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승연 기자] 레노버가 구글로부터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레노버는 이로써 단번에 글로벌 3위 스마트폰 사업자로 올라섰다.

3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지난 1월 인수를 선언했던 레노버는 9개월 만에 작업을 마치고 총 29억 100만 달러(약 3조 767억 원)에 모토로라를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인수 작업이 완료됨에 따라 레노버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8%를 차지하는 3위 업체로 올라설 전망이다.

레노버는 인수 금액 중 6억 6000만 달러는 현금으로, 7억 5000만 달러는 새로 발행되는 레노버 주식, 나머지 15억 달러는 3년 만기의 약속어음 형태로 구글에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휴대전화를 발명했던 모토로라는 1990년대 후반에는 스타택(StarTAC)으로, 2000년대 초중반에는 레이저(RAZR) 등으로 글로벌한 인기를 누려왔다. 하지만 2007년 애플이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출시한 후 스마트폰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자금난에 시달렸다. 이 때문에 2011년 초 모토로라 모빌리티와 모토로라 솔루션으로 분할됐고 결국 2012년 휴대전화 사업부를 125억 달러에 구글에 매각했다.

이번 거래는 레노버가 모토로라의 옛 휴대전화 사업부를 가져가되 구글은 모토로라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계속 보유하는 조건으로 이뤄졌다. 모토로라 인수를 통해 이렇다 할 시너지를 못 내고 있던 구글은 특허 확보로 실속을 챙겼고, PC에 이어 스마트폰 시장 확대를 꿈꾸는 레노버는 강력한 우군을 얻게 된 셈이다.

3년이 못돼 또 주인이 바뀌게 됐지만 매각 후에도 모토로라 모빌리티는 본사를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 그대로 두게 된다. 올해 4월 취임한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릭 오스털로 사장도 유임된다.

양위안칭 레노보 CEO는 올해 수차례 “모토로라 인수 후 4~6년 이내 흑자전화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레노버의 행보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막대한 적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레노버의 재정에 독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월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 소식으로 레노버의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