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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백지원 기자] 지난 14일 일본을 강타한 강진.
엄청난 위력의 지진은 구마모토현의 ‘철옹성’ 구마모토성마저 무너뜨렸습니다.

이 구마모토성은 우리나라 역사와도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이 성은 1607년 가토 기요마사에 의해 지어졌는데

*가토 기요마사?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왜군의 대표적인 수장이자 가장 잔인했던 약탈자로 악명이 높았던 인물.

그가 조선에서 혼쭐이 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사연은...
임진왜란 막바지였던 정유재란 때 가토는 울산에 진을 치고 성을 쌓았는데 지금의 울산 학성동(鶴城洞)에 있는 울산성입니다.

성이 다 지어갈 때쯤 조·명 연합군과 왜군 간 전투가 벌어졌고 가토는 연합군 5만명에 포위됐습니다.

성에 고립된 그는 오줌이나 말의 피를 받아 마시고 성벽의 흙까지 긁어 먹으며 가까스로 버텼습니다.

할복을 결심할 정도로 죽음의 위기까지 몰렸으나 지원군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탈출하게 됩니다.

그는 전쟁이 끝나고 귀국해 자신의 영지에 성을 쌓게 되는데 바로 지금의 구마모토성입니다.

울산성의 악몽을 거울 삼아 성 안에 우물 120개를 파고 은행나무를 심고 건물 벽체와 다다미도 고구마줄기를 말려 지었습니다.

유사 시를 대비하기 위해서였죠. 울산성 전투 당시 식수·식량난으로 고생하면서 튼튼하고 장기전이 가능한 성을 짓게 됩니다.

축성 당시 많은 조선인들이 포로로 끌려가 동원됐다고 전합니다.

이후 세이난 전쟁 때 사이고는 1만 4000여명의 군대를 이끌고 50여일간 구마모토성을 공격했으나

함락시키지 못하고 물러갔습니다.

이때부터 난공불락 철옹성의 상징이 됐지만, 우리에겐 임진왜란의 역사, 조선 백성들의 한(恨)이 서린 성입니다.

이번 강진으로 성 돌담 일부가 허물어지고 천수각 지붕의 기와 등이 파손됐는데요.

유명 관광지였으나 폐쇄됐고, 주변의 가토의 신사도 사실상 폐쇄됐습니다.

견고함을 자랑하던 ‘난공불락’ 성도 자연의 힘 앞에는 무릎을 꿇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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