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호의 해를 맞아 북주 주성준 화가가 전시회를 개최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복과 기쁨을 부르는 호랑이 통해 행복해지길”

60년 만에 백호(白虎)가 돌아왔다. 경인년 새해는 호랑이의 해, 그것도 하얀 호랑이의 해다. 호랑이는 예로부터 절간의 신상 아래 놓이는 영물로 청룡․주작․현무와 함께 동서남북 네 방위를 지키는 수호신이자 용맹과 의를 겸비한 동물로 신성시되기도 했다.

여기 호랑이에 매료돼 자나 깨나 호랑이 그리는 데 푹 빠져있는 한 사람이 있다. 호랑이 화가라고도 불리는 북주(北洲) 주성준은 오랫동안 민화의 현대화, 민화도상의 해학화, 민화사상의 정예화를 추구해 왔다.

미술사상가 김영재 선생은 주성준의 그림을 두고 ‘민화의 현대화에서는 화제(畵題)를 초월한 신선한 상징적 해석과 민족적 정서를 대변하면서도 옛 민화를 연상케 하는 해석이 돋보인다’고 평했다.

김영재 선생의 평대로 주 작가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옛날 옛날 한 옛날에~”로 시작하는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이야기를 듣는 듯하다. 그러면서도 아크릴 칼라를 활용한 그의 화법(畵法)은 호랑이 민화임에도 불구하고 아파트에 걸어놓아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현대적이다.

주성준 작가는 “2010년은 60년 만에 돌아오는 백호의 해로 하얀 호랑이는 서방 금(金)을 뜻하고 이는 돈을 상징하기도 한다”며, 혹자는 ‘범은 서방의 금에 속하므로 능히 사람을 보호하여 돈을 얻게 하기 때문에 토지공(土地公)에 배속시킨다고 한다. 이것을 호자야라 한다’는 설명을 곁들여 자신의 그림 속 호랑이를 소개했다.

작가는 자신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호랑이에 대해 “전통적으로 까치호랑이는 ‘기쁨의 기운과 소식’을 전한다고 믿어 왔었다”며, 자신의 그림 또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그려지는 것이기에 “호랑이 이름을 ‘HAPPY HOYA-the white’로 이름 붙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그려지는 까치호랑이는 황호(黃虎)가 거의 대부분으로 옛것을 모방해 양산할 뿐이었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이론적인 소재는 전통에서 가져오는 것이지만 구도나 사물의 대소․대비는 파격적인 면모를 보여주려 한다”며 “12회 개인전 또한 고구려벽화에서 조선민화에 이르는 한국적인 회화의 맥락 속에서 이론적 근거를 가지고 작업했다”고 밝혔다.

▲ 북주 주성준 작가의 해피호야, happy hoya 09-28. 300p.aclilic on canvas. ⓒ천지일보(뉴스천지)

그가 밝힌 바처럼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작가가 그림에만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민화에도 깊은 식견이 있음을 찾을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작가는 영월의 조선민화박물관에서 개최하는 민화논문 공모에서 대상을 받을 정도로 우리네 전통과 문화에도 남다른 관심과 지식을 가지고 있다.

작가는 “한민족의 민족정기가 민화에 배어있고, 민화라는 그림의 정신이 호랑이에 집약돼 있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 호랑이 그림을 통해 더 큰 복을 받고, 더 큰 기쁨을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벼락 맞은 대추나무를 갈아붙이고, 경면 주사를 바르고, 춘천옥을 갈아 그림을 꾸며 놓았다”고 전했다.

한가지, 그의 호랑이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여느 호랑이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가의 그림 속 호랑이는 사람의 치아를 가지고 있다. 발도 사람의 발과 흡사하다. 이는 웅녀와 함께 단군신화 속에 등장하는 호랑이에서 그 모티브를 따왔기 때문이다. 웅녀와 함께 동굴에 들어갔다가 그만 굴을 뛰쳐나와 인간이 되다만 호랑이. 작가는 여기에서 착안해 지금의 ‘해피 호야’ 자신만의 호랑이를 탄생시킨 것이다.

그는 “하늘백성인 한민족이 하늘에서 내려와 이 땅에서 하늘이 내려주는 복록을 누리다가 다시 하늘로 돌아가리라는 민화의 숨은 내력을 그림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그림을 통해 화락(和樂), 희보(喜報), 역법(曆法)을 나타냈다. 서로 어울려 즐겁게 누린다는 뜻을 가진 화락,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 희보, 태양력과 태음력을 일컫는 역법까지, 우리는 그림 한 점을 보고 있는 것이지만 그 속에 담긴 메시지는 참으로 다양하고, 거창하기까지 하다.

북주(北洲) 주성준. 웅비하는 기상을 상징하는 하얀 호랑이의 해를 맞아 그는 2010년 한 해 6차례의 초대전을 계획하고 있다. 경인년 새해를 기분이 좋아지는 ‘해피 호야’를 만나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한다.

▲ 북주 주성준 작가의 해피호야 화이트, happy hoya the white 09- 3 20F.aclilic on canvas.ⓒ천지일보(뉴스천지)

<북주 (北洲) 초대展 전시 일정>
서울 인사동 가가갤러리 초대전: 1.6~1.19 (02-725-3546)
서울 신사동 메이준갤러리 초대전: 1.20~2.10 (02-5435037)
서울 강남 핼로우미술관 초대전: 1.9~2.28 (02-538-4222)
안양 롯데미술관 초대전: 1.21~2.18 (031-463-2715)
서울 북촌미술관 초대전: 2.18~3.31 (02-741-2107)
인천 경인갤러리 초대전: 2.20~3.19 (032-527-6070)
광명 스피돔갤러리 초대전: 12.9~12.15 (02-2067-5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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