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언론시민연대 이재교 공동대표 인터뷰

▲ 이재교 공정언론시민연대 공동대표. ⓒ뉴스천지

“좌나 우로 치우쳐 정치를 경멸하는 국민은 경멸할 만한 정치를 갖게 됩니다.”

이재교(공정언론시민연대, 변호사) 공동대표는 ‘극단주의’는 사라져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정치 불신’이라는 마취제를 맞고 자기모순에 빠진 사람들을 면밀하게 뜯어보며 그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자신들의 손으로 뽑아놓고는 마치 다른 사람이 선출했다는 듯, 정치인을 경멸하는 것은 위선적입니다. 한 나라의 정치인의 수준은 바로 그 나라 유권자의 수준이라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공동대표는 ‘경멸’보다는 ‘비판’을 통해 정치인들이 다시 경멸할 만한 짓을 하지 못하도록 감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공정언론시민연대(공언련)은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아니한 공정한 방송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전달했다.

다음은 이재교 공동대표와의 일문일답.

-사시합격 이후 뉴라이트 계열의 운동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2004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했는데, 당시 ‘대한민국은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나라’라는 인식이 사회를 지배했습니다. 이러한 풍토에서는 선진국의 문턱에서 주저앉아 툭하면 국가부도를 겪은 아르헨티나 짝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자유주의운동에 참여했습니다.

-뉴라이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있습니다만.
뉴라이트의 정신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자유주의’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 보수세력은 입으로만 자유를 내세우면서 국가주의적 경향이 강했습니다. 더욱이 자신과 생각이 다르면 ‘빨갱이’라고 몰아붙이면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례도 빈번했죠. 이러한 자세로는 선진화가 될 수 없기에 자유주의와 타인에 대한 관용을 강조하는 뉴라이트 운동이 대두됐습니다.

-조세법 공부를 위해 미국에 가셨는데요, 한국과 다른 풍토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먼저 준법정신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동양에서는 법을 말하면 형벌, 처벌, 규제, 통제를 연상하는 반면 서양에서는 권리, 자유를 생각합니다. 동양은 ‘나를 옭아매기 위해’ 법이 존재하고 서양은 ‘나를 위해서’ 법이 있다고 인식하죠.

사실 법은 권리입니다. 법이 없으면 권리가 실현이 안 되죠. 남이 내 권리를 침해해도 방어를 못하는 것 아닙니까? 만일 우리도 법을 권리라 생각한다면 법치주의는 저절로 실현될 것입니다.

또 하나는 타인에 대한 배려입니다. 지하철에서 큰 소리로 통화를 한다든가, 애견이 용변을 보게 방치하고, 도로를 막고 시위를 하는 행위는 타인에 대한 배려를 상실한 것이죠. ‘예의’라는 만국 공통어는 바로 ‘배려’로 통합니다.

-다시 초점을 공언론으로 맞추겠습니다. 공언론을 설립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공정성은 언론의 생명입니다. MBC와 KBS가 이념의 포로가 돼 왜곡보도를 일삼으면서도 공정보도라고 강변하는 것을 보고,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그 실상을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를 절감했습니다.

예컨대 02년, 07년 대선과 04년 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당시 양 방송사는 언론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열린우리당에 유리한 편파보도를 했습니다.

이러한 언론의 왜곡·편파 보도를 제어하고 공정보도를 이끌어 내기 위해 공언련이 창립됐습니다.

-공언련을 ‘보수단체’라고 비판하는 세력이 많습니다만.
사실상 MBC는 좌파적 노조가 운영하는 방송이다 보니 편파보도를 일삼았고 이를 비판했습니다. 그랬더니 결과적으로 우파를 편드는 모양새가 됐기에 비난을 받고 있지만, 공언련은 이명박 대통령 정부나 한나라당을 편드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현 정부가 KBS, MBC를 장악하여 친정부적인 방송을 만드는 시도를 한다면 그 반대 투쟁에 앞장설 것입니다. 공언련의 목표는 좌도 우도 아닌, 친여도 친야도 아닌 공정한 언론이 되도록 감시하는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공언련이 나아갈 방향과 현재 공언련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입니까?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일들도 말씀해주시죠.
KBS는 현재 종전의 편파성이 시정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일본의 NHK나 영국의 BBC와 같이 국민으로부터 무한신뢰를 받는 공영방송으로 나아가도록 감시와 비판활동을 할 것입니다. MBC는 노영방송에서 벗어나 명실상부한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공언련의 감시·비판 기능을 강화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아이들에게 살 만한 나라를 물려주고 싶습니다.

-현안문제입니다. 쌍용차 사태에 대한 의견을 들려주시죠.
쌍용차는 기본적으로 소비자가 많이 사는 차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파산위기에 봉착한 것이고,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구조조정을 감행했습니다. 그런데 농성자들은 단 한 명의 해고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결국 공멸의 길로밖에 갈 수 없게 됩니다. 노동자의 제1 덕성은 연대입니다. ‘다 함께 죽자’는 것은 연대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죠.

서로 더 양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끝으로 중도개혁, 상생화합을 표방하는 천지일보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세력이 서로 싸우고 있습니다. 조금만 진보적인 경향을 보이면 빨갱이로 몰아붙이면서 다 잡아넣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세력이 있는가 하면, 대한민국 자체를 부정하는 세력도 있습니다. 이 양극단 세력을 배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먼저 형성되어야 합니다.

또한 대한민국의 헌법을 인정하고 그 바탕에서 좌와 우가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 경쟁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죠. 좌든 우든 상대방을 척결·분쇄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면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은 사생결단의 양태가 될 수밖에 없고, 사회가 분열되면 구한말의 망국이 되풀이될 수도 있습니다. 반면 그러한 분열을 하나로 모아 상생과 화합의 기조로 간다면 우리 민족은 더욱더 발전할 것입니다.

천지일보가 기본적으로 이런 방향이라면 적극적으로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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