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강국 코리아’는 정부의 3.0과 창조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자 각 기관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진행합니다. 중소기업 제품의 우수성을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로 발돋움할 수 있는 촉매역할을 담당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국내 유망 중소기업과 수출 유망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추진합니다. 본 코너에 연재되는 기업은 ㈔우체국쇼핑공급업체중앙회의 추천을 받은 회원사입니다.

 

▲ ‘혼이깃든공예’ 이덕경 대표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혼이깃든공예’ 이덕경 대표

27여년간 꾸준한 연구·개발
30개 이상의 수상경력 등
목공예에 남다른 애정 보여
목공예 박물관 건립이 ‘꿈’

[천지일보=김미정 기자] 일반적으로 목기는 제사상에 오르는 제기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우리 일상에서 식탁에 목기로 된 밥과 국, 반찬 그릇을 접한다면, 더군다나 일반 식기처럼 물로 설거지가 가능하다면 어떨까. 여기 전북 남원 ‘혼이깃든공예’의 이덕경 대표가 만든 반상기와 컵이 이런 생활을 가능케 한다.

지리산 자락 전북 남원시 이백면 평촌길에 있는 ‘혼이깃든공예’는 상호처럼 혼과 정성이 가득 담긴 목공예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덕경 대표가 만든 대나무 형태의 반상기와 컵은 안정감과 균형미를 갖도록 몸통부를 부드러운 곡선과 대나무 마디 형상으로 처리했다. 몸통 상하단부도 대나무 마디형상을 이뤄 다수개의 그릇을 상하로 쌓을 때 긴 대나무 형상이 되도록 했다. 바닥부는 부드럽고 안정된 곡선으로 처리해 전체적인 균형미를 느끼게 한다.

이 대표는 작고하신 부친과 함께 지난 1990년부터 목원공예를 운영하다 분가해 2000년 1월 ‘디딤공예사’로 시작했다. 지금의 ‘혼이깃든’이라는 상표를 특허청에 등록(제0594714)한 후 상호를 ‘혼이깃든공예’로 바꾸고 제품 개발과 홍보에 힘쓰고 있다.

처음엔 목기를 깎는 것을 배우고 싶어 시작했다. 하지만 막상 뛰어들다 보니 유통 경로가 너무 없어 막막함을 느껴 마케팅을 담당한 것이 지금처럼 공장 시설을 갖춰 운영하게 됐다. 앞서 말한 반상기와 컵 세트인 옻칠반상기세트와 대나무형컵세트는 ‘보관을 쉽게 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생활용품 중 하나인 반상기와 컵을 만들 때 보관이 쉽도록 대나무 형태로 만들어 그릇 하나하나를 포개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그 제작과정이 결코 단순하지 않다. “다른 회사에서도 생활용품을 만들지만 우리 회사에서 만든 제품은 포개져야하는 특성 때문에 건조과정에서 틀어지는 건 걸러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소요된다”고 한다. 또 목기나 반상기와 같은 목공예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목공예에 쓰이는 원자재 나무 중 물푸레나무와 산오리(산태)나무는 일 년에 한 번만 벨 수 있다. 이 때문에 산림청의 허가를 받아 보통 9월이나 10월에 낙엽이 모두 떨어진 후 나무를 벤다. 이후 빠르면 11월부터 3월까지 나무를 가지고 내려오는데, 눈이 오거나 비가 오면 벤 나무를 가지고 올 수 없어 산에 두고 올 수밖에 없다.

▲ (왼쪽부터) 물푸레(원목)제기 37피, 대나무형 옻칠반상기 셋트, 대나무형 옻칠컵 셋트. ⓒ천지일보(뉴스천지)

따라서 나무를 베는 시기도 중요하다. 더욱이 벤 나무를 산에 두고 오면 땅의 수분을 나무가 빨아들여 건조 과정을 거치면서 ‘청’이라는 게 생기기도 한다. 보통 제기에서 나무 얼룩처럼 보이는 것이 자연적으로 생긴 청이다.

