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변 공동대표 이헌 변호사 인터뷰

▲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이헌 변호사. ⓒ뉴스천지

화합이란 단어는 어딘가로 사리지고 ‘좌파’ 아니면 ‘수구’라는 속편한 이분법으로 나눠져 버린 요즘 사회.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시국인 만큼 성질만 돋구는 상호 비난전이나 이념적 색안경은 떼어버리고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 머리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창립 4주년을 맞는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이하 시변)’의 거침없는 행보가 여름날 시원한 폭포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해 본다.

시변 출범부터 함께한 공동대표 이헌 변호사는 미디어법, 비정규직법 등 화두를 놓고 거침없는 쓴소리를 던지면서도 여유 있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시변의 과거·현재·미래를 짚어보며 그는 과거 10년 정권하에서 권력화 된 시민단체 세력을 비판해야 하는 것이 고독스럽지만 시대적인 아픔이라면서 한편으로는 시변을 ‘보수 대변인’으로 낙인 찍어버리는 가벼운 세상을 답답해했다.

<다음은 이헌 공동대표와 일문일답>

시변이 벌써 4주년을 맞았다. 수많은 화두에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동안 시변이 ‘보수’ 단체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닌 것도 사실이다. 스스로 지난 행보를 되돌아본다면?

2005년 당시 법률적인 사항에 대한 문제들이 편파적으로 다뤄지고 사실과 법리를 오해하게 만드는 작태를 보면서 뜻을 같이 하는 변호사들과 함께 시변을 출범시켰다. 시변이 추구하고 지키려 했던 것은 법치주의와 자유민주주의였다. 헌법정신에 기본적인 초점을 맞추고 시민단체로서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모토였던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오해되는 부분도 없지 않았지만 큰 틀에서는 계속 초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다만 시변을 보수단체로 몰아가는 목소리에 화가 날 때도 있다. 우리가 지키려고 했던 가치가 과연 보수적 가치였느냐 하는 것이다. 시변의 현 정권에 대한 고민은 지난 정권에서 했던 고민과 같으며 또한 사회에 대한 비판과 함께 협조도 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비판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현재 미디어법이 큰 화두가 되고 있다. 사안에 대한 핵심적인 문제와 해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미디어법의 핵심적인 문제는 신방겸용 허용여부다. 결국 언론의 다양성과 관련된 정책적 문제인데 현재 방송이 독과점 편파방송 때문에 사회적인 악영향이 너무 크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면 언론의 다양성을 추구한다는 의미에서 신방겸용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이 시변의 입장이다.

규제 철폐 및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측면에서도 신문이나 대기업에 대해서 방송 허용 참여를 못하게 하는 것은 불필요한 규제라고 본다. 또 하나의 이유는 1980년대 군부가 언론 통제를 위해서 언론통폐합을 했고 그렇게 한 것이 현재 신문·방송법 체제라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적 요청과 글로벌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필요한 개혁적인 법안이라 할 수 있다.

며칠 전 비정규직법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지적과 함께 입법상 문제가 있었다는 시사점을 던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에 노조 쪽에서 여러가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만들었던 법안에 대해서 지나친 반대가 발생했고 때문에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타협적인 입법의 산물을 만들어내게 됐다.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있는 이유는 대기업의 정규직 노조들의 지나친 거대화 된 권력화로 파생된 경직성 때문이다. 비정규직법을 입법화 하려는 부분에 대해서 무조건 반대하고 결사 투쟁하는 것이 그러한 것들의 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정국적으로도 한나라당은 해고 사태 책임을 면하려는 목적으로, 민주당은 책임을 현 정권에 돌려서 또 하나의 저항 전선을 형성하려고 시도할 뿐 정작 길거리에 나앉은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현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답이다. 근로계약이라고 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고려돼야 하기는 하지만 지금의 문제는 유연성이 대안으로 제시될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를 넘어 시변의 미래를 짚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어떠한 것들을 준비 중인가.

다소 조직화가 미비한 것 같다. 정권교체 이후 조직을 정비화 하려고 했지만 광우병 사태와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가 이어지면서 계속 미뤄지고 있다.

중점적으로 준비 중인 것은 개헌논의다.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권력구조에 관한 부분이고 적극적으로 참여 활동할 계획이다.

평소에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있다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주장을 하더라도 그것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사회에 필요한 것은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소통의 전제는 기본적으로 상대방의 주장이 틀린 것이 아니라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인정하는 것에 있다. 남과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런 환경에서 대화하고 타협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천지일보’ 창간과 관련해 올바른 정론지의 역할과 조건에 대해서.

신문사는 늘 공정보도의 어려움이 있다. 독자들이 신문의 색깔을 보고서 신문을 봐야 하는 것이 방송과는 다른 신문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신문이 기본적으로 중도개혁을 표방한다면 그 길을 끝까지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사실을 비꼬거나 앞뒤를 잘라서 잘못된 것처럼 보이게 보도하거나 아예 보도를 안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광고와 경영의 문제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독자들에게 다가가는 신문의 색깔과 논조다. 초심을 끝까지 유지하는 천지일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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