를 갖고 공부를 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 아이가 자동차를 좋아한다는 것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에게 멋진 자동차 이야기가 담긴 영어 그림책을 한 권 선물했다. 영어라면 고개부터 돌리던 아이였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자동차 그림을 보자 흥미를 보이기 시작했고, 엄마에게 “엄마, 이 책이 무슨 내용이에요?” 하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엄마는 “이 책이 어떤 내용인지 함께 공부해 보며 알아볼까? 엄마와 함께 공부한 후
지난 8월 15일 광복절을 전후해 이 땅엔 귀한 손님이 찾아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온 나라는 종교인, 비종교인 할 것 없이 온통 잔치 분위기로 변했다. 전례 없이 대통령까지 공항에 마중 나갈 정도였다면 교황의 방한은 각별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게 틀림없어 보인다. 표면적인 의미야 모두가 함께 느끼는 대로겠지만, 시대적 역사적 종교적 섭리 가운데 진행되는 순리적 차원에서는 깨닫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았으리라 여겨진다.교황의 방문과 함께 떠오르는 시(時)가 있다. 천진무구하면서도 천재적 시인 천상병(千祥炳)의 시 ‘귀천(歸天)’이다.
VOL.93 김진호 화백
정라곤(논설위원, 시인) ‘공무원연금 개혁’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여당이 지금과 같은 ‘덜 내고 많이 받는 연금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고 나서자 일부 단체와 국민은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문제까지 들고 나왔고, 이에 반해 공무원노조 등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크다. 공무원연금을 관장하는 안전행정부에서 합리적 개편안을 내놓아도 ‘가재는 게 편’이라 인식되는 가운데, 여당에서 ‘공무원연금을 깎는 대신 퇴직수당 인상하자’는 방안까지 대두되고 있는 등 쟁의(爭議)가 한창이다.과거에도 정부 주관으로 공무원연금 개혁이 몇 차례 이루어졌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바른 길잡이로서 검사와 검찰 직원들이 모범을 보여야 함에도 갈수록 일탈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김수창 제주지검장 사건’을 처음 접하고서 본 사설에서는 김 전 지검장이 지난 17일 서울중앙지검 기자실을 찾아 “음란행위 의혹은 황당하고 어이없는 봉변이다. 이번 일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고, 검찰의 명예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굴욕을 맛보고 있다”고 한 해명을 그대로 믿었다. 그것은 공직자로서, 아니 정상적인 일반인으로서의 행동이라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기에 수사당국에서 철저히 진상을 가려야 한다고 촉구했던 것이다.어
일명 ‘음란 검사장’이 사실로 확인됐다. 피의자와 성관계를 가진 ‘성 검사’, 변호사와 내연 관계에 있었던 ‘벤츠 여검사’, 성접대 의혹을 받은 전 법무부 차관에, 혼외 아들 논란을 빚은 검사에 이어 한낮에 노상에서 음란행위를 한 ‘음란 검사장’까지 나오다니 그야말로 충격이다. 이번 사건에 대한 사회적 충격이 큰 만큼 ‘왜 그랬을까’를 두고도 다양한 견해가 쏟아지고 있다. 사건 당사자인 김수창 전 검사장에 대한 시각은 크게 두 가지다. 범죄자를 다루는 ‘검사’의 사회적 지위를 고려했을 때 용납할 수 없는 일탈행위라는 시각과 아마도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더 무섭다고 했던가, 어느 것이든 지금 우리 군은 외부의 눈을 차단하는 데 급급하거나 내부의 불미스러운 사건을 격리시키는 데 급급하다. 우리 군의 요즘 문제는 요지경에 가깝다. 지휘관의 권위는 땅에 떨어지고 부하는 상관을 원망하며 해서는 안 될 선택을 하고 만다. 명령과 복종으로 이루어진 위계질서는 정당성과 합리성 그리고 신뢰성이 없고 그저 하라면 하라는 구시대적인 체계가 있으니 젊은 세대가 받아들이기엔 벅차다. 여전히 군대 안에 일어나는 일은 외부에 노출되기를 꺼려하고 군대
조호군 조호군한의원 원장 최근에 앉은 자세로 장시간 근무하는 사람들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는 보고내용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사람이 의자에 오래 앉아있으면서 모니터를 주시하거나 작업을 하는 경우 협심증이나 심장병, 당뇨병, 불면증, 심지어 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오래 앉아있는 시간이 많을수록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는 내용도 나오고 있다.어떤 연구에서는 장시간의 좌식근무가 C반응성 단백질(C reactive protein)을 증가시킨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는데 C반응성 단백질은 심장
