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혜림·장수경 기자] 서울에 있는 다섯 개의 궁궐에 대해 아시나요? 매일 지나면서 혹은 관람하더라도 휙~ 보고 나오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오늘은 조선왕조 숨결 담긴 ‘경복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경복(景福) ‘큰 복을 누리리라’라는 뜻.

경복궁은 두 차례의 수난을 겪어야 했는데요. 첫 번째는 ‘임진왜란(1592년)’. 당시 전소된 경복궁은 270여년간 복구되지 못하고 방치됐습니다. 그러다 흥선대원군 때 깊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두 번째 수난은 1910년 ‘일제강점기’. 이때 10%를 제외한 나머지 건축물이 파괴되거나 건물이 팔리기도 했습니다.

이후 경복궁은 1990년 복원사업을 통해 살아납니다. 영재교, 소주방, 건청궁 등 주요 정각을 다시 지어 현재 25%까지 복원됐으며 2035년께엔 50%까지 복원될 예정.

그럼 조선왕조 숨결을 따라 경복궁으로 들어가 볼까요?

“주상전하 납시오!”

공식행사 치르던 ‘근정전’. 근정(勤政)은 ‘부지런하게 정치하라’는 뜻으로 이곳에서 국가의 중대한 의식을 거행했습니다. 궐 안의 수많은 전각 중 으뜸으로 꼽히는 ‘법전’인 셈이지요.

근정전에 있는 ‘일월오봉도’에는 하늘, 땅, 사람 즉 ‘천지인’ 사상이 담겨있습니다.

하늘의 이치를 깨달은 한 사람이 출현해 그림 앞에 서야 완벽한 일월오봉도가 완성(三+丨=王)된다는 게 일월오봉도의 뜻입니다.

조정에서 내려다보면 한가운데 볼록 튀어나온 길이 있는데 임금님만 다닐 수 있는 길, 어도(御道)입니다. 임금 외에 다른 사람이 이 길을 밟을 경우 곤장 80대를 맞았다고 합니다.

매일 새벽 3~5시 왕과 신하가 만나는 공간, 사정전(思政殿). 왕과 신하가 만나는 ‘상참(常參)’이라는 어전회의는 새벽 3~5시에 열렸는데 세종대왕은 이 상참을 참 좋아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한 일화가 있으니 하루는 우의정 류관이 “주상께서 매일 오셔서 조회하시는 게 힘드실 텐데 하루걸러 이틀에 한 번씩 하면 어떠하온지요?”라고 물으니

세종 曰 “우의정께서 매일 입궐하기 힘드신가본데, 그런 말씀하시기 위해 오시려거든 다른 사람을 보내시오.”

왕과 왕비의 침전 ‘강녕전’ ‘교태전’입니다. 강녕전은 왕이, 교태전은 왕비가 사용했습니다. 강녕전에서 왕은 독서와 휴식 등 일상생활뿐 아니라 신하와 은밀한 정무를 보기도 했습니다. 강녕전은 정(井)자 모양으로, 그 가운데를 왕이 사용했고 작은 방들에는 상궁과 나인이 24시간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꽃담이 있는 곳은 바로 대왕대비가 거처했던 침전 ‘자경전(慈慶殿)’입니다. 왕실 어르신이 사시는 곳이니 담에 장식된 무늬 하나도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만(萬), 수(壽), 복(福), 강(彊), 녕(寧)’ 등 어머니를 향한 임금의 효심이 잘 배어 있습니다.

근정전 서쪽의 넓은 연못 위에는 ‘경회루’가 있습니다. 경회(慶會)는 경사가 모이기를 바라는 뜻으로 이곳은 우리나라 최대 누각입니다. 과거 왕들이 신하나 외국 사신을 맞아 연회를 베풀었던 곳이지요.

건축물 곳곳에는 신을 섬기는 옛 선조들의 세계관이 담겨 있었습니다. 돌 하나, 나무 한 그루에도 여러 가지 뜻이 담긴 곳이 바로 우리의 궁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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