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오 늘푸른한국당(가칭) 창당준비위원장. 사진: 박준성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분단 이후 70년 정치 체제 ‘한계’
“국민 아닌 권력이 나라 주인 돼”
갈등과 분열로 혼란 가중… 양극화

“박근혜 시대로 끝, 새 체제 만들자”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이재오 늘푸른한국당(가칭) 창당준비위원장은 대표적인 개헌론자다. 현역의원 시절부터 ‘개헌 전도사’로 불렸던 그는 개헌을 목표로 내건 중도 신당 창당에 한창이다. 6개월 이내에 창당을 마쳐야 하기 때문.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 속에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당사에서 본지 이상면 발행인과의 인터뷰에 응한 그는 “늘푸른한국당을 포함해 제3지대에 있는 정당과 단체가 뭉쳐 국민적 후보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간지대에 있는 모든 당을 합치자는 주장은 아니다. 제3지대에 있는 각 당이 개헌을 매개로 한 명의 대선 후보를 내자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이 후보는 당선되면 개헌을 해서 새로운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며 “임기는 다음 총선 때까지인 2년”이라고 했다.

그는 늘푸른한국당의 대선 후보에 대해선 “아직 밝힐 수 없다”며 “내년 1월 창당할 때 후보를 지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간에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선 “반 총장은 새누리당에서 친박(친박근혜)들이 밀고 있다”며 “반 총장이 등장하는 순간, 엄혹한 검증을 거치면 지금의 지지도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왜 창당을 결심했나.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선 현재의 정치 체제로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현재의 정치 체제는 분단 70년 동안 유지됐다. 이것은 나름대로 지금의 대한민국 위상을 국제적으로 세워놓는 데 도움이 됐다. 그런데 이것이 한계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아니고 권력이 나라의 주인이 됐다. 그러니까 나라의 모든 갈등과 부패가 권력 주변에서 생긴다. 국민과 권력 사이의 갈등과 분열, 혼란이 가중되면서 양극화가 국민 전체, 나라 전체로 심화된다. 정치는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권력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고학력자와 저학력자 등 양극화를 줄이는 게 핵심인데, 지금의 제도로 가면 양극화가 점점 심화된다. 그래서 현재의 대한민국은 박근혜 시대로 끝내고, 다음 시대는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서 해야 한다. 그 새로운 체제를 설계하는 정당을 만든 것이다.

- 늘푸른한국당의 기조는 무엇인가.

중도 실용주의다. 현재 한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역과 이념의 양 극단을 배제한 중도를 택하고, 그 중도를 실현하는 방법을 택할 것이다. 중도 실용주의 국가가 우리 늘푸른한국당의 이념이다. 그리고 그 중도 실용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즉, 나라의 틀을 바꾸기 위해 늘푸른한국당이 무엇을 할 것이냐는 말에 답하기 위해 3대 정강과 4대 정책을 발표했다.

- 이재오 하면 유신 민주화운동이 먼저 떠오른다. 그 다음에 서민형 이미지, 이명박 정부의 일등공신, 여당이면서 야당 색채를 띤 것으로 인식된다. 원래 이재오의 정치 노선, 색은 뭐라고 할 수 있나.

중도 개혁적 자유민주주의자, 개혁적 보수, 중도 보수라고 보면 된다. 좀더 나가면 혁명적 보수다. 보수의 가치를 바꿔야 나라를 새롭게 만든다. 혁명적 사고의 발상을 가져야 한다.

- 민주화 운동 때는 삼선개헌 반대를 위해 부득불 나선 것인가.

그렇다. 독재를 반대하기 위해서 나선 것이지 무슨 새로운 이념을 만들려고 나선 것은 아니다.

- 이 위원장은 지금까지 개헌을 외쳐 왔는데, 개헌이 왜 필요한가.

권력이 국민을 지배하면, 필연적으로 독재가 되고, 부패한다. 권력형 부패가 오는 것은 대통령중심제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을 (권력 분산을 위해) 내각과 나누어야 하니까 개헌을 해서 권력의 틀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분단국가이기 때문에 대통령은 국방·외교·통일만 전담하고, 나머지는 국무총리에게 넘기고, 국무총리는 연립내각을 구성하는 국회의석 수를 따라야 한다. 이렇게 헌법을 바꾸면 완전히 새로운 체제로 바뀌게 된다.

▲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창당준비위원장(오른쪽)이 본지 이상면 발행인과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늘푸른한국당 당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북핵과 남북 문제, 경제 문제 등은 신당에서 어떤 기조로 풀어나갈 것인가.

경제 문제는 동반성장 프로젝트로 풀겠다는 게 제 생각이다.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기업의 초과 이윤을 중소기업과 공유하는 것으로 접근할 생각이다. 북핵 문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대립 중인데, 기본적으론 북핵과 남북은 분리해서 봐야 한다. 북핵은 6자회담에 넘기자고 남북은 자유왕래로 틀어야 한다. 자유왕래의 핵심은 우리의 KTX를 북한으로 수출하는 것이다. 그러면 북한은 유럽에서 북한을 거쳐 한국으로 오는 KTX 라인을 통해 통행료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우리는 북을 거쳐 대륙으로 나가야 통일 이후 나라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 사드 배치엔 찬성하는가.

사드 배치 자체엔 반대하지 않는다. 핵이 있으니까 배치하는 것이다. 사드를 배치하면 북한은 또 다른 무기를 개발하고, 그러면 우린 또 다른 무기를 배치하고, 한반도 비핵화는 무산된다. 한반도는 핵전쟁의 준비장이 돼 버린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6자회담에 맡겨야 한다.

-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대선 구도를 어떻게 보나.

늘푸른한국당을 포함해 제3지대에 있는 정당과 단체가 뭉쳐 국민적 후보를 만들어 내야 한다. 당을 합하는 것은 아니고, 제3지대에서 각 정당이 주장을 갖고, 개헌이란 매개로 한 사람의 후보를 내는 것이다. 이 후보는 당선되면 개헌을 해서 새로운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임기는 다음 총선 때까지인 2년이다.

- 개헌 조건으로 연대하자는 것인가.

분권형 개헌을 하면 대통령과 내각이 분리된다. 이 개헌을 (조건으로) 대선에 당선되면 임기는 5년이 아니라 다음 총선까지 2년이다. 2년 안에 분권형 개헌을 끝내고 나라의 행정구역도 개편하고 체제를 바꾸고, 다음 총선 때 개헌에 의한 대통령을 광역단체, 국회의원 선거와 함께하는 것으로 (대통령) 임무를 마쳐야 한다. 그렇게 합의한 후보를 이 중간지대에서 만들어야 한다.

- 늘푸른한국당에서 지목하는 후보는 누구인가.

아직 밝힐 수 없다. 내년 1월 창당할 때 후보를 지명할 것이다.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의견은 어떤가.

반 총장은 새누리당에서 친박들이 밀고 있다. 반 총장이 등장하는 순간, 엄혹한 검증을 거치면 지금의 지지도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본다. 반 총장의 지지도가 20%를 넘는다고 하지만, 그렇게 보지 않는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도 크게 보기 어렵다.   

*이재오 약력

- 중앙대학교 경제학 학사
-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학 석사 
- 전(前) 15·16·17·18·19대 국회의원

- 전(前) 대한민국 특임장관
- 전(前)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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