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라산 백록담. (사진제공: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

우리나라 가장 남쪽에 있는 화산섬. 여자, 바람, 돌이 많아 삼다(三多)의 섬으로 불리는 제주도가 올해 관광객 600만 명 유치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한 달 앞서 500만 명을 넘어 11% 이상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 관광객이 제주도를 방문한 것이다.

평화롭고 아름답게만 보이는 제주도는 과거 지리적인 환경 요소로 인해 한반도 변방의 유배지였다. 또 화산활동으로 생겨난 바람과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현무암은 물을 흡수해 논농사를 지을 수 없어 제주 사람들은 척박하고 모진 삶을 살아 왔다.

 

▲ 섭지코지 파도. (사진제공: (사)사진가협회 제주특별자치도협의회)

최근에는 오히려 독특한 지질 환경이 문화유산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청정한 환경의 섬으로 부각되고 있다. 올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2주년을 맞은 제주도는 세계유산 지구로서 브랜드 가치가 한층 격상돼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제주 일대가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이인규(세계유산분과, 자연유산) 문화재위원장은 “문화재나 자연은 우리가 조상에게서 물려받았듯이 우리 후대에게도 전해줘야 할 ‘유산’으로 여겨야 한다”며 자연유산이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또 “우리 집에 보물이 있다면 내가 아껴야지 보물의 가치가 있지 않냐”며 실제 제주도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사랑하고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현지 주민들이 관리·보존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 지원해주고, 주민들도 생활의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주도의 한라산, 성산일출봉, 거문오름용암동굴계(거문오름, 벵뒤굴, 만장굴, 김녕굴, 당처물동굴, 용천동굴)는 경관적 가치와 지질학적 가치가 탁월하다고 인정받아 2007년 대한민국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제주는 신화와 전설 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이 있는 신비의 섬이다. 제주 섬 한가운데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1950m 높이의 한라산이 자리 잡고 있다.

하늘까지 닿을 수 있을 만큼 높다 해서 한라산이라는 이름이 지어졌으며, 신선들이 살았다고 해 영주산이라고도 불린다.

한라산 정상의 백록담은 직경 550m, 깊이 108m의 화구호(1.6ha)로 그 가운데에 호수가 있다. 예로부터 신선들이 백록을 타고 이곳에서 물놀이를 했다는 전설이 내려와 백록담이라고 불린다.

한라산은 높은 고도에도 불구하고 사계절이 뚜렷해 봄·여름·가을·겨울 각기 다른 멋을 내기에 더욱 신비롭다. 그 중에서도 오백나한과 영실기암의 신비로운 자태는 신비로움과 장엄함을 보여 준다.

◆368개의 오름을 거느린 한라산,
바다 위 궁전 성산일출봉… 세계 최고의 유산

 

▲ 섭지코지 파도. (사진제공: (사)사진가협회 제주특별자치도협의회)

한라산은 368개에 달하는 오름과 그 속에 다양한 화산지형이 존재해 지질학적 가치가 높으며 동시에 뛰어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크고 작은 오름들은 해안까지 섬 전역에 걸쳐 뻗어 있으며 용암동굴과 함께 제주 화산섬을 구성하는 독특한 자연유산이다.

 

또한 한라산의 다양한 극지(極地), 고산식물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독특한 매력을 빚어내며 한라산의 경관을 더욱 수려한 빛으로 물들인다. 한라산은 현재 국립공원과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제주는 160개가 넘는 용암동굴들이 지하궁전처럼 흩어져 있는 신비의 보고이다. 이 중 세계적으로 가장 빼어난 것이 섬 동쪽에 위치한 거문오름용암동굴계이다. 거문오름에서 흘러내린 용암이 해안으로 빠져 나가면서 13km에 이르는 동굴을 만들었는데 만장굴, 벵뒤굴,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이 그것이다.

이 중에서 용천동굴과 당처물동굴은 전형적인 용암동굴이면서도 내부가 화려한 석회 동굴 생성물로 장식돼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최고의 동굴들로 평가되고 있다.

종유석, 종유관, 동굴진주와 같이 석회동굴에서 볼 수 있는 2차 석회 생성물들이 태고의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어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동굴 내부의 화려한 석회질 동굴 생성물들은 땅 위의 모래 성분이 빗물에 녹아 지하로 스며들면서 수천 년에 걸쳐 만들어진 것으로, 숨겨진 지하세계의 경이로움 그 자체이다.

일반인에게 개방되고 있는 만장굴은 오랜 생성 역사에도 불구하고 용암흐름이 그대로 나타나 있어 웅장하고, 내부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용암석주가 있어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바다 위의 궁전이라 불리는 성산일출봉은 제주의 동쪽 해안에 위치해 있다.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주 10경’의 하나로 손꼽히는 성산일출봉은 새해 일출을 보며 한 해 소원을 빌기 위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성산일출봉은 약 5천년 전에 수심이 낮은 바다에서 화산폭발로 만들어진 전형적인 응회구이다. 이 응회구는 중기 홀로세에 얕은 수심의 해저에서 분출된 써치형 화산의 탄생과 성장과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더욱 신비롭다.

분화구 원형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 성산일출봉은 해안절벽을 따라 화산분출과정에서 형성된 다양한 퇴적 구조들이 잘 관찰돼 화산학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 왼쪽부터 성산일출봉, 제주 올레길. (사진제공: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 (사)제주올레 사진작가 강길순ㆍ서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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