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사철 축제를 느낄 수 있는 강릉단오문화관

강릉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에 천 여 개가 넘는 축제들 중에 가장 오래된 축제인 강릉단오제이다. 제천의식 유풍과 세시풍습의 원형이 살아있는 역사적으로 유구한 전통을 가진 축제로 196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되면서 보호조치를 받게 됐고 이후 2005년 유네스코로부터 인류구전무형유산걸작으로 선정됐다.
현재는 강릉시는 천년을 이어온 강릉단오제를 보존 전승과 상시 관람을 위해 강릉단오문화관을 설립해 운영함으로써 강릉을 찾은 관광객들이 언제나 강릉단오제를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했다. 

▲ 강릉단오문화관. (사진제공: (사)강릉단오제위원회) ⓒ천지일보(뉴스천지)

 단오의 유래

단오(端午)는 농경사회 때 씨뿌리기를 끝낸 후 한해의 결실을 기원하며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제천의식에서 시작됐다. 중국문헌 東夷傳(동이전)기록에 보면 ‘강릉은 부족국가인 동예(東濊)의 옛 땅으로 동예는 천신에게 제사를 드리고 남녀가 모여 술 마시고 함께 춤추는 무천(舞天)이라는 축제가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또한 고려사에 따르면 ‘고려초 태조 왕건을 도와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준 대관령 신께 왕순식이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이뿐 아니라 조선시대 허균(1569~1618)이 쓴 성소부부고에 1603년 단오를 맞아 대관령 산신을 제사한 내용이 기록돼 있다.


단오의 의미와 세 신(神)이야기

단오는 음력 5월 5일을 말하고 설, 한식, 추석과 함께 우리나라 4대 명절 중의 하나였다. 이 날은 태양의 기운이 가장 센 날이라고 해서 으뜸 명절로 지내왔다. 또한 단오를 순 우리말로 수릿날이라고 하는데 수리는 높고 고귀함과 신을 의미하는 옛말로 1년 중 최고의 날이라는 뜻이다.
강릉단오제는 세 신, 즉 대관령 국사성황신(범일국사), 대관령 국사여성황신(정씨여인), 대관령 산신(김유신)을 모셔와 축제를 치르고 다시 돌려보내는 내용이다. 옛날 학산의 처녀가 아침에 우물가에서 물을 뜨니 바가지 속에 해가 떠 있어 생각 없이 그 물을 마신 뒤 아이를 낳았는데 바로 범일국사다. 그는 굴산사를 짓고 포교활동을 했으며 왜구가 들어왔을 때 술법을 써 물리쳤고 도력으로 강릉을 지켜 죽은 다음 대관령 국사성황신이 됐다는 이야기다.
또 대관령 국사여성황신은 정씨여인이 신격화 됐는데 이는 초계 정씨의 외동딸로 어느 날 대관령 서낭님이 보낸 호랑이에게 물려간 이후 4월 15일 국사성황신과 혼배했다는 이야기다. 그 뒤로 여성황신으로 추앙받게 됐다고 한다.
김유신 장군은 역사적인 위인으로 어려서 명주에 유학을 왔는데 검술이 특출나 산신이 가르쳤다고 할 정도였다고 한다. 김유신이 가진 칼은 명주에 선지사에서 90일 만에 만들었는데 광채가 달빛을 능가했다고 하며 이 칼로 말갈족을 평정해 죽은 후 대관령 산신이 됐다고 한다. 세 신은 모두 실존 인물로 죽은 뒤에 신격화 됐다.
 

▲대관령산신 김유신. (사진제공: (사)강릉단오제위원회) ⓒ천지일보(뉴스천지)

문화축제 강릉단오제

강릉단오제는 음력 4월 5일 쌀과 누룩 등으로 신주 빚기 의식을 시작해 이후 대관령 산신제, 대관령국사서낭제, 구산서낭제, 학산서낭제, 봉안제, 영신제, 조전제, 국사서낭행차, 송신제, 강문진또베기제. 무격굿 등으로 이어진다. 이와 함께 축제 때 관노가면극, 농악, 민요(학산오독떼기), 그네, 씨름, 줄다리기 등이 펼쳐진다.  

▲단오제가 계속되는 음력 5월 3일부터 7일까지 아침마다  유교식 제사인 조전제를 올리고 있다. (사진제공: (사)강릉단오제위원회) ⓒ천지일보(뉴스천지)

 관고가면극

강릉단오제에 대표적인 행사로 관노가면극이 있다. 이는 관노들이 행했던 놀이로 이중적인 신분에서 오는 갈등을 춤과 동작으로만 표현한 무언극이다. 등장인물은 양반광대, 소매각시, 시시딱딱이 2명, 장자마리 2명이며 그 외 악사들이다. 놀이의 내용은 다섯 마당으로 두 명의 장자머리가 등장해 춤을 추며 놀이마당을 시작해 양반광대와 소매각시의 사랑놀이에 이어 시시딱딱이가 양반광대와 소매각시의 사랑을 방해한다.
그 후 양반이 시시딱딱이와 놀았다고 의심하자 소매각시가 양반의 수염에 목을 매어 자살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대관령국사성황신께 빌어 죽었던 소매각시가 살아나고 사랑과 용서로 모든 사람이 화해하며 춤을 추면서 막은 끝난다.

 

▲ 2009년 5월 강릉단오제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관노가면극을 즐기고 있다.(사진제공: (사)강릉단오제위원회) ⓒ천지일보(뉴스천지)
▲ 강릉단오문화관에 전시돼 있는 관노가면극. (사진제공: (사)강릉단오제위원회)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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