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경기도 용인 로버트보쉬코리아유한회사 본사에서 이후경 차장이 보쉬의 전기차 충전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전기차와 전기차 충전소 확대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고 소개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로버트보쉬코리아 이후경 차장

[천지일보 용인=손성환 기자]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전기자동차 누적 판매량은 8071대. 전기차 누적 1만대 시대를 앞뒀다. 하지만 해결할 과제가 많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전기차 충전소’.

전기차 배터리 생산 회사 삼성SDI는 2017~2018년까지 전기차 1회 충전 주행거리가 현재 120~140㎞에서 300㎞로 늘어난다고 전망했다. 서울에서 부산 거리는 400㎞. 여기에 에어컨이나 히터를 켜면 주행거리는 더 줄어든다. 전국에서 전기차를 운행하려면 충전소가 충분히 있어야 한다. 더구나 정부는 2020년까지 전기차 누적 25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전기차 관련 회사들은 전기차 활성화를 위해 나섰다. 현재 공용 충전기는 지난 8월 말 기준 711대(환경부 353대, 민간 358대). 환경부는 올해 말까지 환경부 320대, 한국전력 300대, 사설 충전기 761대를 추가해 합산 2092대로 늘릴 계획이다.

전기차 충전소 확대 등에 앞장서는 이가 있다. 로버트보쉬코리아유한회사 애프터마켓사업부 이후경 차장이다. 그는 현업에 있으면서 전기차 충전소 확충을 비롯해 다양한 전기차 관련 문제들을 발견하고, 몸소 해결점을 찾아 나선다. 이런 점에서는 ‘선구자’라는 단어가 그에게 어울린다. 그는 “전기차 확충과 충전소 보급 확대도 중요하지만, 안전·통합솔루션·컨트롤타워 등이 가장 먼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의 말을 들어봤다.

- 먼저, 하는 일에 대한 소개를 부탁.

로버트 보쉬는 미국에서 3만기 이상의 충전기를 납품했다. 파워맥스, 파워익스프레스 등 자동차 메이커에서 인정받은 충전기를 미국 50개 주와 캐나다에 납품했다. 또 가정용부터 상업시설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전기차 전반에 대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기차 정비에 필요한 개인 안전 장비나 특수공구, 전기차 진단용 장비를 비롯해 충전기 공급·설치 등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동주택 등에 대한 컨설팅 사업도 파트너와 함께 진행 중에 있고 최근에는 세미나 강의 요청도 들어오고 있다.

- 전기차 시장 활성화 해법이 있을까.

해법까지 제시하긴 어렵지만, 전기차 시장은 ‘반드시 온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분이 아직 많지만 해외로 눈을 돌리면 답이 명확해진다. 최근 노르웨이, 네덜란드에 이어 독일까지 내연기관 판매에 대한 제한을 두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지진과 태풍 등의 안전지대가 아닌 것처럼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가 그 원인이다. 온실가스, 미세먼지를 모두 현 상태보다 더 나쁘지 않도록 유지하면서 파리기후협약의 탄소배출량 절감을 맞추려면 현실적인 방안은 전기차 외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지금 전기차가 많이 보급되지 않았지만, 중국의 경우 작년에만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가 33만대가 팔려서 이 분야 세계 1위 시장이었던 미국을 앞질렀다. 또한 미국 경영컨설팅 회사 매킨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자동차 60%가 친환경차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 되려면, 아파트 등 공동주택 충전기 설치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이에 보쉬는 처음부터 기존 거치형태보다는 ‘이동식 충전기’라는 솔루션에 관심을 뒀다. 세계 최초의 분리 과금형 이동식 충전기를 국내 ‘파워큐브’와 같이 시장에 선보였다. 또한 별도로 공동주택에서의 최적화 솔루션에 대한 검토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보쉬 이외의 다양한 솔루션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 또 지자체나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사용자를 위한 제도·규제를 완화·개선한다면 조만간 공동주택 충전기 설치가 확산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컨설팅·강의도 한다고 들었다.

