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포로 누에다리의 측면 모습.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왕복 8차선 간선도로 상공에 누에를 닮은 육교가 나타났다.

서초구(구청장 박성중)는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서 반포대교로 이어지는 서초역 인근 반포로 상공에 보도육교 ‘누에다리’ 개통식을 오늘(19일) 오후 4시에 갖는다.

총 4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 1월 착공에 들어간 지 10개월 만에 완성된 모습을 드러낸 ‘누에다리’는 폭 3.5m 길이 80m 규모로, 반포로 지상 23.7m 높이에 설치됐다.

생김새 때문에 ‘누에다리’로 명명된 이 육교는 마치 누에가 뽑아낸 비단실처럼 양분된 서리풀공원의 녹지축을 연결한다.

그동안 반포로 개설로 인해 양쪽으로 단절돼 있던 서리풀공원의 녹지축이 연결돼 총 3.25km에 이르는 녹색길이 복원된 것이다.

이로써 서리풀공원의 일부인 서초경찰서 뒤 몽마르뜨공원과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뒤 야산 서리풀공원을 잇는 숲길이 생겼다.

특히 이번에 설치된 ‘누에다리’는 이 일대에 조선시대 양잠기관인 잠실도회(蠶室都會)가 있었던 점에 착안해 거대한 누에형태로 제작돼 눈길을 끈다.

예부터 뽕나무를 기르고 누에를 쳐 생활을 하던 지역적 특징(잠원동)을 현재에 되살려 낸 것이다.

육교 전체의 모양은 누에를, 난간 등 세부사항은 대나무 모양을 살려 디자인됐다. 또 구부러진 원통 모양의 ‘아치형 트러스트교’는 독특한 형태로 디자인됐다. 서초구는 북측의 잠원동과 남측 법조단지의 장소적 상징성을 디자인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그린아트 보도교’(가칭)로 불리던 육교의 명칭은 명칭공모를 거쳐 ‘누에다리’로 최종 선정됐고, 외국인들도 부르기 쉽도록 ‘실크브리지’(Silk Bridge)라는 영어식 명칭도 붙였다.

누에다리는 밤이 되면 예술품으로 변신한다. 서초구는 누에다리 외부망형태의 알루미늄 띠에 친환경소재인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시설 2300개를 촘촘하게 설치하고, 11개 강재 원환에도 총천연색을 내뿜는 22개의 LED 조명판을 달아 색다른 야경을 선사할 계획이다.

박성중 서초구청장은 “일년 내내 별을 볼일 없는 서울의 밤하늘에 오색영롱한 은하수가 탄생했다”며 “멀리 남산 N타워에서 반포대교의 무지개 분수를 거쳐 누에다리, 예술의 전당 앞 빛의 거리에 이르기까지 서울의 남북을 잇는 야간 경관축이 형성돼 예술과 문화와 빛이 공존하는 서울의 대표적인 상징거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누에다리 조성 위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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