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백지원 기자] 안녕하세요, 벚꽃입니다.
드디어 저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하하하!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이♬
-장범준, 벚꽃엔딩 중에서-

이날을 위해 1년을 기다렸어요.
요즘 최고의 인기스타는 당연히 저, 벚꽃!

저를 만나려는 사람들로 전국이 북적북적.
저와 사진 찍기에 바쁘답니다.

물론, 저를 따가운 눈으로 쳐다보는 이들도 있지만요..

봄이 그렇게도 좋냐 멍청이들아
벚꽃이 그렇게도 예쁘디 바보들아
-10cm, 봄이 좋냐 중에서-

해마다 이맘 때면 저를 두고 한중일 세 나라가 논쟁을 벌여왔습니다.

서로 자신들이 원조라고 말이죠.

사연은 이렇습니다.

일본- “한국에 있는 왕벚나무는 일본에서 건너간 것. 우리가 원조”

한국-“무슨 소리. 세계 유일의 왕벚나무 자생지는 제주”

왕벚나무: 벚나무 종류는 총 30여종. 이 가운데 일본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벚꽃 ‘소메이요시노’도 이 종류입니다. 우리나라 ‘여의도 벚꽃’도 왕벚나무예요.

일본에선 자생지가 발견되지 않은 반면 한국에선 발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황 역전.

여전히 일본은 인정하지 않지만요.

그런데 지난해 중국까지 가세했습니다.

“벚나무는 중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거야. 한국 넌 빠져”
벚나무가 당나라 때 히말라야 산맥에서 일본으로 전해진 것이라고 말이죠.

또 한국과 중국인들 가운데저를 ‘일본 꽃’이라면서 미워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우한은 벚꽃의 고향, 우한에서 벚꽃 감상하세요”

올해 중국의 한 기업이 도쿄 중심가에 이같은 광고를 냈다가 중국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한때 중국을 침략했던 일본이 사랑하는 벚꽃을 내세워 관광 유치를 하는 건 민족정신을 져버리는 행위”

게다가 우한대학 벚꽃이 일본의 중국 침략 당시 들여온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비판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한국에서도...“현재 많은 벚꽃들이 일제강점기 당시 서울에 심긴 꽃들”
“벚꽃은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

이 같은 이유로 전국 벚꽃축제를 검토하자는 주장이 끊임없이 나왔습니다.
아직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예요.

하지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

우선 전 일본 꽃이 아니에요. 일본 국화(國花)는 따로 없고 황실을 상징하는 꽃은 제가 아닌 국화예요. 이 문제가 단순한 원조 논란이 아니라 과거사 문제가 얽혀 있어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라는 건 공감해요.

최근엔 “벚꽃이 무슨 죄냐”며 그냥 있는 그대로 즐기자고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제주 지역이 자생지인 저(왕벚나무)를 자원화, 세계화하자는 움직임이 최근 일고 있습니다.

물론 아픈 역사를 잊어선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오해로 인해 미워하진 말아주세요.

저도 한국 출신이랍니다:)

-왕벚나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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