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오후 나주시 왕곡면 우시장 옆 축산용품 판매장 모습. 출입구에 소독발판과 ‘방역은 제2의 국방’이라는 문구가 보인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나주 우시장 폐쇄… 농가 손해 우려
관계당국 “최선 다하며 긴장”

[천지일보 나주=김태건 기자] 지난 5일 충북 보은에서 올해 구제역이 처음 발생해 전국으로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남 나주시도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나주시축산과 관계자는 13일 기자와 만나 “사태의 심각성 때문에 이달 말로 마감 예정이었던 소에 대한 백신 접종을 어제까지 마감했다”면서 “원래 50두 미만 소규모 농가는 농장주 자체 접종이 원칙이었으나, 이번엔 담당공무원 입회 아래 접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나주시 왕곡면 나주축산농협 우시장은 지난 10일 전국 86곳에 대한 가축시장 잠정폐쇄 명령에 의해 폐쇄됐다. 평소 5의 배수인 날짜에 시장이 열리는 이곳은 장날이 되면 300~400마리의 소가 모인다.

우시장 옆 축산용품 매장을 방문한 60대 한 농민은 “소는 키워서 팔아야 할 때가 정해져 있다”며 “때를 놓치게 되면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에 손해가 막심하다”고 하소연했다.

우시장 주차장에 서 있던 한 농민은 “오는 15일, 20일도 장은 열리지 않는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고 우려했다. 축산농협 관계자는 구제역 백신에 대해 “돼지 백신은 잔여량이 충분하지만 소에게 쓰는 백신은 부족해 공급이 원활치 않다”고 지적했다.

AI(조류인플루엔자)나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농가는 관계당국에게, 관계당국은 농가에게 책임을 묻는 분위기가 이번에도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불거진 물백신 논란에 대해 나주시축산과 관계자는 “그렇지 않다. 매뉴얼대로 접종을 한다면 항체형성률이 90%를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첫 백신 접종 후 약 6개월 후 추가접종을 하는 게 원칙”이라며 “하지만 소의 임신기간이 10개월인데 유산이나 스트레스 우려로 추가접종을 꺼리는 경우도 있다는 걸 들었다”고 했다.

나주 왕곡면에 사는 80대 김모씨는 “공무원이 현장상황도 잘 모르면서 자꾸 매뉴얼 이야기를 한다”며 “그러면서 해결된 문제가 하나라도 있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제역 대비 상황에 대해 나주시축산과 관계자는 “현재 백신 공급과 접종, 그리고 소독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구제역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 250㎞ 정도를 날아간다고 하니 더욱 긴장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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