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에 져 좌절, 프랑스·포르투갈·그리스·우루과이 등 본선합류

‘히딩크 매직’이 이대로 끝나는가.

월드컵 4회 출전 기록을 눈앞에 뒀던 거스 히딩크 감독이 단 한 경기를 이겨내지 못하면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과 인연을 맺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히딩크 감독이 지휘하고 있는 러시아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슬로베니아 마리보르의 스타디온 류드스키 브르트에서 벌어진 남아공 월드컵 유럽지역 플레이오프 2차전 원정에서 전반 44분 즐라트코 데디치에게 선제 결승골을 내줘 슬로베니아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 15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1차전 홈경기에서 2-1로 이겼던 러시아는 슬로베니아와 1승씩 나눠가졌고 2골씩 주고받았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8년만의 본선진출에 실패했다.

또 지난 1998년 프랑스 대회부터 지난 2006년 독일 대회까지 3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서 감독직을 수행했던 히딩크 감독도 4회 연속 본선출전에 실패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과 남아공 월드컵까지 계약을 맺은 러시아축구협회가 계약을 파기할 경우 히딩크 감독에 대한 다른 본선진출팀의 구애의 손짓이 예상돼 추후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러시아로서는 홈 1차전에서 후반 43분 네이치 페치니크에게 실점한 것이 끝내 발목을 잡은 지뢰로 작용했다.

초반부터 슬로베니아에 맹공을 퍼부었으나 상대 골키퍼의 선방으로 골문을 열지 못했던 러시아는 전반 44분 발터 비르사의 크로스에 이은 데디치의 골로 실점하면서 다급해졌고 설상가상으로 후반 21분 알렉산더 케르자코프가 거친 태클로 퇴장당하면서 수적인 열세까지 맞았다.

결국 슬로베니아를 공략하지 못한 러시아는 후반 인저리타임 유리 지르코프까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자멸했고 슬로베니아는 한일 월드컵 이후 8년만의 본선행에 성공했다.

한편 독일 월드컵 4위팀 포르투갈과 준우승팀 프랑스도 나란히 본선 티켓을 따내 지난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24년 만에 이전 대회 4강팀이 모두 본선에 오르는 기록을 남겼다.

1차전 홈경기에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 1-0으로 이겼던 포르투갈은 2차전 원정에서도 후반 11분 라울 메이헬레스의 선제 결승골로 1-0으로 승리, 지난 1990년 이탈리아 대회부터 전 대회 3위팀과 4위팀이 번갈아가면서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는 ‘4강의 저주’가 막을 내렸다.

프랑스도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차전 홈경기에서 로비 킨에게 선제골을 내줘 전후반 90분 동안 0-1로 뒤졌으나 1, 2차전 동률이 된 상황에서 들어간 연장전에서 윌리엄 갈라스가 골을 넣어 1-1로 비겨 프랑스 월드컵 이후 4회 연속 본선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갈라스의 득점 과정에서 티에리 앙리의 명백한 핸드볼 파울이 있었지만 이를 주심이 그냥 지나쳐 ‘프랑스판 신의 손’ 사건이라는 오점을 남겼다. 한일 월드컵 이후 8년만의 본선행을 노렸던 아일랜드 역시 이를 놓고 제소할 움직임이어서 재경기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또 1차전 홈경기에서 득점 없이 비겼던 그리스는 2차전 원정경기에서 우크라이나를 1-0으로 꺾으면서 지난 1994년 미국 월드컵 이후 16년만의 본선진출에 성공했고 알제리도 이집트에 1-0으로 이기고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24년 만에 본선에 올랐다.

남미-북중미 플레이오프 1차전 원정에서 코스타리카에 1-0으로 이겼던 우루과이는 2차전 홈경기에서 1-1로 힘겹게 비겨 가장 마지막으로 본선에 합류했다. 우루과이도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8년만의 본선진출이다.

■ 남아공 월드컵 본선진출국
▲ 아시아(4) = 한국, 북한, 호주, 일본
▲ 오세아니아(1) = 뉴질랜드
▲ 유럽(13) = 덴마크, 포르투갈, 스위스, 그리스,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독일, 스페인, 잉글랜드, 세르비아,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 아프리카(5+1) = 카메룬, 나이지리아, 알제리, 가나, 코트디부아르, 남아공(개최국)
▲ 북중미(3) = 미국, 멕시코, 온두라스
▲ 남미(5) = 브라질, 칠레,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