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재단 법륜스님 인터뷰

▲ 평화재단 이사장이자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스님. ⓒ천지일보(뉴스천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남북공동번영 등을 목표로 하는 평화재단의 이사장이자, 정토회 지도법사인 법륜스님은 최근 행복한 가정을 위한 ‘날마다 웃는 집’  출간을 기념하는 강연회를 통해 전국에 있는 정토회 식구들과 만나 성인(聖人)들의 위대한 가르침을 전달했다.

특히, 스님인 자신에게 깨우침을 선사한 ‘예수의 십자가 사랑’을 전달하는 등 종교의 벽을 넘어 화합과 조화의 길을 선도하는 법륜스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옛날에 문익환 목사님 설교 들으러 교회 자주 갔다”

스님이 목사님 설교가 듣고 싶어 교회에 갔다고 한다면 다들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하지만 법륜스님은 자신 있게 교회에 가서 설교 듣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특히, 故 문익환 목사의 설교를 듣기 위해서 자주 교회에 출입했다는 법륜스님은 그저 빙그레 웃기만 할 뿐이다.

사실 문익환 목사는 목사이면서 1989년 북한을 방문해 국가 보안법 위반 등으로 투옥됐던 민주화 통일 운동가이다.

통일 운동가였던 문 목사의 설교를 들었던 법륜스님도 현재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 운영되는 평화재단의 이사장으로 일하면서 대북 지원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문 목사와 법륜스님이 지향하는 통일운동과 북한 돕기운동은 하나의 공감대를 형성해 종교 간의 벽을 넘어 화합과 상생의 길을 제시하는 듯하다.

그는 “내가 불교인이라고 기독교, 유교 등의 성인들의 가르침을 배제할 순 없습니다. 종교 활동을 한다면 여러 성인들의 다른 측면도 다 이해하고 배울 점은 배워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라고 소신 있게 말했다.

“예수의 십자가 사랑은 위대하다”

문 목사의 영향일지 몰라도 법륜스님이 바라보는 ‘예수’는 매우 위대한 성인이다.

자신을 핍박하는 자들로 인해 십자가에 매달려 죽었지만 핍박하는 자들을 구원해 달라는 예수의 마음은 자신을 뒤돌아보게 했다고 법륜스님은 전했다.

그는 “스님이 봤을 때도 예수의 십자가 사랑은 높이 평가합니다. 또 성경을 읽고 깨우친 부분도 여럿 있습니다”라며 성경에 기록된 착한 사마리아 사람에 대해 언급했다.

많이 가지고 배부른 자들은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그냥 지나친다. 하지만 이방인이면서도 착한 사마리아 사람은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며 이웃을 돕는 장면이 나온다. 법륜스님은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며 모든 것을 내어준 착한 사마리아 사람과 같은 예수의 정신에 깊은 감명을 받은 것이다. 

그는 “다른 종교라고 해도 배울 점은 배우고 함께 가야할 것은 함께 가야 한다고 봅니다. 또 성경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는 책 아닙니까”라며 소탈하게 웃었다. 

“책임감을 갖게 된다면 이해의 폭도 넓어져”

법륜스님이 여러 성인들의 가르침에 벽이 없는 것은 그야말로 부처의 가르침에 진정한 깨우침을 얻었고 스님이란 길을 가는 것에 책임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사실 법륜스님을 바라보는 시각은 매우 다양하다.

북한의 식량난으로 동포들의 어려움을 목격한 이후 1996년 잠수함 사건 당시 남북관계가 급속하게 냉각될 때 각계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대북지원을 호소하는 100만 인 서명운동을 펼쳤다. 
 
또 탈북자 지원과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좋은 벗들’을 설립함으로써 대북 인도적 지원과 인권 개선이라는 상반된 색깔이 병행되면서 친북 또는 반북 인사로 엇갈리는 평가가 뒤따랐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가 눈물로 호소한 것은 ‘북한 동포들이 식량난으로 굶어 죽어 가는 현실’이었다.

그를 이단아 취급까지 서슴지 않았던 여러 잣대 속에서 결국 그의 나눔과 보살핌의 정신을 이끌어 준 것은 무엇보다 부처의 가르침과 헐벗고 굶주린 자를 도와주고 아픔을 끌어안는 스님으로서의 책임감이었다.

결국 아무런 경계와 차별 없이 이웃을 사랑한 부처의 가르침과 스님으로서의 책임감은 여러 성인들을 이해할 수 있는 요인으로 그의 마음에 자리 잡은 것이다. 또 종교인뿐 아니라 우리사회가 진정한 책임감을 가진다면 아름다운 사회와 정의실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하며,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주인정신을 발휘하라고 당부했다.

인터뷰를 끝내고 향후 계획에 대해 묻자 법륜스님은 “특별한 것은 없어요. 그저 매일매일 내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죠”라고 말했다.

그는 대북 식량지원 사업 외에도 태국 국경지역의 미얀마 난민과 몽골 한파 지역에 대한 구호, 이디오피아 가뭄 피해 자원 활동 등 여러 국내‧외 구호활동을 펼쳐 왔다. 이에 2002년 아시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라몬 막사이사이상’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주저 없이 특별한 것 없다며, 그저 수행가로서 구호활동가로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 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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