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강국 코리아’는 정부의 3.0과 창조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자 각 기관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진행합니다. 중소기업 제품의 우수성을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로 발돋움할 수 있는 촉매역할을 담당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국내 유망 중소기업과 수출 유망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추진합니다. 본 코너에 연재되는 기업은 ㈔우체국쇼핑공급업체중앙회의 추천을 받은 회원사입니다.

 

▲ 넘버원농장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오인자 대표 (제공: 넘버원농장)

제주 넘버원농장 오인자 대표 인터뷰

그의 또 다른 이름은 수필가
늦깎이 만학도로 문학 공부
과수 나무에 시·수필 들려줘

제조체·화학비료 쓰지않고
직접 만든 비료와 지하수 사용
품질 자신 있어 전량 직거래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중략) 봄이면 봄거름 주고/ 더운 여름에는 물주고 열매 매달고/ 가을에는 웃자란 가지 잘라주고/ 살찜을 보살펴서/ 겨울 한철 풍성히/ 한라산을 닮은 한라봉을 거둬들이는// 나는/ 또 하나의 제주의 어머니이자 농부가 되어있다” 지난달 27일 감귤 농장에 시 한 편이 울려 퍼진다. 오인자 넘버원농장 대표의 자작시 ‘제주 어머니와 농부’의 한 토막이다. 오 대표가 가끔 감귤·한라봉 나무에 시를 비롯해 소설과 수필 속 이야기를 들려준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나지막하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에서 애정이 묻어난다. 농장 경영자이자 수필가인 오 대표만의 특별한 사랑법이다.

제주 토박이 오 대표는 40년 전 지금의 남편과 결혼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 감귤 농장을 운영하던 남편 친구들의 연간 수입은 130~150만원이었다. 반면 보리, 고구마 등을 경작했던 남편의 연간 소득은 22만원에 불과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즉시 시어머니께 버려진 야산을 물려달라고 했다. 땅을 개간한 뒤 거기에 결혼축의금 전부를 모아 감귤나무 630그루를 심었다. 그렇게 결혼과 함께 시작한 농장은 오 대표 가족의 삶의 중심이 됐다.

남편 친구들보다 시작은 10년 정도 늦었지만, 5년이 지나자 연간 매출은 더 높았다. 농장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자 오 대표는 자신의 이름을 찾고 싶었다. 그의 의중을 눈치 챈 남편도 적극 지원에 나섰다. 그렇게 시작한 공부가 수필창작이었다. 1988년 제주대 평생교육원에서 운영하는 수필창작과를 2년간 다닌 뒤, 본격적으로 문학을 공부하고 싶어 00학번으로 제주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해 늦깎이 만학도가 됐다. 관심 있던 일어일문학도 복수 전공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오 대표가 문학에 빠져 농장을 떠나 있는 4년여간 남편이 선 3번의 연대보증이 잘못되면서 그간 모아 둔 재산을 전부 압류당한 것이다. 그는 결국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고 다시 농장지기로 돌아왔다.

▲ 한라봉 (제공: 넘버원농장)

그는 가족이 정성 들여 재배한 한라봉이 중간 유통 과정에서 제값을 받지 못하자 직판장을 열었다. 이후 우체국쇼핑에도 입점해 현재 전량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다.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던 만큼 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선 결과, 농장 매출은 되살아났다.

그는 “가장 힘들었던 그때, 시어머니의 말대로 경작하던 땅을 다 팔아 빚을 갚았다면 지금의 넘버원농장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넘버원농장은 10년 넘게 온 가족이 함께 운영하고 있는 가족경영 농장이다. 남편은 생산하고, 경영을 맡은 오 대표는 가끔 농장 일을 돕는다. 큰아들은 총괄본부장이며, 둘째는 판매를, 그리고 막내는 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첫째는 법률적인 문제 등 농민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돕겠다며 현재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다. 이미 사이버대 행정법학과를 조기 졸업한 상태며 유기농업기사, 식물보호기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오 대표는 “농사를 안 지으려고 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우리 농장은 아들들이 함께하고 있어 자랑스럽다”며 “일본처럼 100년 가업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넘버원농장’이라는 이름도 국내를 넘어서 세계로 뻗어 나가는 농장이라는 취지를 담아 지었다.

농장의 경영 철학은 ‘배려와 나눔’이라는 신념 아래 농업과 환경을 조화롭게 융화시켜 농산물의 생산성을 지속 가능하게 하며, 소비자가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한라봉과 감귤을 생산하는 것이다. 실제 넘버원 농장에서는 20년 넘게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화학비료 대신 해조류인 감태와 EM(유용미생물)액 등으로 자연 영양제를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농업용수도 빗물이나 수돗물이 아닌 지하수를 이용한다. 물론 비용이 더 들긴 하지만, 질 좋은 상품으로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친환경 농산물 생산을 위해 그는 제주 농업마이스터대학에서 친환경과수학과를 수료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넘버원농장은 지난 2009년 GAP(농산물 우수관리인증)를 획득했고, 2011년에는 ‘대한민국 100대 스타팜’에 선정됐다. 또한 그해 도내 감귤과수농장으로는 최초로, 전국에서는 2번째로 ‘팜 파티’를 열었다. 참석자가 직접 농장에서 작물을 수확해 음식을 만드는 것은 물론 시 낭송, 악기 연주, 농장을 주제로 한 패션쇼도 진행했다. 오 대표는 참석자들이 좋은 반응을 보였다며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으로 꼽았다.

작년 8월에는 감귤을 비롯해 도라지 등 제주도 특산물 5가지로 만든 발효액을 특허출원했다. 특히 그해 말에는 오 대표의 이름을 붙인 ‘인자조생’이라는 품종도 특허출원했다. 지난 10여년간 농업기술원과 함께 우량 품종을 찾고자 했던 노력이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초심으로 돌아가자.’ 이는 오 대표가 올 들어 새해 첫 날 수첩에 적은 글이다. 그는 “사람이 어려웠을 때를 생각하지 못하면 기고만장해지고, 그러다 보면 스스로 정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초심을 생각하며 끊임없이 연구하고 배우는 그에게서 밀려 들어오는 수입 과일과 당당히 경쟁할 제주 감귤과 한라봉의 달콤한 미래가 그려졌다.
 

▲ 심사위원장 배선장(ISO 국제심사원협회 사무총장)

[심사 코멘트]

제주 넘버원농장은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을 바탕으로 생산단계에서 판매단계까지 농산물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여 소비자에게 안전한 제주 한라봉과 온주 감귤을 공급하는 농장입니다. 특히 농장주 가족은 종자기능사, 유기농업기능사, 유기농기사, 식물보호기사 자격증까지 취득하여 농장운영의 내실화와 기술적 측면에 활용한 결실로 농림부장관상, GAT우수농가상 등 다양한 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넘버원농장은 감귤농장 체험활동을 더욱 발전시킨 홈스테이와 농부 체험활동을 준비하는 등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고 있어 관광특구 제주의 특수와 함께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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