이 대표는 자연 현상으로 생긴 청을 없애달라는 소비자의 요구에 대해 “잘 모르는 소비자는 목기에 얼룩이 생긴 것처럼 보인다고 없애달라고 한다”며 “그러나 이것을 없애려면 탈색하기 위해 화학약품을 써야 하니까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벤 나무는 산에서 내려오면 바로 자르는 작업을 거친다. 이후 나무껍질을 벗기고 제품 목적에 따라 제기의 모양으로 자르거나 반상기 모양으로 자르면 그 상태에서 적어도 6개월 이상 건조시간이 필요하다. 이렇게 건조되는 과정에서 좀먹은 나무나 틀어진 것을 갈라내고 나면 옻칠을 한다.

이 대표는 “옻칠도 한 번만 하는 것이 아니다”며 “보통 6~7번 반복하는데 건조하면 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고 옻칠은 28~30도의 온도와 60~80%의 습도가 맞아야 건조가 되기 때문에 나무가 산에서 내려와 옻칠하는 과정까지 모두 합하면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덕경 대표는 남원목기사업협동조합 이사장직도 맡고 있다. 그가 남원목기사업협동조합을 만든 데는 환경이 열악해 대부분 가족 단위로 목공예를 하기 때문에 업체가 서로 조합해서 원자재 매입이나 제품 매출 증대를 위해 만들었다. 협동조합 이사장을 하면서 오해받는 일도 많았다. 그러나 올해 제19회 전국목공예대전을 치를 만큼 발전했다.

“올해로 열아홉번째 목공예대전을 치렀지만 마땅한 장소가 없어 남원시청에서 전시회를 열었어요. 남원에 목공예 박물관이 생기면 전국 목공예인의 장인 정신으로 만든 작품을 항상 진열해 둬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고, 목공예 작품을 판매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할 수 있어 남원시와 수시로 박물관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애로사항으로 값싼 중국제품이 무분별하게 팔리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지난 2013년 부산에서 수입품 목기를 적발한 사건이 있었다. 그러나 적발됐음에도 끝까지 국내산이라고 우기자 그 증거를 잡기 위해 부산 해경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이 대표가 부산을 가기도 했다.

“적발된 목기는 낙관까지 도용해서 당시 해경이 난감했었죠. 그런데 적발된 목기를 남원 목기라고 하는데, 우리 남원은 낙관을 만들 때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었거든요. 적발된 목기의 낙관은 남원에서 찍은 낙관과 달랐던 거죠. 또 목기에서 끊어진 부분을 잇는 부분이 있는데 남원과 달리 적발된 목기는 약간 둘러진 것이어서 이 두 가지를 집어내자 상대방이 아무 말도 못했어요.”

이 대표는 목공예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원지름이 작아 버려지는 나무를 사용할 방법을 연구하다 성묘용 제기를 만들기도 했다. 이 대표의 열정으로 만든 성묘용 제기는 이전에는 잔나무로는 촛대만 만들었지만 산소길 휴대용 제기를 창작함으로 작은 나무라도 쓸모없이 버려지는 일이 줄어드는 계기가 됐다. 이렇듯 작은 것 하나도 버리지 않고 소중히 여기는 이 대표. 그동안 특허청에 등록된 실용신안등록증, 상표 등록, 의장·디자인 등록, 각종 상장 등 30개 이상의 수상경력만 봐도 목공예를 위해 묵묵히 걸어온 27년간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 7일에는 ‘혼이깃든공예’의 대나무형 옻칠컵이 ‘2016 전라북도 관광기념품 100선’ 선정 작품 목록에 등재돼 이 대표의 꿈을 향한 열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라북도 관광상품 인증서’와 ‘전라북도 우수인증상품’ 획득 목표도 조만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심사위원장 배선장(ISO 국제심사원협회 사무총장)

◆심사코멘트

‘혼이깃든공예’는 한국표준협회 으뜸상품, 디자인진흥원의 벤처디자인상을 받은 우수한 회사입니다. 장제용 제기는 옻칠반상기세트와 옻칠대나무형컵세트 디자인등록을 통해 보관성과 편리성 면에서 타사제품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덕경 대표의 목공예 사랑과 꾸준한 제품개발, 지역 전통 목공예의 명성을 복원하고자 하는 경영방침에 따라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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