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씩 단계적 인상안에 5000원짜리 출시안까지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담뱃값 인상안을 둘러싼 새누리당 내부 의견이 분분하다. 인상폭과 인상 방안을 놓고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명분론과 ‘서민 증세’라는 비판론 사이에 낀 새누리당의 고민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새누리당은 담뱃값 인상의 필요성엔 대체로 공감하지만, 인상폭이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선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2000원 인상안에 대한 서민 반발과 세수 증대용 정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부담스러운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특히 담뱃값 인상에 대한 서민 반발 최소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제안한 단계적 인상안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담뱃값을 1000원씩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지난 17일 MBC 라디오에 출연한 김 수석부대표는 개인적인 생각임을 전제로 “서민 생활이나 증세 논란 또는 여러 면을 생각해서 1000원씩 단계적으로 올리고 최저가 담배에 대해선 가급적 올리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담뱃값 차등 인상과 관련해 “종량세와 종가세를 잘 구분해서 값이 가장 낮은 담배에 대해선 인상폭을 최소한으로 함으로써 서민들의 반발을 좀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인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은 5000원짜리 담배를 새로 만들자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흡연율 감소와 세수 확보 목적 달성 방안으로 이같이 제안했다.

그는 “더 좋은 품질의 새로운 담배를 만들고 가격을 5000원으로 하면 국민 부담을 많이 줄일 수 있고, 불평도 줄일 수 있다”며 “똑같은 담배에 라벨을 붙이고 갑자기 가격을 두 배로 올리면 어떻게 국민이 불평을 안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한편 당 내부에선 담뱃값 인상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17일 “담뱃값 인상이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서 한다고 그러면 복지부 장관이 주도해야지 왜 기재부 장관이 주도하느냐”고 비판했다.

원유철 의원도 “세수 부족으로 인한 증세 필요성은 이해하지만, 방법과 절차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면서 “증세가 필요하면 절차를 공개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옳다. 소득이 더 많은 국민에게 세금을 더 걷어 조세 형평성과 소득재분배 효과를 얻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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