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 연합뉴스)

22일 사장단 오찬회의 발언에 재계 촉각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최근 귀국한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오는 22일 첫 출근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행보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이 해외에 머무는 동안 삼성 내 변화가 적지 않았다. 그룹 내 계열사 간 합병과 사업구조 개편 등 굵직한 사안들이 숨 가쁘게 처리됐다.

이 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사장단과 오찬회의를 소집해 놓은 상황이다. 서울 서초동 삼성 본사는 이 회장의 출근이 임박한 만큼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최근 삼성을 둘러싼 불미스러운 일들이 연달아 터졌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이날 사장단과의 회의를 통해 갤럭시S5 판매 상황 등 사업 현황과 전망, 1분기 실적 배경 등에 대해 보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년 초 화두로 던진 ‘마하 경영’을 직접 챙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마하경영은 제트기가 음속(1마하)을 돌파하려면 엔진만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재질과 소재, 부품을 바꿔야 하듯 삼성 역시 체질과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가뜩이나 주력 상품인 스마트폰의 성장세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만큼 이 회장이 강도 높은 변화와 혁신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33% 감소한 8조 4000억 원인 것으로 잠정 발표됐다.

아울러 이 회장은 이날 경영 혁신을 위한 계열사 간 사업재편 추진 상황도 보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 회장이 삼성 계열사의 전반적인 사업 재편 구도에 어떠한 입장을 표명할지도 주목된다.

삼성은 지난해 제일모직의 패션부문을 에버랜드로 이관하고 지난달 31일 삼성SDI가 제일모직을 흡수·합병해 첨단소재 기업으로 도약했다. 또 이틀 뒤인 지난 2일에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에 대한 합병으로 화학 부문을 정비했다.

삼성의 계열사 구조조정이 후계 구도와 무관하지 않은 만큼 후속으로 사업 재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후속 사업재편은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물산의 건설부문, 삼성에버랜드 등 건설 부문이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사업재편 과정에서 이 회장의 3남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이서진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 사장의 지분 변동으로 승계구도의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전자 및 화학, 금융 계열을, 이부진 사장이 리조트·건설·상사, 이서진 사장이 패션 및 미디어(제일기획) 부문을 나눠 경영할 수 있도록 그룹 지배구조가 단순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그룹 계열사의 사업재편 못지않게 관심을 끄는 것은 금융가를 술렁이게 하는 삼성증권,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다.

이외에도 최근 논란이 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안전사고 문제 등에 대한 후속 조치 문제도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삼성그룹이 백혈병 관련 경영진의 공식입장 표명을 예고한 바 있어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이 어떠한 발언을 할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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