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7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반 전 총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에 헌화·분향 후 참배 참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뉴욕에선 한편으로 편했는데, 한국은 어렵고 어려워”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7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권양숙 여사를 만나 “이제 귀국했으니 앞으로 권 여사님을 가까이 모시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업도 기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영호남 지방 방문 일정 중인 반 전 총장은 이날 봉하마을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뒤 권 여사를 예방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반 전 총장은 “노 대통령께서 저를 유엔 사무총장으로 진출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주셨다”며 “부시 대통령에게 직접 말씀도 해주시고,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이렇게 돌아와 인사를 드리니 감회가 더욱 깊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에 권 여사는 “유엔으로 떠난 게 엊그제 같은데,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신 것을 축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 전 총장의 묘소 참배 시 일부 노무현 대통령 지지자들이 항의한 점을 의식한 듯 “혹시 밖이 시끄럽지 않았느냐”고 묻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민주 사회에서 이런 정도야 늘 있을 수 있지 않느냐”고 답했다.

권 여사는 또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을 가리켜 “김 의원이 매주 월요일에 김해로 내려왔다가 화요일에 서울로 올라가는데, 오늘 총장님이 오신다고 하셔서 공항까지 나갔다 돌아왔다”며 “조문 오신다는데, 혹시라도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 저희도 걱정이어서 김 의원이 챙겨보려고 온 것”이라고 소개했다.

반 총장은 “어떻게 건강을 잘 유지하느냐”는 권 여사의 질문에 “유엔에서 10년 동안 강행군을 해왔다”며 “뉴욕에서는 어려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편했는데, 한국에 오니 어려우면서도 어렵다”라고 해 좌중 사이에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권 여사는 이에 “우리나라는 이래저래 복잡한 일들이 산재해 있는 것 같다”며 “총장님은 우리나라에 귀중한 분으로, 건강 유의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35분간의 담소를 마친 뒤 반 전 총장 내외와 함께 노 전 대통령 서재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예방에선 권 여사 측에서 김 의원과 정상문 서울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조호연 봉하마을 사저 비서실장, 반 전 총장 측에선 이도운 대변인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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