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병국 가옥의 볶음고추장 만들기에 참여한 외국인들이 종부 김정옥(오른쪽에서 두 번째) 씨와 함께 체험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충북 보은 선병국 가옥 종가 음식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 ‘인기’

[천지일보 대전=강수경 기자]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한식은 역시 ‘장’이 그 맛을 좌우한다. 구수한 된장찌개에서 입맛 돌게 하는 간장 조림, 얼큰한 고추장까지 음식의 기본 중 기본.

장 만들기에서 장을 응용한 음식 만들기 체험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23일 충북 보은군 장안면에 위치한 선병국 가옥을 찾아갔다. 이 종가의 맛을 손에 쥐고 있는 사람은 보성선 씨 영흥공파 21대 종부 김정옥(57) 씨다.

이날은 그 자체로 툭 떠서 밥에 비벼먹거나, 떡만 넣고 간편하게 떡볶이를 만들어먹어도 맛있는 볶음고추장 만들기 체험이 40여 명의 가족 체험단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올해로서는 마지막 체험 프로그램이다. 연중 계속되고 있었지만 겨울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초등학생 아이들과 체험학습을 나온 가족에서 한국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고 종가를 구경하기 위해 나온 외국인까지 참여자 층이 다양하다.

청주에서 남편과 6살 딸, 3살 아들과 함께 체험에 참여한 박효진(36, 여, 청주시 흥덕구 성화동) 씨는 “아이들과 평소에 요리학교에 나가고 있는데, 소개를 받고 참여하게 됐다. 전통음식을 종가에서 직접 만들어보니까 친숙한 느낌이고 자연스럽다”며 “아이들에게도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캐나다에서 한국에 온 지 6년 된 제임스 툼스(33, 남, James Toombs) 씨는 “한국 음식을 많이 좋아한다”며 “슈퍼에서 파는 고추장하고는 맛이 정말 다르다. 특히 고기가 들어가서 더 부드럽고 향기와 색상이 좋다”고 전했다.

이날 만든 볶음고추장은 쇠고기와 마늘을 기름을 두르지 않은 상태에서 볶아낸 다음 양념이 된 고추장을 넣고 잼을 만들 듯이 15분가량 약한 불에서 끓여 만들어냈다. 고추장에는 보은의 특산물인 대추를 달여서 만든 시럽이 첨가됐다.

선병국 가옥은 간장, 고추장, 된장으로 유명하며 지난 2007년에는 ‘대한민국 명품 로하스 식품전’에서 350년 된 덧간장이 1ℓ가 500만 원에 팔려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한편 선병국 가옥은 99칸짜리 한옥으로 우리나라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 134호다. 종가에 따르면 실제로는 134칸이다. ‘칸’의 개념은 방이 아니라 집을 이루고 있는 기둥의 사이의 칸을 가리키는 것으로 실제 방이 99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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