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노조가 11일 부분 파업을 선언한 데 이어 최근 서영종 기아차 사장을 비롯한 사측 임금협상 교섭위원 20명이 전원 사의를 표명해 파장이 일고 있다.

사측 교섭위원들의 표면적인 사퇴이유는 임금 및 단체 협상 합의도출 실패에 따른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회사 측은 이들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겠다고 못 박은 것으로 알려져 기아차에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회사는 일단 교섭위원 교체 없이 노사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하지만 교섭위원들은 노조가 무리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데다 19년 연속 파업을 막지 못했다는 책임을 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협상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아차 교섭위원이 집단 사의를 표명한 전례가 없는 만큼 노조 측도 당황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노조 측은 “교섭위원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적은 47년간 한 번도 없었다”며 “이는 노조를 철저히 무시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 12일 긴급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14일과 18일 교섭하자고 사측에 제안했으며 교섭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14일 6시간과 18일 4시간 파업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앞서 노조 측은 ‘주야간 8시간씩 근무하는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과 월급제로 전환할 것, 기본급 5.5% 인상을 주장해 왔다.

이에 사측은 “원가절감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인 만큼 노조의 요구조건을 감당할 수 없다”며 ‘주간 2교대제는 내년 상반기에 시행, 생산물량 유지를 전제로 한 월급제 전환 및 기본급 동결’을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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