[독도시] 독도가 하는 말 - 신국현
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UFG, 즉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이 진행 중이다. 북한은 연일 최고수위의 협박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무슨 ‘큰 한 방’이라느니, ‘선제공격’이라느니 표현 역시 색다르다. 과연 북한이 큰 소리처럼 행동에 옮길 수 있을까. 아마도 어려울 것이다. TV에선 북한의 목탄차가 비춰지고 있다. 북한의 목탄차는 정확히 1978년에 등장했다. 1958년 소련제 가솔린차를 모방한 이른바 ‘승리58’을 자체 생산하면서 사라졌던 일제시대의 목탄차가 20여 년 만에 다시 재등장한 것이다.북한의 사회주의는 정확히 20
심옥주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 소장 “여자도 배워야 산다! 장옷을 벗고 긴 치마를 잘라 버리고 첩첩이 닫힌 속에서 뛰쳐나오너라!”고 외치던 여성은 신여성의 옷차림에 구두를 신고 있었다. 전통적인 사회통념 속에서 여성은 다소곳해야 한다고 교육해왔건만, 얼굴을 높이 들고 구둣소리를 내며 힘차게 걷는 차미리사의 모습에 장안 시민은 문화충격에 휩싸였다.당당했던 구둣소리처럼 여성대중교육의 선두에 섰던 차미리사(1879~1955). 그녀는 한성부 서부 공덕리의 차유호(車柳鎬)와 장씨(張氏) 사이에 태어났는데, 손위 5형제가 모두 요절한 뒤 얻는
고위 정치인이나 공직자가 자식 문제로 대국민 사과를 하는 것은 더이상 낯설지도 않다. 최근에도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아들의 군대 가혹행위 파문으로 고개를 숙였다. 남 지사의 장남은 강원도 철원군 중부전선의 한 부대에서 후임병을 폭행하고 성추행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군 당국에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남 지사는 “사회지도층의 한 사람으로서 제 자식을 가르치지 못한 점 모두 저의 불찰”이라며 사과했지만, 부인과의 합의 이혼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일은 불과 몇 달 전에도 있었다. 6.4 지방선거에서 서울시
검찰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 의사를 밝힌 여야 현역 의원 5명에 대한 강제구인 절차에 착수했다. 수사관들이 국회의원회관을 돌며 강제구인에 나서는 모습이 낯선 듯 낯설지 않다. 지워버려야 할 옛 필름이 되살아나는 듯한 그 어색하고 부끄러운 모습이 다시 우리를 슬프게 하고 있다. 이미 의원회관 사무실을 비웠거나 문을 걸어 잠근 모습도 오래 전부터 봤던 그대로이다. 강제구인 대상 의원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김재윤·신학용 의원과 새누리당 박상은·조현룡 의원이다. 여야가 골고루 있으니 특정 정당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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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와 둘 그리고 못공현혜 바다와 바람이소리로 마음 엮는 밤벼랑에 선 그림자 하나촘촘히 못 박힌 가슴으로 울어도 눈물 나지 않아 숨 쉴 수 없는 병이 깊다사람 잃고사람을 찾을수록 잘려나가는 것은 또 다른 사람말을 하여도 그만말을 참아도 그만이면뒤에 감춘 마음 지켜서 뭣 하나녹슨 못 하나 깊이 박아눈에 띄지 않는 작은 사랑자라지 못하게 잡아 두자 바다와 바람이 밤새 나누었던 시간을 쌓지 않음은서로 못질 하지 않기 때문인데못질 하지 않으면 숨 쉬지 못해눈물 흘리지 않아도 가슴 울리는너와 너 그리고 너 다시 너희들. -약력-경주문예대학
해넘이백국호(1948~ )너의 입술처럼 붉은하루를 닫는다언제나 너의 손을 놓는 일은아프다사는 것이헤어지는 연습이라고는 하지만 [시평]하루해가 뉘엿뉘엿 진다. 또 하루가 이렇듯 마감이 된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는가 하면, 끝남 또한 있다. 하루가 시작이 되고 그 하루가 마감이 되고, 그러하듯이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 또한 당연히 있는 것이다.지평선 멀리 뉘엿뉘엿 지는 해를 바라보며, 이제는 입을 닫아버린, 그래서 이제는 도저히 다시 열리지 않을 듯한 그 사람의 붉은 입술을 생각한다. 그러면서 지금은 놓아버린 그 사람의 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