▲ 로버트보쉬코리아 본사 정문에 있는 6대 안전 원칙 ⓒ천지일보(뉴스천지)

보쉬 코리아 건물을 처음에 들어오면 보이는 게 있다. 6대 안전 수칙이다. 보쉬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이는 전기차 관련 사업도 마찬가지다. 전기차 운전자, 충전기 이용자, 전기차 정비사, 전기차 사고 시 대응하는 소방관 등 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를 위해 보쉬는 국내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던 ‘전기차 고전압 안전 교육’을 비롯해 ‘전기차 충전기 설비에 대한 안전 지침’과 ‘고전압 배터리 보관 및 관리지침’ 등 해외의 프로그램을 국내에 도입해 선보이고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증·시험기관인 ‘TÜV SÜD(티유브이 슈드)’ ‘TÜV Rheinland(티유브이 라인란드)’ ‘VDE(독일전기기술협회)’와 함께 하는 해외 기준에 따른 프로그램들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충전기 업체와 충전기 공사업체, 전기차 정비 네트워크 등과 연합해 현재 제주와 수도권 일부에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전기차 관련 교육 프로그램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제가 직접 강의하는 내용은 전기차 활성화 배경과 국내외 전기차 시장과 개발동향, 충전기·전기차 안전 등이다. 자동차 회사와 정비 네트워크, 학교, 경찰서 등을 상대로 2~4시간에 걸쳐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 해외 인증·시험 기관과 제휴한 교육은 전문적인 내용을 다룬다. 독일의 전기차 고전압 안전기준(BGI 8686)을 기반으로 한다. 전공자와 업계 종사자, 자동차 정비 담당자를 대상으로 레벨 1·2·3의 3단계 과정으로 이뤄져 있다.

현재 국내에는 저를 포함해 LG전자, LG화학, 전기차 전문가 등 13명만이 레벨2의 자격을 취득한 상태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4회(제주 3회, 내륙 1회)를 실시했고 점차적으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기차에 대한 ‘화재 안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엔 친환경 차량에 대한 소방관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 오히려 저희 고전압 안전 교육을 통해 교육을 수행한 일선 소방관들로부터 문의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위해서 별도의 전문 해외기관과 접촉해 국내에 소방관 등을 대상으로 교육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또한 이 모든 분야를 국내에서는 민관을 통틀어서 유일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는 국내에선 유일하게 보쉬가 기본적인 안전을 준수하고 차량도, 충전기도, 정비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 향후 전기차 시장에 대해 바라는 점은.

전기차의 기본은 주행거리나 가격이 아니라 ‘안전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전기차 자체도 그렇고, 충전기에 대한 부분도 그렇고 ‘규정만 맞추면 된다’ 식의 인식이 우리 사회에는 만연한 것 같다. 차량 제작사도 이에 대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 차량을 파는 영업사원들도 잘 모르고 심지어 정비를 하는 분들도 잘 모른다. 교육을 하는 이유도 궁극적으로는 기본적인 안전을 준수하면서 전기차 생활을 확대하자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소비자, 정비사, 소방관·경찰관 등에 대한 안전교육을 확대할 예정이다.

전기차 활성화에 대해 아쉬운 점은 정부나 관계기관의 전기차 관련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사실이다. 이에 전체적인 정책이 통합되지 않고 나뉘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고 본다. 거시적인 전략이 나오고, 사용자들도 편리하게 전기차를 이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

 

현재 전기차 구매자는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 설치를 하지만 일정 보증 기간이 지나면 충전기 보수나 유지보수 등의 서비스는 원활하게 이뤄지기 힘든 문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파트너 회사들과 함께 ‘플러그인코리아(PluginKorea)’라는 전기차 통합 솔루션을 마련했다. 아직은 그 활동이 미비하지만 조만간 많은 활동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여러 가지 좋은 활동으로 사회에 공헌하겠다. 끝으로 전기차 세미나가 필요한 학교나 단체는 연락 달라.

▲ 지난 14일 방문한 로버트보쉬코리아 본사 로비에 있는 조형물. 화면에는 보쉬의 연혁 등이 나온다. 안전 원칙 등 기본을 중시하면서도 자유로운 업무 분위기를 조성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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