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짜리 바벨 들고 처절한 지상훈련

(밴쿠버=연합뉴스) '스프린트 여제'로 우뚝 선 이상화(21.한국체대)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따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완벽하게 다져진 체력과 대회 직전까지 가다듬은 빠른 스타트에 있었다.

김관규(용인시청) 대표팀 감독은 17일(한국시간) 캐나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치러진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이상화가 우승한 직후 취재진과 만나 "지난해 여름부터 꾸준한 지상훈련으로 외국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을 체력을 완성했다"라며 "체력을 바탕으로 스케이팅 자세와 기술을 발전시켰던 게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라고 밝혔다.

남녀 대표팀은 지난해 7월 캐나다 캘거리와 밴쿠버에서 전지훈련을 통해 이번 동계올림픽에 대비한 실전훈련을 치렀다. 이를 바탕으로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 대한 적응력도 일찌감치 완성했다.

김 감독은 "여름훈련 때 이상화에게 체력훈련을 강조했다"라면서 "이상화는 170㎏짜리 바벨을 들고 앉았다 일어나기 훈련을 반복했다. 보통 외국 선수들은 140㎏짜리 바벨을 든다"라고 말했다.

경쟁자들보다 무거운 바벨 들기를 통해 하체와 허리의 근력을 늘리고, 이를 바탕으로 스케이팅 자세 교정에 나섰다.

자세 교정 역시 체력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쉽지 않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김 감독은 "레이스 도중 스케이팅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으려면 절대적으로 체력이 필요하다"라며 "스타트가 느린 단점을 보완하는 훈련도 심혈을 기울였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실시한 캘거리 최종 전지훈련은 물론 선수촌에 입촌해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훈련하면서도 끝까지 스타트 연습을 많이 했다"라며 "이상화가 보통 초반 100m를 10초4~5로 끊는데 오늘은 1, 2차 시기에서 모두 자신의 100m 최고 기록을 넘어섰다"라고 강조했다.

완벽하게 갖춰진 체력과 안정된 스케이팅 자세, 여기에 빠른 스타트까지 합쳐지면서 이상화는 강력한 우승 후보들을 제치고 새로운 빙판의 여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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