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강원구 (사)정율성기념사업회장이 그의 집무실에서 진행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정율성 음악, 중국인 70%가 한 곡쯤은 알 정도로 인기”

[천지일보=이진욱 기자] “정율성기념 관광사업을 추진하려면 그 무엇보다 그분에 대해 정확히 아는 사람, 또한 관광을 제대로 아는 진정한 전문가가 있어야 합니다.”

15일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강원구 (사)정율성선생기념사업회장이 강조한 말이다.

광주시가 지난 8일 이달 내 정율성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겠다고 발표하자 시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광주시는 정율성 선생이 유·소년기를 보낸 의미 있는 곳으로 광주시에서 정율성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는 것을 환영하는 눈치다.

1988년 올림픽 이후 일반인의 여행이 자유로워지면서 중국에 첫발을 내딛은 강원구 회장. 어느 덧 쌓이고 쌓여 중국 방문만 300여 차례가 넘는다. 그는 중국 전역을 여행하면서 중국과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비교 연구하기 시작했다. 강 회장은 한중문화교류에 앞장선 행정학박사로 광주전남 문화관광발전에 이바지함은 물론 지난 20여년동안 (사)정율성선생기념사업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정율성 바르게 알리기’에 앞장서 왔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음악가 정율성 선생에 광주가 주목하는 이유
중국에서는 중국국가를 작곡한 섭이(聶耳), 황하대합창을 작곡한 성성해(洗星海)와 함께 정율성(鄭律成) 선생을 중국 3대 음악가 중 1명으로 꼽는다. 그만큼 그는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최고의 한국인 음악가다. 그는 항일운동가로 중국 연안으로 건너가 ‘연안송’을 작곡했다. 연안송은 중국 젊은이들을 연안으로 몰려들게 하는 계기가 됐으며,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화교들로부터 항일운동 자금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였다. 또한 ‘팔로군 행진곡’은 해방 후 ‘중국인민해방군가’로 바뀌었으며, 외국의 귀빈이 오거나 국가적인 행사가 있을 때는 정율성 선생이 작곡한 행진곡이 연주되었다. 얼마 전 중국 전승절에도 연주될 정도로 잘 알려진 노래다. 이처럼 한국보다 중국에서 더 유명한 정율성 선생. 그의 출생지가 바로 광주시 동구 불로동이다.

- 정율성선생기념사업회의 활동과 성과는
일제하에서 음악을 통해 조국의 해방을 이루고자 헌신했던 선생의 공훈이 이념 문제로 고향인 광주에서조차 잊혀지는 것이 아쉬웠다. 이에 2007년 3월 100여명의 회원이 모여 광주의 이름을 대륙에 널리 알리고 나아가 한중 양국의 문화교류증진에 이바지할 것을 다짐하며 정율성선생기념사업회를 설립했다. 그동안 정율성 선생의 유족과 교류, 중국 전역에 있는 유적지 등을 탐방해왔으며 2007년부터 북경·남창·상해·하얼빈·정주·장치·장사 등 중국 전역에 정율성국제음악제를 개최하고자 애써왔다. 또한 사업을 위해 2009년 정율성 선생 고증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해 생가 문제를 정리했다. 생가에 대한 시비를 밝히고자 많은 시일을 허비한 것은 아쉽지만 고증으로 자료화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결과적으로 정율성 선생의 생가에 대한 논란은 매듭됐고 어떻게 하면 기념사업을 잘 추진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

- 이 달 중으로 정율성기념사업추진위를 출범한다는데
정율성 생가가 광주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해마다 이곳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3만명 정도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생가를 관광 상품화하는 개발이 시급하다. 그런데도 그동안 정율성기념사업은 우리 단체를 중심으로 민간차원에서 이뤄져 왔는데 문화전당 개관식과 함께 지금이라도 광주시와 인근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관광객 유치에 나서기는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고 우려되는 점이 많다.

- 우려되는 부분이 있는가
우선 제대로 기념사업을 끌어갈 관광전문가가 없다. 관광이란 단순한 학문이나 경제논리가 아니다. 관광산업이 성공하려면 관광을 알고 정확한 방향으로 개발해야 하는데 해당 공무원이나 관련자들이 비전문가이거나 인사이동으로 인해 사업이 지속하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로 사업에 한계를 드러낸다. 또한 인천공항에서 일주일 3000편의 국제노선이 취항한 것에 비하면, 무안공항은 일주일 6편에 불과할 정도로 국제노선이 없는 것이 아쉬운 점이라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은 둘째 치더라도 앞으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노력과 연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 앞으로의 개발방향은
광주의 특수성과 실정에 맞는 개발과 관광수요자를 중심으로 한 전문적인 관광개발이 필요하다. 광주시가 다른 지역과 연계한 상품 개발을 한다고 하지만, 정율성 선생에 대한 상품은 관광의 특성상 여행자 중심에서 본다면 동구의 정율성 생가를 중심으로 해서 기념관을 건립하고 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한 집약적인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그리고 정리가 어느 정도 된 광주향교와 주자학을 집대성한 송나라 유학자의 사당인 주자묘, 광주전남 8대 정자의 1호인 물염정, 중국 삼국지 적벽보다 좋은 화순적벽과 상품을 연계해 개발하면 좋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정율성 선생 알리기 활동에 앞서 1997년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를 중심으로 그동안 한국과 중국의 문화를 연결하고 교류하는 데 역사·문화·교육·예술·경제·관광 면에서 다양한 교류를 해왔다. 우리 지역에 중국과 관련된 유적지가 많이 있다. 중국 3대 기행문인 표해록의 저자 나주 출신의 최부 선생, 중국 남창시에서 들어온 금성나씨와 나주나씨, 절강성 영파에서 들어온 영광의 백제불교 도래지, 중국 소흥에서 들어온 장흥의 장흥임씨 사당인 정안사, 중국 하남성 홍농에서 들어온 장흥위씨의 사당인 하산사, 곡성 제갈공명의 사당인 무후사, 해남의 명량대첩지와 광동성 출신의 진린장군의 사당인 황조별묘, 여수의 고소대, 임진왜란 한중일이 전투한 남원의 만인의총 등 많이 산재해 있는데, 성과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이 일은 내가 끝까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더딜지라도 이러한 활동들이 모여 언젠가는 그동안 연구해온 역사적인 자료와 사실, 문화적 가치들이 빛을 발할 때가 올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 지난 15일 강원구 (사)정율성기념사업회장이 인터뷰를 마친 후 정율성 생가를 방문했다. 강 회장이 정율성 생가를 소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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