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주 장곡리‘능너머’최종숙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메기 매운탕 비법? 손맛에서 나오지”
파주 장곡리 ‘능너머’ 찾아… 20년 초심·뚝심·진심
직접 만든 고추장으로 비린내 잡고 깊은 맛 자랑

[천지일보=서효심·황금중 기자] “아이고~ 안 먹어보고 맛있는지 어떻게 알아? 먹어보고 맛없으면 기사 내지 마. 나는 맛없는데 말치레로 맛있다고 하는 거 싫어하니까.”

취재진은 올여름 이색 보양식을 찾기 위해 경기도 파주시 조리읍 장곡리에 있는 메기 매운탕 전문집 ‘능너머’를 찾았다. 시원하게 내뱉는 말에서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그러니 20년 동안 해온 메기 매운탕의 맛이 더 궁금할 수밖에.

파주 중심에서도 한참 들어가니 한적한 곳에 한옥 한 채가 시야에 들어왔다. 넓은 마당을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데 자가용을 이용해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넓게 지은 것이다.

입구에서 메기 매운탕 손맛으로 유명한 최종숙씨가 취재진을 반겼다.

“주말에 100명이 넘는 손님을 받았더니 피곤해 죽겠어. 날씨도 덥고 힘들어 아주.”

손님이 많을 때는 100명도 넘게 오는데 평일에도 밤낮 할 것 없이 손님들이 오니까 주로 예약 손님을 받는다. 예약하면 음식도 미리 준비해 두고 바쁘게 서두르지 않아서 좋다는 이유에서다.

최씨는 “요즘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아지고 있어. 그런 손님들이 우리 집은 비린내가 안 난다고, 비법이 뭐냐고 물어보는데, 난 그런 거 없어. 비법이라면 오로지 손맛이지. 손님들이 맛있다고 하는데 왜 맛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매운탕 재료의 대표주자 메기는 하천이나 호수 진흙 바닥, 늪에서 서식해 조리를 잘못하면 흙냄새 같은 비린내가 나기 쉬워서 비린내 안 나는 메기 매운탕 먹는 게 쉽지 않다는 것.

메기 매운탕에는 주재료인 메기와 수제비, 꽃게, 민물새우, 미나리, 깻잎 등 여러 가지 채소들이 들어가고 여기에 칼칼한 맛을 내는 고추장을 넣는다.

“우리 집은 고추장을 직접 만들어. 그게 비법이라고 하면 비법일 수도 있겠네.” 직접 만든 고추장 하나로 비린내도 잡고 깊은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좋다고 해서 이것저것 많이 섞는 건 안 좋아. 자연의 맛. 본연의 그 맛을 잘 살려 음식을 해야 깊은 맛이 우러나오는 것이지.”

매운탕 전문집 ‘능너머’가 파주시 장곡리에 자리를 잡은 지는 4년째다. 음식점이 자리를 잡아가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닌데, 4년이 지난 지금 찾아오는 손님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신기할 정도라고 최씨는 말한다.

“일하다가도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거든. 그런데 맛있다고 찾아주는 손님들이 있으니까 그만두질 못해. 그게 가장 보람된 일이니까.”

▲ 파주 장곡리 ‘능너머’메기 매운탕. ⓒ천지일보(뉴스천지)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던 최씨. 메기 매운탕의 맛에서도 손님을 대하는 그의 정성과 성실함이 느껴지는 듯했다. 집에서 직접 담근 고추장과 갓 잡은 신선한 메기와 재료들이 어우러져 감칠맛이 났다.

칼칼한 국물이 입맛을 돋워줘 무더운 여름철에 제격인 듯하다. 쫄깃한 수제비는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특별한 비법 없이 진정한 손맛으로 빚어낸 수제비의 쫄깃함과 고소함이 아직도 입안에서 맴돈다.

“예전엔 주로 나이 좀 있는 분들이 많이 찾으셨는데, 칼칼한 국물 맛이 좋아서 자주 찾는다고 하더라고. 근데 요즘은 20~30대 젊은이들도 많이 와. 가게가 젊어지는 것 같아서 더 좋아.”

▲ 하천이나 호수 진흙 바닥, 늪에서 서식하는 메기. ⓒ천지일보(뉴스천지)

메기에는 단백질, 철분, 칼슘 비타민 등 좋은 성분들이 많이 들어 있어 철분이 필요한 임산부나 칼슘이 필요한 여성과 성장기 아이들에게도 좋은 식품이다.

또 여름 보양식으로 손꼽히는 이유 중 하나는 스테미너. 장어만큼 힘이 센 메기는 남성들의 정력에도 상당히 많은 도움을 주는 음식으로 꼽힌다.

20년 동안 깊은 맛을 내기 위해 연구하고 인내하며 만들어간 ‘능너머’ 메기 매운탕. 어느 해보다 무더운 올여름, 입맛을 잃었다면 파주 한옥집 메기 매운탕을 추천해본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