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의 속삭임’ 저자 하용성. ⓒ천지일보(뉴스천지)

대통령은 김정은… 과한 배경과 거듭되는 반전 특징
모순에 찬 기존 주류종교에 대한 비판도 담아

[천지일보 부산=김영일 기자] 남북이 2020년 통일을 이루는 것을 가상현실을 배경으로 설정한 소설이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23일 출간된 이 소설 제목은 ‘신의 속삭임(행복우물)’이며 저자는 일요신문 부산·경남본부장 하용성이다.

2020년. 남북이 통일되고 국호는 ‘고려연방공화국’이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대통령이 된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법통과 체계 등은 그대로 계승한다는 설정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조금 과하다 싶은 배경 설정과 거듭되는 반전, 두 개의 플롯이 교차하는 구조 등이 특징이다. 특히 눈길은 끄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장르의 스릴러, 추리, 판타지, 정치, SF, 구도소설 등을 한데 버무려 구성한 점이다.

숨은 주제는 따로 있다. 기독교를 비롯한 주류종교에 대한 비판과 대안제시, 수구와 친일 세력에 대한 저자의 관념이 소설 곳곳에 담겨져 있다.

소설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종교’와 관련한 내용 전개는 매우 흥미롭다는 평가다. 김정은 대통령 시해 사건이라는 관심을 끌어온 뒤 종교와 버무려 사건을 전개하며 거듭되는 반전, 예측하지 못한 결말 등이 흥미를 뒷받침한다.

남북이 통일되는 2020년 가을 한 아이가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다. 아이는 새로운 불교 종파를 창시한 승려와 개혁 성향의 개신교 목사 등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한다.

통일 이후 8년이 지난 시점에 김정은 대통령 시해 사건이 발생한다. 범인이 대통령과 영부인을 권총으로 쏜 뒤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사건의 해결 과정과 주인공 세홍의 성장이 어우러지면서 줄거리는 이어진다.

그러던 중 연방정보원이 시해 사건의 실마리를 하나 잡아낸다. 행방이 묘연했던 범인의 어머니가 중국에서 신분을 바꾼 채 산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 하지만 그녀도 곧바로 의문의 죽임을 당한다. 실망하던 연방정보원이 그녀의 유품에서 새로운 단서를 하나 발견한다. 연방정보원은 이를 기초로 사건의 배후를 추적해나간다.

이후 소설은 김정은 시해 사건이 해결되고 주인공의 성장이 오랫동안 봉인된 비서로 모두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소설은 전체적인 흐름이 일단락된 후 이어지는 에피소드 1·2·3·4는 앞서 풀리지 않은 의문점들에 대한 해답 제시와 반전을 거듭하며 남은 퍼즐이 완성되면서 결말로 이어진다.

‘신의 속삭임’은 주인공 세홍이 창시한 종교가 새로운 믿음이라는 내용으로 모순에 가득 찬 기존 주류종교를 비판하고 있다. 특히 기독교가 인류가 지향해야 할 신앙으로는 더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하며 현 시대가 더 진화한 종교적인 패러다임을 요구한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또한 소설은 내용 곳곳에 독자들의 개인적인 판단과 해석을 요구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숨어있다. 이를 들춰보는 것도 소설을 읽는 재미 가운데 하나다. 주인공 세홍의 얘기와 김정은 대통령 시해 사건이라는 두 개의 핵심 플롯이 마지막에 이르러 하나로 귀결된다는 점도 흥미롭다.

하용성 저자는 “기독교 등 주류종교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에 있는 이들에겐 쾌감을, 스릴러나 반전이 담긴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겐 카타르시스를 줄 것으로 자신한다”고 밝히며 다소 과도한 배경 설정에 대해선 “충분히 개연성이 있다. 남북 정치권의 합의 여부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이에 대한 로드맵을 책의 내용을 통해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행복우물 대표이자 작가로 활동 중인 다니엘 최는 “원고를 처음 접했을 때 저자의 무한한 상상력과 거침없는 시도가 기존의 틀을 모두 거부한 내용 전개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출판을 결정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며 “독자들의 반응이 정말 기대 된다”고 밝혔다.

한편 하용성 저자는 경남 진주 출신으로 진주고와 경상대학교(회계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재학시절 학내밴드와 언더그라운드로 음악활동을 하다가 언론계에 정착했다. 이후 10여년의 기자생활을 통해 현장정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내부에서 이뤄진 관념의 진화가 ‘신의 속삭임’을 집필하게 된 밑바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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