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락현 간도되찾기운동본부 명예회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육락현 간도되찾기운동본부 명예회장 인터뷰

자료들을 정리하고 연구하는 것
영토권 주권자에게 부여된 책무

중국 역사 300년 못가고 바뀌어
中 무너지면 찾을 기회 있을 것

2004년 간도 인식 5%도 안돼
자비 들여 전시행사 열고 알려

간도운동, 한 번도 후회 안 해
정부도 못한 일 ‘자부심’ 있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우리가 간도되찾기운동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지금 당장은 간도를 되찾을 수 없더라도, 훗날 우리 후손들이 찾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입니다.”

잃어버린 고토인 ‘간도(間島)’ 알리기에 앞장서온 이가 있다. 그는 간도되찾기운동본부(북방민족나눔협의회) 육락현(77) 명예회장이다.

◆“간도 회복, 중국 무너지기 전 불가능”

지난 14일 경기도 동두천 소요산 자락에 있는 간도영토관에서 본지는 육락현 명예회장에게 간도 운동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육 명예회장은 “지금 당장 간도를 되찾지는 못할지라도 언젠가 되찾을 수 있도록 자료들을 정리하고 연구하는 것이 간도에 대한 영토권의 주권자에게 부여된 당연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간도는 1909년 9월 4일 청나라가 영토 당사국인 한국을 배제한 채 일본과 청일간도협약을 체결함으로 빼앗긴 우리의 영토이다. 당시 일본은 간도 지역을 청나라에 넘겨주는 대가로 만주철도부설권과 광산채굴권 등 대륙진출을 위한 이권을 챙겼다. 간도는 압록강과 송화강 상류 지방인 백두산 일대를 가리키는 ‘서간도’와 두만강 북부의 연길, 혼춘, 왕청, 화룡 등 만주 땅을 가리키는 ‘동간도(북간도)’로 나뉜다. 간도는 일반적으로 동간도를 가리킨다.

육 명예회장이 간도 운동에 뛰어들 게 된 계기는 2002년 이후 노골화된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 간도를 알리고자 뜻있는 학계와 민간의 모임이 결성되면서였다. 이에 민간 NGO 단체 간도되찾기운동본부(간도본부)가 2004년 7월 결성됐고, 육 명예회장은 초대회장에 선출됐다.

특히 그는 1981년부터 백산학회에서 일하면서 압록강·두만강을 넘어 고조선·고구려·발해·간도 등의 고대연구를 하면서 많은 자료를 수집했다. 이 모든 것들이 육 명예회장이 ‘간도 알리미’에 나서게 된 배경이 된 셈이다. 하지만 1992년 한·중 수교 때 영토 보존의 상호 존중에 합의하면서 정부에서는 간도 찾기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국과의 마찰이 일어날까 우려하는 입장이다.

육 명예회장은 간도 영토의 회복 가능성에 대해 “중국이 무너지기 전에는 어렵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면서 “중국의 역사가 300년을 못 가고 계속 바뀌었다. 중국이 무너지면 그때 우리가 간도를 되찾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육락현 간도되찾기운동본부 명예회장 ⓒ천지일보(뉴스천지)

“간도 교과서 교육 소홀… 안타깝다”

그동안 간도본부는 일반 시민은 물론 특히 자라나는 다음 세대 청소년들에게 간도가 우리의 영토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을 펼쳐왔다.

육 명예회장은 간도 운동을 시작한 2004년 9월 24~25일 서울역에서 ‘간도는 우리 땅? 간도가 어디에 있는 섬입니까?’라는 질문을 추석 귀성객들에게 던졌다. 당시 100명 중 고작 5명만이 간도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정말 이러면 안 되겠다 싶었다”며 “국내에 알려야겠다고 마음먹고 자비를 들이면서까지 전시 행사에 쫓아다닌 지 어느새 10년이 지났다”고 회상했다.

전시 행사는 20014년 이후 17, 18, 19대 국회의원 회관 로비에서 6회, 전국 주요 도시의 전철역을 비롯한 공원 광장 등 전국적인 순회 전시만도 86회 걸쳐 진행했다. 2014~2015년에는 중·고등학교 순회 전시를 했다. 전시 학교는 서울 중구에 6개교, 종로구에 7개교, 동대문구 전동중, 송파구 정신여중,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고, 경북 김천고 등이었다.

전철역은 주로 보는 대상이 고령층이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중·고등학생들이 전시를 보고 몰랐던 역사를 알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자부심을 느꼈다고 육 명예회장은 말했다. 특히 한 학교에서는 장학사가 방문하니 전시물을 더 늘려달라고 요청하는 등 호응도가 높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육 명예회장은 “전시회를 관람한 교사나 학생들이 보고 느낀 소감문을 보면 그동안 간도에 대한 교육이 얼마나 미흡했는가를 알 수 있고 또 교과서 교육에도 얼마나 소홀했는가를 알 수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 육락현 간도되찾기운동본부 명예회장이 지난 14일 경기도 동두천 소요산 자락에 있는 간도영토관에서 내년에 완공될 예정인 간도문화체험마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숙원사업 간도영토관 건립 추진

간도본부는 현재 오랜 숙원사업인 간도영토관 건립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 동두천 소요산 자락에 들어설 간도영토관은 우신구 간도본부 4대회장이 건물을 제공한 상하층 도합 약 100평(자료관 60평, 전시실 37평) 건물로 준공됐다. 또한, 5000평 부지에 간도문화체험마을을 내년까지 완공해 청소년 체험교육장으로 제공한다는 게 간도본부의 계획이다.

간도문화체험마을에는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 고려, 조선관과 독도, 대마도, 이어도 등 영토관과 함께 청과 우리나라 경계를 명백하게 금석(金石)으로 새긴 백두산정계비를 비롯해 독립운동의 요람인 용정의 일송정, 용두래 우물 등이 조성된다.

또 조선족 생활 주거지(용정, 흑룡강성, 요녕성) 복원과 용정 출신인 민족시인 윤동주 시비, 백두산천지, 고구려 벽화고분 등 볼거리를 만들어 민족자긍심을 드높이는 생생한 체험마당으로 조성된다.

육 명예회장은 “간도본부는 지금까지 해온 단편적인 간도 알리기 행사를 지양하고 대대손손 우리나라 영토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여 이를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한 영토관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일본과 중국의 경우 역사도 만들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가르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있는 역사도 등한시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육 명예회장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중국의 동북공정은 우리가 역사를 소홀히 한 관계로 수모를 당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자기역사를 알아야만 민족 정체성을 지킬 수 있고 나 자신의 미래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간도운동을 하게 된 것을 후회한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단언하며 “정부도 간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으면서 대국이라 말을 못하고 있다. 민간차원에서라도 해야 하는데 그것을 맡아서 해왔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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