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김서경‧ 김운성 작가 부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돼 할머니들의 소원이 이뤄지길 바랐다. 두 작가는 3월 1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고도갤러리에서 소녀상 6점을 전시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김서경·김운성 작가 부부 인터뷰

“전쟁에 피해보는 건 여성과 아이들… ‘평화의 소녀상’ 통해 평화 소중함 알리고파”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평화의 소녀상 앞에 가면 웃는 소녀 그림이 있어요. 웃는 소녀처럼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돼 할머니의 소원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평화의 소녀상’ 작가인 김서경(51)·김운성(52) 부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소녀상 인근의 고도갤러리에서 지난 26일 기자와 만난 두 작가는 3.1절을 앞두고 위안부 문제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두 작가는 지난 2011년 1월 위안부 수요시위를 보고 나서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나는 일본군 위안부였다”는 외침을 통해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알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길 원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두 작가가 제작한 소녀상은 총 6점이다.

두 작가는 오는 3월 1일 소녀상 6점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소녀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전시는 고도갤러리 관장의 권유로 3월 1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다.

소녀상 모습 하나 하나엔 세심하고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한복 입은 소녀상’은 위안부에 끌려갔을 당시, 한복 입은 13~15세 소녀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소녀상 뒷편에 ‘할머니의 그림자’는 세월이 흘러 할머니가 된 소녀의 모습을 그렸다. ‘할머니 그림자 속 나비’는 나비로라도 환생해서 생전에 그토록 원했던 일본 정부의 사죄를 받아야 한다는 의지를, ‘맨발에 뒤꿈치가 들린 발’은 내 나라의 불편함을 나타냈다.

또한 ‘새’는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을 영적으로 연결하는 영매(靈媒)의 의미가 있으며 ‘빈 의자’는 먼저 떠나가신 할머니의 빈자리에서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다. ‘뜯겨진 머리카락’은 낳아주신 부모와 내가 자란 고향을 일본제국으로 인해 억지로 단절된 모습을 표현한 것.

▲ 베트남 피에타(왼쪽) 작은 앉은 소녀상(오른쪽) ⓒ천지일보(뉴스천지)

두 작가는 “우리가 전국에 설치한 소녀상을 제작한 것으로 알지만 그렇지 않다”며 “다른 작가들은 지역적 특성에 맞게 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두 작가는 앞으로 작은 소녀상 프로젝트, 베트남 피에타(마지막 자장가), 여성 독립운동가, 무명 독립운동가를 알리는 작업을 할 계획이다.

이들은 “전쟁을 통해 누가 피해를 보는가를 생각하면, 여성과 아이들”이라며 “평화의 소녀상을 통해 평화의 소중함을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무엇보다 김서경 작가는 일본이 우리에게 사죄해야 하듯 우리도 베트남에 사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베트남은 모두 기록하고 조사하고 있다. 베트남은 우리가 일본에 하는 것보다 더 큰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 등에 대한 사죄 의미가 담긴 베트남 피에타는 한국·베트남에 동시에 설치하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 중이다.

김 작가는 또 작은 소녀상 프로젝트에 대해 “각각 10㎝·20㎝·30㎝ 크기로 제작한 소녀상을 사무실 책상이나 거실 책장 위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소녀상의 친구가 되는 동시에 평화의 상징물인 소녀상을 전 세계로 확산하기 위한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이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소녀상으로 이동해 이들 작가와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소녀상 철거 논란을 두고 “할머니들의 슬픔을 욕보이게 하는 것”이라며 “국민에 대한 재산을 훼손하겠다는 것”이라고 반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위안부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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