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쿠버=연합뉴스)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m에서 1위를 차지한 모태범이 17일 오후(한국시간) 밴쿠버 BC플레이스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자신의 주종목인 1000m·1500m 앞둬… 16년만의 3관왕 도전

[뉴스천지=박상현 객원기자]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m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낸 모태범이 다관왕에 도전한다.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에서 벌어졌던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m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동계 올림픽 사상 스피드 스케이팅 금메달을 따낸 모태범은 오는 18일 벌어지는 남자 1000m에 출전한다.

BC 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17일 진행된 메달 수여식에서 시상대 가장 꼭대기에 오른 모태범은 500m 우승의 기쁨을 1000m와 1500m에서도 이어가겠다며 스케이트화 끈을 다시 조여맸다.

모태범의 주종목은 금메달을 따낸 500m가 아닌 1000m와 1500m다. 모태범은 500m 종목에서는 세계 14위에 불과해 그 누구도 금메달 후보로 생각하지 못했지만 1000m에서는 지난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낸 샤니 데이비스(미국)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라있다. 데이비스와의 기록차도 0.59초밖에 나지 않는다.

남자 1500m에서 모태범의 기록은 세계 12위에 불과하지만 역시 세계 1위인 데이비스와의 차이가 1초 81이다. 500m 같은 단거리 종목에서 1초의 차이는 어마어마하지만 1500m 정도면 당일 컨디션에 따라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

모태범의 첫번째 목표는 당장 하루 앞으로 다가온 1000m다. 만약 모태범이 500m와 1000m를 동시에 석권한다면 지난 1980년 레이크 플래시드 대회에서 500m와 1000m, 1500m, 5000m, 10000m 5개 종목에 모두 출전해 금메달을 가져가 전무후무한 전관왕을 이뤄낸 에릭 헤이든(미국)에 이은 대기록이 된다.

더구나 아시아 선수로는 그 누구도 동계 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첫 2관왕이 되는 기록도 함께 나온다.

또 모태범이 자신의 두번째 금메달을 따낸다면 오는 21일 벌어지는 1500m를 통해 지난 1994년 릴리함메르 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한 요한 올라프 코스(덴마크)에 이어 16년만에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3관왕에 도전할 수 있다. 모태범은 지난 2009년 중국 하얼빈에서 벌어졌던 동계 유니버시아드에서 1000m와 1500m를 석권한 경력이 있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는 2회 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데이비스가 버티고 있다. 데이비스는 모태범이 금메달을 따냈던 500m 1차 시기에서 불만족스러운 기록이 나오자 2차 시기를 포기한채 1000m에 매진해왔다.

한편 이날 1000m에는 이규혁, 문준, 이기호 등이 출전한다. 모태범은 채드 헤드릭(미국)과 16조, 이규혁은 미카 포탈라(핀란드)와 17조, 문준은 데이비스와 19조에 편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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