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우상현 W병원장, 수부미세재건팀과 이준호 영남대병원 성형외과 교수 등 의료진이 국내 최초로 팔 이식수술을 하고 있다. (제공: 대구시청)

40대 뇌사자 기증해 30대 남성에 이식
아시아에서 인도에 이어 2번째 수술

[천지일보 대구=송성자 기자] 대구 지역 의료진이 지난 2일 국내 최초로 팔 이식수술에 성공했다.

이날 수술은 우상현 W병원 원장과 수부미세재건팀 10명, 이준호 영남대병원 성형외과 교수 등 총 25명의 의료진이 참여한 가운데 10시간 동안 진행됐다.

수술을 집도한 우상현 원장은 “이번 수술의 핵심은 동맥정맥혈관의 미세문합(혈관 또는 신경, 장기 등이 연결돼 있는 상태)과 손의 감각과 근육회복에 필요한 신경재생”이었다며 수술은 성공적이라고 전했다.

팔 이식수술은 미세접합수술 분야에서도 최고 난이도로 꼽힌다. 수부외과, 정형외과, 이식외과 등 10여 개 진료과목의 의료진들이 협진해 수술을 진행해야 하고 수술 후 면역억제치료가 중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적으로 70여건만 시행된 팔 이식수술은 아시아권에서는 인도에서만 이뤄졌을 뿐 의료선진국인 일본에서도 아직 시행되지 못했다.

이날 이식수술은 40대 뇌사 남성의 가족이 팔 기증을 결정하면서 급박하게 진행돼 사고로 왼쪽 팔을 잃은 30대 남성에게 기증됐다.

뇌사자에게서 적출된 팔은 이식자의 팔에 혈관, 근육, 뼈, 신경 등이 잘 연결돼 앞으로 근육과 신경이 되살아나면 이식수술은 완벽하게 성공한 것으로 판정될 수 있다.

팔 이식수술은 2010년 보건복지부에서 ‘선청성 기형 또는 결손 외상이나 종양 제거 후 발생한 복합적인 조직의 결손환자에게 기능장애 뿐만 아니라 손상으로 인한 미적, 외관상의 문제를 해소시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안전하고 유효한 신의료기술’로 인정했다.

현재 ‘장기 이식’에 관한 법률에는 이식대상 장기에 ‘팔’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향후 팔 이식 수술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한 실정이다.

대구시는 팔 이식수술에 대해 메디시티대구협의회에서 대구 대표의료기술로 선정, 설명회를 개최하고 팔 이식 수혜자 및 기증자 모집 홍보 등 지원을 펼쳐 왔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국내 최초 팔 이식 수술의 성공은 우리나라 의료기술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쾌거”라며 “메디시티 저력을 보여준 사례로 이를 계기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구의 우수 의료기술을 적극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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