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최고위원. ⓒ천지일보(뉴스천지)


최순실 사태 삼성 의혹에 “모든 비리 수면 위로 올려야”
“광주 전략공천 실패? 아쉬움 있지만, 후회는 안 한다”
개헌 필요성 동의… “대선 전 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
“명분없는 이합집산, 반드시 실패”… 국민의당에 쓴소리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삼성전자 최초 고졸 여성 임원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최고위원은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정국에서 삼성의 유착 의혹이 도마에 오르는 것과 관련해 “정경유착에서 벗어나야만 진정한 기업으로 태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국회에서 만난 양 최고위원은 “만일 비리들이 사실이라면,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 모든 비리를 수면 위로 올리고, 처벌 받을 사람은 처벌 받아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개발을 이끈 주역이자 학력, 지역, 성별을 극복한 살아있는 신화로 통하는 그는 지난 4.13총선 당시 민주당 인재영입 제7호로 정치에 입문한 뒤 광주 서을 지역구 선거에서 국민의당 천정배 후보와 맞붙었다가 고배를 마셨다. 현재는 최고위원 겸 전국 여성위원장과 광주 서을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광주 서을에 출마한 것은 전략공천 실패라는 지적에 대해 “광주를 벗어나는 것은 생각할 수 없었다”며 “아쉬움이 있지만, 후회는 안 한다”고 했다.

양 최고위원은 현재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개헌 시점에 대해선 “헌법 개정이 된 지 30년이 됐으니 시대에 맞게 바꾸는 것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면서도 “대선 전에 하자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이 개헌 등을 고리로 바른정당,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과의 연대를 추진하고 나선 것에 대해선 “대선을 앞두고 늘 온갖 시나리오가 나오는데, 대부분 소문이거나 파급력이 없었다”며 “명분 없는 이합집산은 반드시 실패한다”고 일갈했다. 

다음은 양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

-양 최고위원은 30년 가까이 삼성전자에서 몸담은 ‘전설’이다. 그런 점에서 최순실 사태에서 삼성을 바라보는 느낌이 남다를 것 같다. 
저는 30년 동안 반도체 개발을 해 온 사람으로서 글로벌 첨단 기업은 저와 같은 순수한 영혼을 가진 회사원이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한편 정경유착, 비리가 자행됐다는 사실엔 저도 분노스럽다. 만일 비리들이 사실이라면,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 모든 비리를 수면 위로 올리고, 처벌 받을 사람은 처벌 받고, 정경유착에서 벗어나야만 진정한 기업으로 태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4.13 총선은 양 최고위원에게 많은 아쉬움이 있었다는 평가가 많다. 전략공천 실패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양 최고위원은 지난 4.13총선에서 국민의당 천정배 후보가 출마한 광주 서을에 전략공천 됐으나 패했다)
총선서 패하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님께 인사를 드렸더니 “내가 나경원이랑 하라고 할 걸 그랬어”라며 아쉬움을 표하셨다. 저라고 왜 당선이 안 되고 싶었겠나. 출마를 한다면 어디로 하고 싶냐는 질문에 ‘광주’라고 답했다. 광주를 벗어나는 것은 생각할 수 없었다. 공천이 짜임새 있게 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후회는 안 한다. 광주의 권은희 후보 지역, 서울의 나경원 후보 지역, 우리나라 여성 정치인이 얼마나 된다고 굳이 제가 그래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는 4월 재보궐선거 기회가 된다면 출마 의향은.
보궐선거는 아직까지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한 달 반 만에 광주 공천 받고 총선 전까지 많은 지지를 받았는데, 지역민들을 배신할 수는 없다.

-현재 정치권의 개헌 논의가 활발하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개헌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현 시점에서 개헌이 가능하다고 보는지.
헌법 개정이 된 지 30년이 됐으니 시대에 맞게 바꾸는 것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대선 전에 하자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은 늘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 것도 아니다. 우리는 탄핵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싶다. 개헌특위에서 논의를 시작하고, 그것을 대선 후보들이 각자의 생각으로 공약을 내면 되지 않나 한다. 빠른 시간 내 개헌하는 게 좋다. 문재인 전 대표, 안철수 전 대표가 2018년 국민투표를 하자는 데 동의한다. 

-국민의당이 친박(친박근혜), 친문(친문재인) 양 극단을 배제하고 합리적 세력이 연대해야 한다는 명분과 개헌 등을 고리로 바른정당,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과 연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당이 강하면 연대가 필요하겠나. 개헌을 정치공학적 수단으로 쓰는 것은 옳지도 않고, 성공할 수도 없다고 본다. 특정세력을 반대한다는 것만으로는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대선을 앞두고 늘 온갖 시나리오가 나오는데, 대부분 소문이거나 파급력이 없었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고, 명분 없는 이합집산은 반드시 실패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제안한 ‘결선투표제’에 대한 생각은.
도입은 찬성하는데, 이게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 개헌특위에서 논의도 하지만, 대선 전에 하는 것은 무리다. 환영받을 일이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개헌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호남 민심은 어떤가. 
호남의 큰 열망은 정권교체다. 수치상으로 나온 결과를 보면 민주당은 수권정당으로서의 의구심이 거의 해소됐다. 호남에서 문재인 지지도가 높아지는 걸 보면 기대가 된다. 지난 4.13총선에서 호남에서 회초리 맞았던 것도 2012년도에 정권교체 못했느냐는 회초리였다. 이번에도 그때와 같이 하면 절대 정권교체 못한다는 회초리로 인식하고 있다. 

-새누리당에 한마디 한다면.
모 카피라이터분이 하신 말에 공감했다. “걸레를 두 개로 나눠서 한쪽을 수건이라고 우긴다. 그러면 국민이 그걸 수건이라고 믿겠는가”라는 말을 하셨다. 새누리당이라는 보수의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 그 안에서 개혁하고 제대로 된 보수로 거듭나야지 그 집에서 나온다고 해서 내 자식이 남의 자식이 되고, 내 아버지가 남의 아버지가 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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