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천지가 왜 이렇게 혼탁할까.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으니 말이다. 정유년 새 날이 밝아 닭 우는 소리 들려도 듣는 이 없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이는 하늘의 소리를 들을 귀가 없는 연고니 이를 두고 ‘우이독경’이라 했던가. 이 땅에 종교는 많아도 종교인은 하나도 없으며, 경서는 있으나 경서를 아는 이도 없다. 조선이 낳은 유학자며 천문가이며 예언가이기도 했던 격암 남사고 선생은 조선이 조정대신은 물론 탐관오리에 이르기까지 부패와 타락이 정점에 와 있고 백성들은 도탄에 빠져 더 이상 희망이 없을 때, ‘남사고 비결서’라는 예언서를 남겼으며, 그 가운데 “말세골염 유불선 무도문장 무용야”라는 글도 있다. 또 사도인 바울은 이천년 전 당시 타락의 도가 지나친 고린도교회 성도들에게 “그리스도 안에서 일만 스승이 있으되 아비는 많지 아니하니…”라는 글을 서신을 통해 보냈다. 즉, 종교도 있고 외치는 자도 많으나 참 종교와 종교인이 없으니 도가 있어도 아무 소용이 없는 오늘의 현실을 두고 미리 이른 경고가 아니겠는가.

종교는 하늘의 것이고 하늘의 소리 곧 천계소리다. 그래서 종교는 하늘의 것 곧 영적 차원이라 한다면 세상의 정치는 땅의 것 곧 세상적 차원에 불과하다. ‘천지차이’라는 말처럼 그야말로 하늘과 땅 만큼이나 그 차이가 크다 할 것이다.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다”는 바울의 고백처럼, 종교인은 하늘의 법인 종교의 경서를 깨달아 지켜야 하고, 세상사람 곧 땅에서는 땅의 법인 육법전서와 정해진 모든 규범을 알아 지켜야 하니 이것이 만고의 이치며 우주의 법이며 순리다. ‘종교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말이 있듯이, 종교와 종교지도자가 부패하니 세상 정치와 정치지도자들이 부패한 것이다.

마침 우리나라 헌법 제20조 1, 2항에도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지고 있으며, 정치와 종교는 분리되어야 한다”고 못 박고 있으니 참으로 합당한 법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이 명확하게 분립돼 있다. 입법부에서는 법을 제정 및 개정하고, 헌법을 개헌하기도 한다. 그러함에도 현실은 자신들이 만든 법을 자신들이 앞장서 지키지 않는 위법자 내지 불법자로 전락해 있다. 또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이 말은 국민이 주인이라는 의미다. 일을 하고 월급을 받는 사람(공무원)은 월급을 주는 국민이 고용하고 부리는 일꾼일 뿐이다. 대통령 국회의원 도지사 시장 등 그 누구도 국민이 세운 일꾼에 불과하다. 따라서 월급을 받는 공무원은 월급을 주는 주인의 입장인 국민을 무시할 수도 무시해서도 안된다. 이 같은 관계의 이행여부를 사법부는 법(육법전서)에 입각해 판단하고 조치하도록 돼 있다.

정치인이 법을 무시하고 종교와 신앙을 왜곡하고 탄압하는 일에 편승하고 있다는 것은 헌법을 어기는 위법이며, 정치인과 종교인이 야합하여 편파편향적 조치와 정책을 펼친다면 이 또한 위법행위다. 더 중요한 것은 지도자들의 이 같은 범법행위는 하나의 국민을 두 가지 국민으로 가르는 결과를 초래하며, 이는 지극히 작은 나라에서 남북으로 갈라져 살아가는 것도 모자라 또 다시 갈기갈기 찢는 매국의 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 같은 정치 종교지도자들의 몰지각한 행위는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정치는 물론 종교의 부패와 타락에 결정적 원인이었음을 역사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 때, 정치와 기독교가 하나 돼 불교에 대한 탄압과 편향적 정책이 이뤄질 때 전국 불교가 들고 일어났으며, 이로 인해 ‘공직자 종교편향 특별법’이 대통령령으로 긴급 제정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이 법이 필요 없는 이유는 이미 헌법에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국가를 지탱하는 유일한 헌법이 지도자들에 의해 유린당하는 결정적 예다. 종교(기독교)와 정치는 명시된 헌법을 무시하며 기생충같이 상호 기생하며 권력과 돈과 명예를 움켜잡고 시대를 풍미해 왔으니 이 어찌 종교라 할 수 있겠는가.

요즘 한국 기성교단에서 특정종교에 대해 이단이라는 굴레를 뒤집어 씌워 놓고 기독교 방송을 동원하고 정치인과 언론을 동원해 반사회 반국가 반종교 단체라며 탄압하고 없애려고 혈안이 돼 있다. 왜 이런 일이 있는 것일까. 특정종교로부터 자신들의 거짓과 비진리와 반사회 반종교 반국가적 진실이 국민과 교인들에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소위 ‘전쟁’이라는 방법을 동원해 하나의 국민을 두 가지 국민으로 갈라놓고 있으나 국민들은 그 사연을 어찌 알까. 한국기독교는 그러지 말고 차라리 사실을 인정하고 회개해야 하지 않을까. 참으로 하늘을 두려워하는 종교인이라면 말이다.

일제치하에서 신음할 때, 한국기독교 지도자들은 이스라엘 솔로몬 왕과 같이 소위 신사참배라는 이름으로 이방인 일본 신에게 절하고 찬양했다. 이 일로 인해 이스라엘과 같이 우리나라도 남과 북으로 갈라졌다. 또 8.15 광복 이후 군사정권이 쿠데타로 권력을 잡았을 때, 보수 기독교인들은 삼선개헌 지지에 앞장섰고, 5공 정권 때는 이단 정화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종교인들을 박해하며 정권의 하수인이 됐으니, 오늘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뿌리다. 그 후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자 장로 대통령을 우리가 만들었다며 마치 기독교나라가 된 것 마냥 온갖 불법을 자행해 왔다. 오늘날은 야당의 득세로 현 정권의 권력이 소멸돼 가자 바로 야당과 야합하며 자신들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기 시작했다.

시대마다 종교의 탈을 쓰고 정치권력과 하나 돼 종교와 나라를 어지럽히고 심지어 망국으로 치닫게 해 온 가짜 종교집단을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그것이 바로 한국종교가 가지고 있는 유전자(DNA)이니 안타까울 뿐이다. 이제는 종교인과 국민들은 거짓에 속지 말고 한국종교의 실상을 꼭 알아야 한다.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면 둘이 다 구덩이에 빠진다”는 경서의 가르침이 있기 때문이다. 종교는 종교의 본질을 찾아 가야 하고, 정치는 정치의 본질을 찾아가 제 역할을 다하는 정유년이 될 때, 종교가 살고 나라가 살고 인류가 사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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