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연합뉴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놓고 경쟁할 '동갑내기' 김연아(고려대)와 아사다 마오(일본)가 밴쿠버 입국부터 현지 생활까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어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김연아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선수촌 대신 시내의 한 호텔을 선택해 선수단에서 지원한 두 대의 전용 차량을 이용, 숙소와 훈련장을 오가고 있다.

선수촌에서 묵으면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 어머니 박미희 씨, 물리치료사로 이뤄진 '연아 전담팀'이 호흡을 제대로 맞출 수 없는 만큼 최고의 컨디션 유지 차원에서 촌외 생활을 선택했다.

김연아의 또 다른 금메달 전략은 최대한 미디어 노출을 삼가는 것이다.

김연아는 지난 20일(한국시간) 밴쿠버 국제공항에 도착하면서도 짧은 질문조차 받지 않고 인사말만 남긴 채 취재진의 카메라 세례 속에 공항 직원들이 '인간 사슬'을 만들어 마련한 통로로 재빨리 이동했다.

또 21일 오전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치른 첫 훈련을 끝내고 나서도 인터뷰 없이 믹스트존을 빠져나갔고, 취재진의 요청에 따라 질의응답 없이 간단한 훈련 소감만 얘기하고 훈련장을 떠났다.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 측은 "23일 쇼트프로그램 때까지 인터뷰를 자제할 예정"이라며 "대회에 집중하려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오서 코치가 김연아의 컨디션과 훈련상황을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맡았다.

김연아가 '조용한 분위기'에서 금메달 사냥에 나섰다면 아사다 마오는 '개방형 준비'에 가깝다.

아사다는 이날 밴쿠버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나서 입국장에서 일본과 해외 취재을 대상으로 간단한 기자회견을 치렀다.

아사다 역시 공항에서 시끌벅적한 환영행사를 치르면서 유명세를 실감했고, 공항에 대기한 차량을 이용해 선수촌으로 이동, 입촌 절차를 마치고 나서 다른 동료 선수들과 함께 선수촌 생활을 시작했다.

특이하게도 아사다는 이날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일본과 해외 취재진을 대상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열기로 하는 등 활발하게 언론과 접촉을 시도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피겨 여왕'의 등극을 향해 도전하는 김연아와 아사다의 '정반대 행보'가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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