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명 ‘분당꽁지'로 통하는 최정호 작가가 27일 성남시청 2층 공감갤러리에서 여섯 번째 개인전 ‘야생화와 집' 전시회를 열었다. 최 작가가 제일 좋아하는 야생화인 은방울꽃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최정호 작가 개인전 ‘야생화와 집’
롤 블라인드·식탁보에 담아낸 야생화
“보기만하는 사진 아닌 실생활에 활용”

전시회 후 경로당·어린이집 등에 선물
“야생화 아름다움 사람들과 나누고파”

밝고 따뜻한 톤의 사진, 관람객 위안
“작품 좋아해주는 팬들이 나의 힘”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깽깽이풀, 복수초, 등꽃, 정향풀, 꽃무릇, 변산바람꽃, 붓꽃…. 가장 낮고 낮은 땅에서 소박하게 피어나는 꽃, 야생화가 집안으로 들어왔다.

행복한 사진사 ‘분당꽁지’ 최정호 작가의 6번째 개인전 콘셉은 ‘야생화와 집’이다. 들판에 핀 야생화를 집안으로 끌어 들여 롤 블라인드와 식탁보에 작업한 것이다. 사진전은 27일부터 7월 2일까지 성남시청 2층 공감갤러리에서 진행된다.

갤러리 들어서면 눈을 뚫고 피는 ‘봄의 전령사’ 샛노란 복수초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복수초를 시작으로 샤프란, 깽깽이풀, 보리수, 은방울꽃 등 다양한 야생화가 롤 블라인드에 피어 벽면을 가득 채웠다.

“액자에 갇혀 보기만하는 사진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죠. 그래서 야생화를 집안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최 작가가 야생화를 집안에 품은 이유는 또 있다. 야생화가 주는 행복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어하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녹아 있었다.

“독거노인이나 거동이 불편해 쉽게 꽃을 접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야생화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전시 후에 경로당과 꿈과 희망을 키워가야 할 아이들이 있는 어린이집 등에 롤 블라인드 작품을 선물할 예정입니다.”

최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지난 5년간 야생화를 찾아다녔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가장 아름다운 자태의 야생화를 찾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야생화를 만나면 만날수록 그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관심을 갖고 몸을 낮춰야만 이 아이들(야생화)을 만날 수 있죠. 야생화를 깊이 들여다보면 볼수록,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가면 갈수록 그 자태에 매료돼 버린답니다. 그 작은 몸집에 우주를 담고 있는 듯한 느낌이죠.”

가장 낮은 땅에서 피어나 눈높이를 낮춰야만 보이는 야생화, 그는 그런 야생화를 담아내기 위해 흙에 엎드러지는 수고로움을 마다치 않는다. 이렇게 야생화를 사랑하고 교감했기에 아름다움의 절정을 빛으로 그려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모든 사진이 그렇습니다. 눈높이를 맞추고 이해하는 것, 즉 충분한 교감이 있어야만 그 속에 품은 아름다움을 담아낼 수 있죠. 전 야생화를 단지 피사체가 아니라 사랑스러운 아이로 보고 더 예쁘게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사랑과 관심을 갖고 담아낸 작품들인지라 각기 다른 사연을 품고 있다. 특히 ‘꽃사과’는 작가에게 잊히지 않는 작품 중 하나다.

“이 사진을 찍은 날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있던 날입니다. 당시 사고 발생 뉴스를 듣고 암담했었는데 전원 구조됐다는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리다 이 꽃을 발견하게 됐죠. 기쁨과 희망에 차서 사진을 찍었었는데…. 사람들이 이 작품을 참 좋아해주시는 데 저는 이 사진을 보면 이렇게 예쁘게 피어나야 할 아이들이 떠올라 가슴이 참 아픕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 속에 아픈 사연이 숨겨져 있기도 하지만, 최 작가의 작품은 사람들의 마음에 위안을 준다. 이전 전시회에선 한 관람객이 최 작가의 사진을 보고 우울증을 치료받았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하고, 작품이 너무 좋다며 매일 방문한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실제 최 작가의 작품은 밝고 따뜻한 톤으로 보는 이에게 행복한 에너지를 전달한다.

“풍경사진도 그렇고, 인물사진도 그렇고 저는 반톤 정도 밝은 사진을 좋아해요. 그런 작품을 보고 위안이 된다고 말씀하시고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힘이 나죠. 이번 전시회에도 사진을 보고 간 한 신사분이 친구 분을 모시고 재방문해주셔서 참 감사했어요.”

작품 속에 행복을 담아 많은 사람과 나누고 있는 행복한 사진사. 앞으로 또 어떤 작품으로 찾아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줄 지 기대된다.

▲ 최 작가가 야생화 찍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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