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교육국민감시단, 글로벌여성미래포럼, 녹색어머니회중앙회, 대한민국여경재향경우회, 마더포럼 등 20개 단체 대표가 ‘전국아동여성안전네트워크’ 발대식을 열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개 단체 힘 모을 것 다짐
이금형 전 부산경찰청장
“참혹한 희생 뒤 관심 많아져
재직 당시 해결 못해 미안”

“체벌금지 인식 전환 필요해
온 국민 ‘감시자’ 역할 해야
부모교육 의무 법제화 추진”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가정폭력의 해결과 예방은 저출산 문제 해결, 강력범죄 예방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국가의 가장 작은 세포인 가정이 행복해야 나라가 행복할 수 있습니다.”

5월 가정의 달, 청소년의 달, 어린이날을 맞아 전국 20개 여성·아동단체가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공동의 네트워크를 결성했다. 그 중심에 ‘여경의 전설’로 이금형 전 부산경찰청장이 있다. 그는 최근 발생한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을 접하면서 재직 시절 아동학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이 같은 일이 발생하는 것만 같아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다. 그러던 중 황인자 국회의원에게 ‘전국아동여성안전네트워크’의 공동대표직을 제안 받고 힘을 합하게 됐다.

다음은 이금형 공동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 전국아동여성안전네트워크 발족 계기는 무엇인가.

최근 발생한 충격적인 아동학대 사건을 계기로 아동의 복지와 권리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이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데 20개 단체가 뜻을 같이했다. 아동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우리들의 힘을 모을 것을 다짐하면서 ‘전국아동여성안전네트워크’의 결성을 선포했다.

▲ 이금형 전국아동여성안전네트워크 공동대표가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 온 국민이 감시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아동학대 근절이 쉽게 이뤄지지 않는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1998년 가정폭력특례법이 제정되고 여성청소년과 업무가 신설됐지만 기반을 닦는 과정에서 아동학대 문제가 뒤로 밀렸다. 최근 아이들이 참혹하게 희생되고 나서야 우리 사회가 아이들을 돌아보고 있다. 그러나 아직 ‘내 아이는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인식이 아직 널리 퍼져있다. 아동학대 가해자들에게 아이를 왜 때렸냐고 물어보면 애가 말을 안 들어서 훈육하기 위해 때렸다고 답한다. 훈육의 매라는 미명 하에 학대가 발생하고 있다. 체벌은 안 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 쏟아지고 있는 아동학대 대책에 대해 평가한다면.

아이 하나가 삼등분 되는 것 같다는 지적이 있다. 아동학대를 관리하는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교육부에 각각의 시스템이 있지만 컨트롤타워의 부재로 네트워크가 원활하지 않다는 얘기다. IT 강국 대한민국에서 이를 연결할 수 있는 공유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또한 국무조정실에 아동보호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아동학대 전반에 대해 점검하고 피드백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비용이 3000억원이라는 조사결과가 있다. 그러나 나는 여기에 플러스를 하고 싶다. 2013년 경찰대학장을 할 당시 강력범죄 재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심층분석한 결과 52%가 아동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었다. 아동학대가 강력범죄를 양산하는 하나의 원인인 것이다. 이를 따져보면 3000억이 아니라 훨씬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온 국민이 감시자가 되어 올바른 사회구성원을 키워내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더불어 현재 우리나라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로 저출산을 꼽는데 태어난 아이들도 국가가 지키지 못한다면 절대 출산율을 높일 수 없다. 그래서 아동학대 문제의 해결은 저출산 문제 해결, 강력범죄 예방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함께하는 20개 단체가 한 아이를 키우는 마을의 역할을 하려고 한다. 정부에서 내놓는 대책은 기관 대책이라 현장에 가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우리는 엄마의 시선으로 의견을 모아서 요구하고 변화시켜서 사회 계몽에 앞장설 것이다. 우선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 예비 부부교육 및 부모교육을 의무적으로 시행할 것과 아동학대범죄 신고의무자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는 작업을 할 것이다. 이제는 ‘GO(governmental organization)’가 아닌 ‘NGO(non-governmental organization)’로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기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고 싶다.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아동학대 문제의 해결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활동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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