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7일 오전 9시 40분께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차에서 내리며 악수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권양숙 여사와도 40여분 만남

[천지일보 부산=김영일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7일 오전 9시 40분께 부인 유순택 여사와 함께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에 참배했다.

이날 이른 아침 반 전 총장의 지지자들은 ‘환영한다’ ‘10년간 수고 많았다’며 방문을 환영했으며 노사모도 ‘배신자라 않겠다. 잘 왔다 반기문’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반 전 총장의 방문을 맞았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을 반대하는 일부 시민단체들은 ‘앗! 기름 장어 남자들한테 참 좋은데 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네’ ‘인권의식도 역사의식도 없는 반기문 대권 도전 어림없다’ ‘수첩공주 박근혜, 박근혜 시즌2 수첩왕자 반기문’ 등의 피켓을 들고 반 전 총장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했으며 “대통령 출마 꿈도 꾸지 말아라” “반기문은 돼지”라는 욕설이 들리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반 전 총장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뒤엉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 참배를 마친 반 전 총장은 “따뜻한 가슴과 열정으로 ‘사람 사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헌신하신 노무현 대통령님께 무한한 경의를 표합니다.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미력이나마 진력하겠습니다. 노 대통령님 대한민국의 발전을 굽어살펴주소서”라고 방명록을 적으며 노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은 심경을 밝혔다.

▲ 17일 오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후 권양숙 여사와 40여분 간 만남을 가진 반 전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경건하고 애통한 맘으로 고 노무현 대통령 영전에 귀국 인사를 올렸다”며 “유엔사무총장 당선을 위해 생전에 많은 노력을 해주신 데 대해서도 마음 깊이 감사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취임식 때 변혁과 통합을 외치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며 “그런 면에서 노무현 대통령께서 정치교체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것도 아직도 우리 가슴 깊이 남아있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주인이 정치를 해야 한다”며 “사생결단으로 정권만을 잡겠다는 행태는 지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국민은 노 전 대통령께서 말했던 것처럼 ‘공정한 사회, 변칙 없는 사회, 사람이 사는 세상’ 만들기를 갈구하고 있다”며 “이제 정치인들은 국민의 소리를 진솔하게 경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노무현 대통령 영전에 경의를 표하면서 다시 한번 저 자신이 깊이 새겼다”며 “앞으로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우리나라 정치가 민주주의의 원칙과 여러 가지 규범에 맞는 방향으로 발전되도록 많이 지도 바란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아 세월호 추모관, 명량대첩 탑 및 해전사 기념전시관을 찾는 등 야권 표심을 겨냥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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