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완구 지사의 사퇴철회를 촉구하기 위해 충남도청 앞에 모여든 집회 인파. ⓒ천지일보(뉴스천지)

이완구 충남지사가 사퇴를 선언한 지 이틀째인 4일 오후 2시 도청 앞에는 충남 곳곳에서 도민들이 파란 풍선을 들고 모여들었다. 1천여 명에 달하는 도민들은 이 지사의 사퇴 철회를 촉구하고 세종시 원안추진을 촉구했다.

결의 집회에서 강태봉 충남도의장은 “국가정책추진에서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민에 대한 믿음과 신뢰”라며 “과연 앞으로 정부정책에 대해 국민들이 얼마나 믿고 따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번 사퇴의 부당함을 주장하면서, 세종시 건설 정상추진을 위해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했던 이 지사의 그동안의 노력을 강조했다.

완사모(이완구를 사모하는 모임) 이준일 자문위원회장은 이완구 지사를 망자로 작성한 부고를 들고 나와 발표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도민들의 과반수는 이 지시가 사퇴를 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다. 김창만(60, 충남 홍성군 광천읍) 씨는 “사퇴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도지사로서 여러가지 일을 맡으셨으니 직을 갖고 문제를 풀어 나가야 쉽지 않을까 한다”며 복직할 것을 요구했다.

 

 

▲ 왼쪽부터 유흥렬(34) 씨, 이명재(56) 씨, 김석희(57) 씨.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번 사퇴가 오히려 충남도민을 하나로 모으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의견도 있다.

충남 청양에서 토마토 시설을 운영하는 유흥렬(34) 씨는 “이명박 정부가 충청도민을 너무 우롱하지 않느냐 생각한다”며 “이미 세종시의 원주민들이 다 떠났는데 다시 번복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신뢰성이 너무 떨어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지사가 지사직을 사퇴했는데 충청도민이 더 한마음 한뜻으로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고 전했다.

사퇴를 놓고 그 화살을 이명박 정부로 돌리는 도민도 있었다. 이명재(56, 충남 홍성군) 씨는 “법을 무시하는 이 대통령은 국민이 탄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법을 안 지킨 대통령이 아니라 왜 도지사가 사퇴를 해야 하는 것인가”라고 성토했다.

또한 말 바꾸기를 자주하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는 발언도 터져 나왔다. 김모(충남 공주시) 씨는 “국회나 대통령은 법을 집행하고 만드는 사람인데 법을 마음대로 바꾼다는 것은 국민이 되돌아 봐야 한다”며 “이 지사는 세종시 원안 추진의 수장으로 앞서서 싸워 나갔는데 이 일에 책임을 지고 사퇴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 충남도청 앞 마당을 가득 메운 도민들과 파란 풍선들. ⓒ천지일보(뉴스천지)


한편, 이 지사의 사퇴가 정당하다고 인정하는 도민도 있었다. 김석희(57, 충남 공주시) 씨는 “사퇴를 하신 것은 정당하게 하신 것”이라며 “사퇴를 안 하고 한나라당에서 정치적으로 잘 해결해 주셨다면 그게 힘드니 그렇게 결정을 내리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이 지사의 사퇴를 놓고 도민들의 세부적인 의견은 달랐지만 한 목소리로 사퇴철회를 외쳤다.

 

▲ 부고를 들고 나와 이완구 지사의 사퇴를 죽음에 비유한 완사모(이완구를 사모하는 모임) 이준일 자문위원회장.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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