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백지원 기자] “브렉시트의 근본 원인에는 기존 정치인들을 믿어서는 더 이상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정치적 신뢰의 붕괴가 있다. 기존 주류 정치인들은 낡은 주장과 파벌 다툼을 고수하면서 정치 지도자들과 일반 국민 간에 ‘명백한 단절’(palpable disconnection)이 발생했다.”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영국 에섹스 대학의 엔서니 킹 정치학 교수

“브렉시트와 트럼프 현상 모두 기성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의 분노를 지지 기반으로 삼고 있다” 영국 BBC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영국이 EU를 나가게 될 거라는 건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나리오인데요. 그 근본에는 기성정치와 기성정치인들에 대한 실망과 무너진 신뢰가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기성정치의 변화를 향한 열망이 만들어낸 돌풍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미국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로드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 여시장. 이들에게 붙은 수식어 ‘변화’ ‘돌풍’ ‘이변’ ‘최초’와 같은 단어들입니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죠.

사실상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그가 출마를 선언할 때만 해도 아무도 그를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그랬던 그가 ‘아웃사이더’ 돌풍을 일으키며 주류 정치인들을 꺾고 공화당의 대선후보의 고지에 가까이 다가섰습니다.

필리핀 독립 이래 최대 이변이라 불리는 두테르테의 대통령 당선.

정치 경험도 많지 않은 데다 ‘막말’을 일삼으며 ‘필리피판 트럼프’라 불렸지만 국민들의 선택을 받았죠. 만연한 범죄로 몸살을 앓아온 국민들은 기존 정치인들로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소수 정치 명문가 후손들이 주도해온 필리핀 정치에 피로감을 느낀 국민에게 두테르테가 ‘힘센 지도자’로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리처드 헤이다리안 마닐라 살레대 정치학과 교수, CNN과의 인터뷰 중

2500여년 로마 역사상 최초의 여성시장 탄생.

변호사 출신 비르지니아 라지(37)는 67%에 달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새 시장으로 당선.

경제난과 실업난 속에 기성정치에 대한 유권자 불신이 팽배하면서 얻은 반사 이익이라는 평가입니다. 마피아와 시청 공무원의 결탁 의혹 등 부패 정치인에 대한 반감이 이 같은 변화를 만들어 낸 것이죠.

기성정치에 등 돌린 분노의 표심

투표로 말하는 이들의 이야기에 이제는 귀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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