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희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 ⓒ천지일보(뉴스천지)

강희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 인터뷰


에코페미니즘으로 대안생활, 여성·어린이건강 지키기 활동
비스페놀, 미세 플라스틱 등 생활 속 유해물질 없애기 캠페인
화장품·성형 없애고 여성 내면 아름다움 강조 외모? 왜뭐!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가습기살균제 문제로 화학물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때, 꾸준히 유해물질 없애기 캠페인에 힘써온 단체가 있다. 바로 ‘여성이 새로 짜는 세상’이라는 모토를 갖고 활동하는 ‘여성환경연대’가 그것이다.

이 단체는 여성의 시각에서 자연과 사람이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한 대안을 만들고 실천하는 곳이다.

강희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을 만나 구체적인 활동과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 여성환경연대가 올해 창립 17주년을 맞았다. 그간 어떤 활동을 해왔는가.

모든 활동에 기반이 되는 것은 ‘에코페미니즘’이다. 에코페미니즘은 여성이 남성에게 불평등을 당하는 등 모든 평등하지 않은 것들을 없애고 여성의 감수성으로 자연을 회복하자는 뜻으로 정의한다.

이를 토대로 자연의 속도를 따르는 대안생활, 여성·어린이건강을 지키기 위한 활동을 해왔다. 일례로 우리나라 여성의 유방암 증가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데, 이는 대부분 환경적 요인이 크다. 때문에 사전 예방 차원에서 생활 속 화학물질을 덜 쓰기 위해 여성들이 접하는 화장품에 집중해 안전한 화장품 만들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노력 끝에 화장품 회사들이 화장품 성분을 표시하게 됐다.

또 환경문제에 있어서는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게 맞닿는 대안생활 캠페인을 하고 있다. 속도와 경쟁을 요구하는 현대사회가 우리의 환경건강을 해치는 것 같다. 느리게 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자기 삶을 돌아보는 ‘캔들라이트 캠페인’을 벌여왔다. 하루쯤은 전기 대신 초를 켜놓고 생활하며 자기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외에도 미세플라스틱 캠페인, 에코페미니즘 학교, 도시텃밭 등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꾸준하게 많은 활동들을 하고 있다.

- 그간의 활동 성과가 있다면.

2개의 독립된 조직을 만들었다. 하나는 공정무역을 하는 ‘페어트레이드 코리아’다. 공정무역은 일방적인 원조가 아니라 제3세계 국가의 노동자가 만든 물건을 정당한 가격에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여성들의 빈곤 문제를 실질적으로 돕기 위해 공정무역을 시작하게 됐다.

또 다른 하나가 ‘마르쉐’다. 도시형 장터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중간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 만날 수 있어 시민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올해 진행하는 중점 사업은 무엇인가.

‘유해물질 없애기’ 활동은 꾸준히 해왔지만 올해는 가습기살균제 문제 때문에 더 부각된 건 사실이다. 영수증 등 우리 삶 속에 스며든 유해물질 관련 조사를 하고 있다. 최근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비스페놀계 유해물질이 검출된 영수증을 바꾸도록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미세 플라스틱 캠페인도 그중 하나인데 어느 정도 결실을 맺고 있다. 여성환경연대의 지속적인 활동과 함께 마침 미국에서도 2017년 이후 미세 플라스틱 사용을 규제하는 법안이 통과돼 우리나라 화장품 업계도 이를 반영할 것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미세 플라스틱은 깨알 같이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로, 화장품 성분으로 사용된 후 하수도를 거쳐 바다로 흘러간다. 문제는 미세 플라스틱을 먹은 물고기가 죽거나, 이 생물을 2차, 3차 소비자가 먹으면 몸에 잔류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미세 플라스틱이 유기오염물질을 빨아들여 화학물질 덩어리가 되기도 하는데 이는 영원히 썩지 않기 때문에 지구와 바다에 고스란히 쌓이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에코페미니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에코페미니즘학교’를 오는 9월 한 달간 운영할 예정이다. 이달 ‘덜 소유하고 더 존재하라(가칭)’ 단행본 출시와 함께 ‘외모?왜뭐!’를 주제로 한 에코컨퍼런스도 진행할 예정이다.

- ‘외모?왜뭐!’ 에코컨퍼런스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외모 지상주의 현실을 볼 때 여성 외모와 관련된 문제점이 많이 있다. 외모를 가꾸기 위해 수많은 화장품을 사고 바르고, 유행 패션옷을 입고 성형도 많이 하게 되는데 이는 근본적으로 플라스틱과 관련이 깊다. 화장품, 섬유, 성형보정물 등에 플라스틱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플라스틱(화장품, 성형 등)을 없애고 여성의 내면의 아름다움을 찾고 긍정적인 자기 발견으로 여성의 몸을 건강하게 돌보자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진행하고 이에 공감하는 2030 지지자를 확보할 계획이다.

- 우리 사회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되길 바라는가.

모든 생명이 평등하게 자연과 더불어 살며 지속가능한 녹색사회가 되길 바라며 여성이 주체가 돼 생태적 성평등한 사회가 만들어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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