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강국 코리아’는 정부의 3.0과 창조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자 각 기관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진행합니다. 중소기업 제품의 우수성을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로 발돋움할 수 있는 촉매역할을 담당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국내 유망 중소기업과 수출 유망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추진합니다. 본 코너에 연재되는 기업은 각 지역 중소기업청 또는 ISO국제심사원협회의 추천업체 중 별도의 기준에 따라 선정한 곳입니다.

 

▲ 김민자 대표가 지난달 25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그린팜캔들 사무실에서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국내 처음 ‘팜왁스’ 들여와… 식물성원료로 유해물질 無
장애인 고용은 최우선 목표
고용 창출·소득 보장 지속
“친환경 양초로 승부낼 것”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길이가 30㎝ 정도 되는 굵은 양초 한쪽 면에 말린 분홍색 꽃잎과 꽃잎보다 더 작은 초록색 잎이 수를 놓은 듯 꾸며져 있다. 꽃잎 위에는 꽃술을 표현한 노란색 점들도 찍혀 있다. 압화로 만든 초다. 그런데 그 아래에 금색으로 ‘Λ, Ω’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일반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양초는 아닌 듯하다. 김민자 그린팜캔들 대표는 성당에서 사용하는 초로, 천주교 교구에 속한 장애인 작업장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린팜(Green Palm)캔들’은 말 그대로 친환경 초를 만드는 업체다. 성당이나 절, 원불교당 등 초를 사용하는 종교기관에 주로 납품한다. 특히 전국 11개 천주교 교구에 속한 장애인 작업장과는 파트너십을 맺고 성당에서 사용하는 초를 만들고 있다. 이를 통해 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일정 수준의 소득도 보장한다.

김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종교용 양초 제조업체에서 10여년간 일했다. 그것이 그린팜캔들을 일궈낸 계기가 됐다. 홀로서기를 통해 다시 초를 만드는 사업을 시작하고자 했을 때 큰 두려움은 없었다. 오랫동안 해오던 일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양초를 만드는 게 재밌었기 때문이다. 그는 다만 친환경 원료로 초를 만들고 싶었다. 전 직장에서 석유 원유 추출물인 파라핀 왁스로 초를 만들 때 항상 머리가 많이 아팠고, 건강에 안 좋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것이 ‘팜 왁스(Palm wax)’였다. 이는 야자나무에서 추출한 순 식물성 원료로, 연소 시 그을음이 거의 없고 유해가스도 나오지 않는다. 토양에 버려져도 완전히 분해돼 환경을 오염시키지도 않는다. 반면 기존 양초는 대부분 파라핀왁스로 만든다. 이 때문에 연소 시 그을음이 많이 나고, 이산화탄소 등 대기오염 물질을 비롯해 벤젠 등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나온다. 이러한 이유로 팜 왁스가 아니었다면 장애인들과 함께 일할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직접 인도네시아에 가서 팜 왁스를 국내에 들여온 그는 그 길로 환경부를 찾아갔다. 친환경인증을 받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국내에는 아직까지 양초에 대한 친환경 분류 코드가 없어, 인증을 받으려면 법부터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당시 환경부 측으로부터 “팜 왁스는 땅에 묻어도 자연 분해가 되는 만큼 친환경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제품 생산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친환경 제품임을 말로만 강조하는 게 안타깝다”면서도 “최근 향초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조만간 분류 코드도 생기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린팜캔들은 팜 왁스뿐만 아니라 향, 염료 등 다른 원료도 천연 재료를 수입해 사용한다. 심지도 국내에는 팜 왁스에 맞는 심지가 없어 모두 수입하고 있다.

▲ 압화초 (제공: 그린팜캔들)

올해로 창업 4년째를 맞은 그는 종교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기존 천주교 판매망을 기반으로 불교·원불교·기독교 등으로 거래처를 확대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시장에서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그는 “친환경 초의 장점을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알리고 싶어 몇 차례 박람회에도 참가해봤지만, 반응이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손재주가 있는 장애인들이 만드는 공예 초, 조각 초 등 일반 시장에선 볼 수 없는 차별화된 제품 개발이다.

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것은 그의 경영철학 중 하나다. 여기에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어려서부터 한쪽 팔이 불편한 아버지를 봐와서 그런지 나중에 어떤 일을 하더라도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가 가장 큰 보람을 느꼈을 때도 이들과 함께 한 순간이었다. 지난해 협약을 맺은 한 장애인 작업장에서 이들이 직접 만든 제품으로 바자회를 열어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 한 지체 장애인이 그에게 “누나, 정말 고마워요”라는 말을 건넸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통상 장애인 작업장에는 일거리가 많지 않아 적은 수당을 받아왔는데, 팜왁스캔들을 통해 몇 배나 더 많이 받으니 고맙다고 한 것이다. 그는 “그 말이 진심으로 느껴졌다”며 “이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이 일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앞으로도 그는 장애인 등 어려운 사람과 더불어 일할 계획이다. 조만간 공장을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금곡 산업단지로 옮길 예정인데, 장애인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장애인 표준 작업장도 신청해놓은 상태다. 그리고 1년 내 장애인 10명을 고용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앞으로도 장애인 고용은 지속 늘려갈 생각이다.

그의 또 다른 꿈은 쉽게 접할 수 있는 재료로 양초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얼마 전 유럽에서 쌀겨로 양초를 만드는 걸 봤다”며 “쌀은 국내에서도 많이 생산되는 만큼, 이런 대중적인 원료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일반 시장에 그린팜캔들 만의 브랜드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디자이너와 조향사는 물론, 홍보·마케팅 전문가도 물색 중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섣불리 나서지 않고 제대로 된 브랜드를 보여주겠다는 그의 다짐에서 친환경 양초에 대한 자부심을 읽을 수 있었다.

▲ 배선장 심사위원장(ISO 국제심사원협회 사무총장)

[심사코멘트]
㈜그린팜캔들은 ISO9001&14001 품질환경경영시스템을 바탕으로 천연팜왁스 양초(종교용, 향초)를 국내 최초로 생산하기 시작한 기업입니다. 야자수에서 추출한 오일을 원료로 만들기 때문에 기존의 파라핀 초에 비해 그을음이 현저히 적어 인체에 무해하고, 유해가스 및 오염 물질이 배출되지 않으며 토양에 버려질 시 완전 분해돼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린팜캔들은 더불어 살고자 하는 마음으로 장애인들이 함께 일하는 참사회적 기업으로 지속적인 신장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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