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 모두 넘겨... “업황회복이 관건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유동성 위기로 각각 자구계획을 발표한 현대그룹, 동부그룹, 한진그룹이 순조로운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세 그룹은 지난해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3조 원 규모 이상의 자구계획을 각각 발표한 바 있다.
현대그룹은 최근 그룹 내 물류 계열사인 현대로지스틱스 지분의 매각으로 3조 3000억 원 규모의 선제 자구안 가운데 80%(2조 7000억 원)를 달성했다. 사실상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난 셈이다.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를 일본계 사모펀드(PEF) 오릭스에 6000억 원에 매각했고, 현대상선 LNG 운송사업부문을 매각해 1조 원을 확보한 상태다.
또한 현대부산신항만 투자자 교체로 2500억 원, 컨테이너 매각 대금 563억 원, 신한금융·KB금융·현대오일뱅크 등 보유 주식매각으로 총 1563억 원과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로 1803억 원, 금융 3사 매각방식 확정으로 2000억 원을 조달했다.
현대증권 등 금융3사 매각만 마무리되면 6개월간의 고강도 구조조정은 막을 내리게 된다. 현대증권 패키지 매각가가 최소 7천만 원으로 거론되고 있어 자구책 목표금액 달성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그룹의 구조조정에 대해 시장에선 모범적인 사례로 긍정적 평가를 하고 있다.
한진그룹도 구조조정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한진그룹은 지난해 말 목표 금액으로 내세운 5조 5000억 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 계획 중 80%가량(3조 8000억 원)을 이행했다. 당시 한진그룹은 대한항공 3조 4900억 원, 한진해운 1조 9745억 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진그룹은 이달 초 계열사 한진에너지가 보유하고 있던 에쓰오일 주식 3198주(28.41%)를 최대주주인 아람코에 팔아 1조 9800억 원 가량을 확보했다. 에쓰오일 지분 매각이 사실상 자구안 이행의 핵심인 만큼 향후 유동성 위기의 발생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한진해운의 벌크전용선 사업부와 유가증권·비영업자산 매각을 통해 1조 8000억 원을 충당했다. 현재는 대한항공의 구형 항공기와 부동산 및 투자자산 매각, 그리고 한진해운의 해외터미널 매각 등이 남아있다.
산은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경우 90%, 대한항공은 65%가량 자구안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동부그룹은 만기 도래 회사채를 대부분 상환해 유동성 위기를 일단 넘겼다.
동부그룹은 올해 하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4344억 원 중 약 60%에 해당하는 2600억 원을 해결했다. 이 금액은 자체 상환하거나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체제에서 차환하는 방식으로 마련됐다.
남은 1644억 원의 회사채에 대해서는 현재 경쟁 입찰 중인 동부발전당진 매각 대금 및 계열사 자체 자금 확보 등으로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동부발전당진은 이르면 내달 초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늦어도 8월까지는 인수자가 결정돼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그룹 측은 예상하고 있다.
앞서 동부그룹은 주요 계열사의 회사채 만기가 7월 초에 집중되면서 주력 계열사인 동부제철의 워크아웃이나 그룹 비금융계열 지주회사 격인 동부CNI의 법정관리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 모두 현재까지 자구계획 이행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업황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위기는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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