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세계걷기운동본부 정준 사무총장 인터뷰

아이디어 뱅크, (사)세계걷기운동본부 정준 사무총장

조선시대 송강 정철이 걸었던 관동팔경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그 풍광이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송강은 관동별곡이라는 가사문학을 통해 관동팔경 800리길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을까.

여기 그 옛날 송강이 극찬을 마지않던 관동의 아름다운 길이 우리 앞에 다시 펼쳐진다. 그리고 그 길 가운데 송강 정철의 삶과 문학을 사랑하는 한 사람이 있다. 10월 18~24일 ‘제1회 관동별곡 8백리 세계슬로우 걷기축제’를 준비한 (사)세계걷기운동본부 정준 사무총장이 그 주인공이다.

▲ 정준 사무총장의 열정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그의 삶의 원동력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정준 사무총장은 어린 시절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으로 어머니와 어린 세 동생을 책임지는 소년가장이 돼야 했다. 생활고로 인해 일과 학업을 병행해야 했던 그는 고입검정고시에 합격한 후 대입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을 때 처음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을 접하게 됐다. 우연히 접한 송강의 관동별곡은 힘들고 어려운 시절 그에게 희망이 되었고, 꿈이 되었다.

그는 “을사사화에 휘말려 집안이 풍비박살 났지만 그런 환경을 극복한 송강 정철의 삶은 현재 우리 청소년들에게 매우 귀감이 된다”면서 “18살이 돼서야 비로소 글공부를 하게 된 송강은 문과에서 장원급제를 하게 되고, 관직생활을 하면서 가장 중시했던 것 중 하나가 진실 곧 정직함이었다”고 소개했다.

정 사무총장은 자신의 삶과 비슷한 송강 정철의 삶을 보면서 희망을 갖게 됐고, 자연을 사랑하며 진실함으로 사람을 대한 송강의 모습에서 살아가는 방식을 배웠다.

또한 한문시대에 한글로 글을 쓸 줄 아는 ‘창조형 공직자’였던 송강의 창의성에 귀감을 받아 정 사무총장 자신도 창조형 인간이 되기 위해 힘썼다.

그는 “우리사회는 아직도 학연, 지연 등이 중요하다. 주류와 비주류로 나뉘어져 주류만이 최고인 것처럼 대우받고 있다”며 “능력이 뛰어나도, 아무리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비주류는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회”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사회가 얼마나 많은 분열을 겪고 있는지 모른다. 이런 분열된 사회를 통합시키기 위한 고담준론이 필요하다”면서 “보다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각 지역을 살리기 위해 많은 아이디어를 내놓아도 방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특히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들의 방해를 받을 때에는 그 안타까움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란다.

비록 인류대학을 나온 것도, 굵직굵직한 인맥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정 사무총장은 정직함과 끈기,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함평나비 축제가 처음 시작할 때 고전을 면치 못하자 그는 ‘나비열차’라는 아이디어를 제공해 그해 120만 명이 함평나비축제를 찾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 그는 홍보의 귀재다. 자전거 타기를 홍보하기 위해 더운 여름날에도 학분장을 한 채 자전거를 타기도 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번에 열리는 ‘제1회 관동별곡 8백리 세계슬로우 걷기축제’도 오래전부터 그가 마음에 품어오던 꿈이자, 그 지역을 살리기 위한 하나의 창조적 문화아이템이었다.

그러나 이 일이 성사되기까지 그는 수많은 좌절과 함께 때로는 굴욕도 당해야 했다. 이 역시 고질적 관료주의와 지연, 학연에 묶인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의 열정과 진실함, 아이디어를 인정하고 함께 일을 추진하려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고 박세직 전 국회의원도 그 중 하나로 (사)세계걷기운동본부 초대총재로 정 사무총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MTB(산악자전거) 전도사로 불리는 가수 김세환 씨 또한 세계걷기운동본부가 오는 10월 강원 동해안에서 여는 ‘제1회 코리아 그린바이크 투어축제’의 홍보단장을 맡았다.

강원도 출신도 아닌 정 사무총장이 강원도를 알리고, 살리는 일에 열심인 것은 비단 관동별곡의 배경이 되는 곳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가 가지고 있는 넘쳐나는 아이디어와 열정은 그 혼자만을 위한 것이 아닌 모두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군복무 기간 중 관동팔경을 답사하기 시작한 그는 고성의 청간정이 군부대 안에 위치하고 있어 일반인들에게는 공개되지 않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고, 또 관동팔경의 무대가 되는 이 길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는 정 사무총장. 그의 송강 정철 사랑은 그 자신도 송강 정준이라는 이름으로 新관동별곡이라는 글을 올리는 것에서도 엿볼 수 있다.

400여 년 전 송강 정철이 걷던 관동의 그 길이 오늘날 新관동팔경으로 다시 태어났으니 그 길을 한 번 걸어보는 것도 운치 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한다.

현재 그는 걷기와 자전거타기에 쾌적한 친환경 녹색도시를 가꾸자는 세계와이크시티(Wike City, 걷기도시(Walking City)와 자전거도시(Bike City)의 합성어) 문화운동본부의 본부장을 맡아 4개의 대형 문화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그 중 2개가 앞서 소개한 ‘제1회 관동별곡 8백리 세계슬로우 걷기축제’와 ‘제1회 코리아 그린바이크 투어축제’이다.

나머지 2개의 프로젝트는 작년 5월에 미국 뉴욕에서 고 박세직 총재와 함께 국내외 걷기도시들의 모임을 만들겠다고 반기문 UN 사무총장에게 약속했던 내용으로 ‘세계 와이크시티연맹 창립총회’와 자전거 흙받이와 바퀴를 연상 시키는 숫자 ‘10’에 새로운 상상력을 도입해 올해 10월 10일 10시에 ‘세계자전거의 날’을 선포하고, 그 기념행사로 한강하류에서 출발해 동강 하류까지 천오백리 푸른 물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가을여행을 떠나는 ‘한강~낙동강 종주 자전거축제 희망페달 2009’ 행사이다.

새로운 일을 향한 끊임없는 그의 열정과 창조적 아이디어 뱅크 정준 사무총장.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 제1회 관동별곡 8백리 세계 슬로우 걷기 축제
10월 18~24일 강원 고성 화진포 출발→속초→양양→강릉→동해→삼척

▲ 제1회 코리아 그린바이크 투어 축제
고성 그린바이크 투어대회: 10월 17~18일(진부령)
동해 그린바이크 투어대회: 10월 23~24일(무릉계곡)

문의) 02-2042-8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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