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 협찬에 서해유류피해지역 도민 분노

[천지일보=김지현 기자] 안희정 지사가 충남도 내포신도시 공익 캠페인에 삼성 계열사로부터 협찬을 받은 것에 대해 12일 직접 공개 사과 기자회견을 했다.

이는 삼성중공업이 서해유류피해지역주민에 피해 보상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어 피해주민의 반발과 분노를 사고 있는 가운데 충남도에서 삼성 계열사의 광고를 받은 것은 지역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비난 섞인 여론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 기자회견하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 ⓒ천지일보(뉴스천지)
안 지사는 12일 본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 도민의 입장에 볼 때 삼성중공업이 피해 보상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현실에서 삼성계열사의 협찬을 받은 도청 이전 홍보 광고가 나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사려 깊지 못한 일이었고, 이에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피해주민들이 삼성 그룹 본사에 가서 그룹 차원의 책임을 촉구하고 피해주민의 대표가 할복까지 하면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 등 계열사의 협찬 광고가 나갔다는 그 사실 자체로 서운함과 분노를 느끼셨을 것”이라며 “저는 이런 주민들의 분노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거듭 사과와 위로의 뜻을 밝혔다.

문제가 된 캠페인 광고와 관련해서는 “충남도청 이전의 의미와 내포시대의 비전을 널리 알리고, 충남 도민의 역량을 함께 모아 가자는 취지의 공익 캠페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안 지사는 또 “이번 사안의 가장 큰 책임은 저에게 있다. 인사 조치 등 피해 주민이 요구한사안들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으로 처리해 나가겠다”며 “이 문제는 물론, 향후 피해주민 배·보상 문제에 이르기까지 조속히 매듭지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지사는 전날 서해안 유류피해주민 대표들을 직접 만나 사과를 하기도 했다.

한편 충남도는 지난 9월 관내 소재 다수의 유력 기업에 내포신도시 도청 이전 공익 캠페인에 나서달라고 요청했으며, 이후 천안·아산에 소재한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계열사들이 방송국에 협찬한 ‘공익 스팟’이 11월 하순부터 방송되면서 서해안 유류피해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문제가 된 공익 스팟은 지난 7일 충남도 요청에 따라 방송이 중단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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