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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5.18 전 유족회장 정수만 “전일빌딩 총탄 자국, 명백한 공중사격 맞다”
이미애 기자  |  lme381@newscj.co.kr
2017.01.09 22: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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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만 전(前) 5.18민주유공자 유족회장이 지난 3일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전일빌딩 총탄 흔적을 살펴본 소회와 전일빌딩의 사적지로서의 보존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진실규명 없는 5.18… “아직 끝나지 않았다”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유네스코가 인정한 5.18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전일빌딩에서 발견된 130여개의 총탄 흔적도 변명할 수 없는 명백한 공중사격을 했다는 사실이 입증됐습니다.”

전일빌딩 총탄 흔적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해 3차례(9·11·12월)에 걸쳐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서 빌딩 외부와 내부 모두 점검해 “헬기에서 사격한 것 같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이와 관련해 기자는 지난 3일 정수만(70) 전(前) 5.18민주유공자 유족회장(5.18기념재단 연구소 비상임연구원)을 만나 전일빌딩 총탄 흔적을 살펴본 소회와 전일빌딩의 사적지로서의 보존가치를 들어봤다.

정 회장은 “전일빌딩 총탄 자국에 대한 국과수 검사 발표가 1월에 발표될 예정”이라며 “사적지로 인정되면 원형 그대로 옛 전남도청과 연계해 보존될 것”이라며 “누구든지 5.18에 대해 느끼고 갈 수 있을 정도의 활용방안이 설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일빌딩과 옛 전남도청은 5.18민중항쟁지의 중심지였다. 그곳에서 민주화를 위해 싸우다 무장군인에게 맞아 죽고 총탄에 쓰러져 피를 흘린 영령이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며 “그렇기에 당연히 원형대로 보존하는 게 맞고 사적지로서의 가치는 지금까지 36년의 역사가 말해주고 있지 않느냐”며 약간은 격앙된 음성으로 말했다.

1년에 7~8번은 옥살이를 할 만큼 민주화를 위해 군부독재와 치열하게 맞서 싸웠다는 정 회장은 “81년에 ‘5.18 1주기 추모제’를 지내다 현장에서 체포돼 광주교도소에서 10개월 옥살이를 하고 나와 지금까지 5.18과 함께 살고 있다”고 담담히 말을 이어갔다.

그는 분명히 기억이 난다며 “80년 5월 21일 오후 1시 30분에서 2시 사이 전일빌딩 주변을 향해 헬기에서 사격하는 것을 제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을 어디에다 쏘는 것인지 정확히 확인할 수 없었지만 너무 놀라 피한 기억이 아직도 어제 일만 같다”고 회상했다.

또 “전일빌딩은 10층이다. 사무실 바닥 50여곳에 난 실탄 자국은 분명 10층보다 더 높은 곳에서 쐈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특히 창문틀보다 아래쪽 기둥에서 발견된 흔적 등 총알이 튀면서 책상 모서리에도 자국을 남긴 것을 보면 육안으로 확인해도 이것은 헬기에서 공중 사격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발칸포(미국 항공기용 기관총)냐 소총이냐 하는 것인데 제가 전일빌딩 현장에 가서 확인한 바로는 소총으로 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당시 육군참모총장이 헬기로 공격하라고 했던 전투병과 교육사령부 기록을 직접 확인까지 했어요. 또한 전일빌딩을 탱크로 공격하라는 명령을 받은 기록까지 있습니다.”

정 회장에 따르면, 5.18 당시 1만명 이상 군인을 포함해 군 무장헬기 10대가 광주에 왔다. 또 총탄을 1500발 소비했고 군인 1인당 42발에서 59발을 쐈다. 전투병과 교육사령부(전교사)에서 기관총을 1만발 이상 쐈다는 기록도 있다. 이 자료는 5.18관련 청문회 때 나왔다.

정 회장은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는 전일빌딩에 총탄 자국은 없고 총을 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면서 “모든 것이 기록으로 남아 있기 때문에 진실을 숨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5.18 당시 200여명 시민이 전일빌딩 내부에 있었고 군인이 빌딩 앞과 옆 등 다섯 군데로 들어와 공격한 사실이 명백하고 저를 포함해 현장을 목격한 1세대가 지금도 살아 있어 5.18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지만, 진실은 하나도 밝혀지지 않았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전일빌딩 안전등급 조작 의혹과 관련해 노화한 건물을 철거해야 한다는 여론에 대해 정 회장은 “증축된 부분은 철거해야 하지만 건물 자체를 없앤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과거 정권에서 진단한 부분에 대해선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건물의 안전이 시민의 안전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5월 단체와 긴밀히 협조해서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 사람이 생각할 때는 5.18진실이 밝혀졌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깊은 사연에 대한 진실은 어둠 속에 가려져 있다”면서 “청문회, 책임자 처벌이나 수사 등은 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실마리부터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이유에 대해 그는 “진실규명은 뒤로하고 보상부터 하고 진실은 묻혀 버렸다. 결국 돈 주고 입 막으려고 한 것밖에는 없다”며 “이번 전일빌딩 총탄 흔적 발견이 5.18에 대한 또 다른 진실을 밝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8남매 중 장남으로 5.18 당시 30대 후반이었다고 한다. 그는 “남동생도 계엄군에게 맞아 희생됐다. 막내동생도 계엄군에게 잡혀 얼마나 고문을 당하고 맞았는지 지금은 살아있지만 건강이 좋지 않다”며 잠시 말을 잊지 못했다. 자신의 가족은 정부로부터 언제나 경계의 대상이 됐다면서 5.18 관련 진상규명을 위해 일한 결과로 온 가족이 힘든 삶을 살았다고 씁쓸해했다.

정 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5월을 생각하게 된다. 현재 촛불민심도 진실을 밝혀 달라는 국민의 염원 아니겠냐”며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끊임없는 폄하와 왜곡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다시는 그와 같은 참상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되기 때문에 진실규명은 반드시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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