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강국 코리아’는 정부의 산업혁신운동 3.0과 창조 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자 각 기관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진행합니다. 중소기업 제품의 우수성을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로 발돋움할 수 있는 촉매역할을 담당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국내 유망 중소기업과 수출 유망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추진합니다. 본 코너에 연재되는 기업은 각 지역 중소기업청 또는 ISO국제 심사원협회의 추천업체 중 별도의 기준에 따라 선정한 곳입니다.

 

▲ 이두룡 대표는 품질 좋은 닭과 천연양념을 사용해 누가 먹어도 맛있는 닭갈비를 세계인에게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춘천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한 이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중국·베트남 진출… “내년 2월엔 미국에서 맛보시죠”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춘천으로 가는 경춘선 열차 안이 젊은이들로 가득하다. 대학교 MT 단골 장소인 강촌이 가깝기 때문이다. 단풍이 한창인 때 자전거를 타려는 바이크족들도 눈에 띈다.

어느덧 춘천이 가까워지자 전철에 내리기 전부터 닭갈비 홍보 전단지가 뿌려지기 시작했다. 닭갈비를 먹으면 춘천 관광을 안내해준다니 손님들의 귀가 솔깃해진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몇 번쯤은 들어보고도 남았을 이름이 바로 ‘춘천 닭갈비’다. 맛의 비결이 뭐길래 전국적으로 유명해졌을까. 쌀쌀해진 날씨 속에 남춘천역에 내렸다.

음식점 앞으로 나와 반갑게 맞이하는 춘천닭갈비영농조합 이두룡 대표는 태어나면서부터 병아리를 보고 자란 춘천 토박이다. 아버지가 60년대부터 춘천에서 닭을 키우며 농장을 운영하셨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닭만큼은 볼 줄 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수입 냉동 닭과 국산 닭은 맛의 차이가 확연하다고도 덧붙였다.

“강한 양념맛으로 덮어버리면 일반인들은 잘 모를 수도 있죠. 그래서 예전에는 카레나 조미료처럼 강한 맛으로 조미한 닭갈비를 내놓는 집도 많았습니다. 명색이 춘천에서 자란 사람인데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이 대표는 맛의 차이를 보여주고자 현장비교시식을 하고 다녔다. 수입육을 사용한 닭갈비를 폄하하고 욕하는 것으로 비쳐져 본의 아니게 미움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부드러운 국내산 닭고기와 퍽퍽한 수입산 닭고기는 현장에서 같이 먹으면 분명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현장비교’라는 게 가능하다고 그는 설명한다. 국산과 달리 수입한 냉동육은 근육과 수분이 분리되다보니 살이 퍽퍽해지고 뼈도 검은 빛을 띤다.

“한창 ‘춘천 닭갈비’가 전국 곳곳에 생길 때 의심하는 분들도 많았을 겁니다. 닭고기가 1년에 최대 1만 톤까지 수입되는데, 실제로 국산으로 둔갑해 팔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원산지 표기 제도가 시행되면서 요즘은 많이 정화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 (사진제공: 춘천닭갈비영농조합)

춘천 닭갈비의 맛은 야채 중에서도 특히 양배추즙이 어우러지면서 익을 때 제대로 난다. 약간 마른 듯 ‘빠닥빠닥하게’ 볶아야 제맛이 난단다. 닭가슴살은 들어가지 않는다.

“사실 뼈를 같이 볶으면서 뼛국물까지 섞여야 더욱 제맛이지만, 요즘은 젊은 사람들이 뼈 없는 닭갈비를 좋아하더라고요.”

이 대표는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자란 토박이지만 대학시절 춘천을 떠나 있는 동안 ‘춘천 닭갈비’가 소중한 음식 문화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한다.

춘천 닭갈비가 유명세를 탄 건 70년에 완공된 소양댐과 연관이 깊다. 댐 공사를 위해 모여든 인부들에겐 싸고 맛있는 닭갈비가 술안주로 딱이었다. 춘천이 ‘교육의 도시’라는 점도 한몫했다. 많은 학생들이 대학교육 등을 받으며 거쳐 갔다. 군인들도 102대기보충대를 통해 춘천에 머물며 닭갈비를 맛보게 되니 결국 전국으로 맛있다는 소문이 퍼지게 됐다는 것.

그래서인지 지금도 ‘추억’을 찾아 춘천에 들르는 사람들이 꽤 있다. 특히 65세 이상은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역에서 내려 닭갈비를 먹고 주변 명소를 즐기다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한때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관광버스를 타고 연달아 몰려오기도 했다. 배용준 씨가 출연한 드라마 ‘겨울연가’ 덕분이다. 평일에도 하루 1500명 정도는 거뜬히 넘겼다. 요즘은 엔저현상 때문에 일본 관광객이 많이 줄었고, 대신 중국 관광객을 포함한 외국 관광객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욘사마 열풍’ 당시만큼은 아니지만 춘천의 명동 지역 닭갈비 거리에는 지금도 평일 하루 500명까지 외국인 관광객이 들러 닭갈비 맛을 보고 간다.

이 대표의 닭갈비집에서 식사를 하는 고객들은 저렴한 가격에 2시간 춘천 관광코스를 즐길 수 있다. 소양댐, 서면 박사마을, 소양강처녀 동상 등이 주요 코스다.

이 대표에 따르면 춘천분지는 본래 닭 사육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한때 닭 사육 농가가 200여 곳에 이르렀지만 지금은 25곳 안팎으로 줄었다. 이 대표는 농가 10곳과 영농조합을 구성하고 춘천 닭갈비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요즘 이 대표가 분주한 이유는 닭갈비 수출국을 늘려가는 일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중국을 시작으로 베트남에 진출했는데, 베트남은 현지 야채류가 억센 탓에 닭갈비의 제대로 된 맛이 나지 않아서 고민했던 곳이다. 결국 조리방법을 살짝 바꿔 야채에 뜸이 푹 들도록 하고, 후에는 해산물을 좋아하는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게 해물을 더한 메뉴로 발전시켰다.

뉴욕에는 내달 2월에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FDA인증과 할랄인증을 획득했고, 말레이시아에는 마스터프랜차이즈 형태로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도시락 업체와도 상담을 진행했는데 긍정적입니다. 곧 일본 도시락 반찬에서도 닭갈비를 만날 수 있게 되겠죠. 양념만 수출하라는 제의도 들어왔습니다.” 이 대표는 천연재료만 사용해 3주간 숙성시킨 양념을 닭갈비에 쓰고 있다. 순한맛과 매운맛 2가지로 제공한다.

이 대표는 ‘토속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신념으로 다른 닭갈비 농가들도 수출에 성공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태국에서는 현지인이 우리나라 닭갈비를 그대로 본뜬 컨셉으로 많은 손님을 끌면서 매장 3~4개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베트남 호치민 1호점 (사진제공: 춘천닭갈비영농조합)

 

▲ 심사위원장 배선장 (ISO 국제심사원협회 사무총장)
[심사 코멘트]
농업조합법인 춘천닭갈비는 HACCP(해썹)인증과 ISO품질및환경경영시스템인증을 바탕으로 춘천닭갈비의 명성을 해외에까지 알리고 있습니다. 특히 화학조미료(MSG)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아토피나 피부알러지 등이 있는 분들에게 더욱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춘천닭갈비의 브랜드 강점과 화학조미료 무첨가 웰빙 컨셉으로 프랜차이즈분야에서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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