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레이시아 매체 말레이메일은 15일 용의자 중 한 명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사진을 공개했다. (출처: 말레이메일 캡처)

[천지일보=이솜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을 암살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붙잡힌 여성 용의자가 “도주한 남자 4명의 사주를 받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말레이시아의 중국어 신문 동방일보(東方日報)는 16일 현지 경찰의 말을 인용해 “여성 용의자가 심문 과정에서 남자들의 의뢰로 다른 용의자 여성과 함께 지난 13일 공항에서 김정남을 습격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이들 여성 용의자들이 모두 베트남 국적이지만 북한으로 의심되는 ‘한 국가’에 고용돼 살인을 감행했다고 판단, 수사를 진행 중이다.

체포된 용의자는 “동행한 정체불명의 남자 4명의 사주를 받은 것”이라며 “현재 도주한 20대 여성 용의자와 함께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김정남에게 독극물 스프레이를 분사하고 독극물을 토하지 못하도록 손수건으로 얼굴을 10초 가까이 눌렀다”고 진술했다.

김정남 암살사건 수사를 맡은 셀랑고르 주 경찰청의 압둘 사마 청장은 “공범들을 모두 체포하면 자세한 사건 경위가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남 시신에 대한 초동 부검은 전날 15일 낮 12시 45분께부터 7시간이 지난 오후 8시 전후에 끝났지만 아직까지 부검 보고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압둘 사마 청장은 보고가 나오면 언론에 공표하겠다고 말했다.

또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북측은 이날 김정남의 시신을 즉각 인도하라고 요구했으나 말레이시아 당국은 이를 거부했다. 현재 말레이시아 경찰은 진상규명을 위해 부검 없이 시신을 인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 더 스타 등 외신에 따르면 탄 스티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경찰 부청장은 전날 15일 기자들에게 오전 9시쯤 쿠알라룸푸르 공항의 저가항공사 전용 제 2터미널에서 베트남 여권을 소지한 20대 중후반 여성을 체포해 구속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여성은 만 28세며, 이름은 도안 티 흐엉(Doan Thi Huong)으로 알려졌다. 당시 압수한 여권엔 베트남 북부 ‘남딘’지역 출신인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현지 경찰은 사건 당시 용의자들을 태운 택시 기사 1명의 신병도 확보했다.

경찰은 북한 및 베트남 외교관들과 해당 사건에 대해 협의하면서 체포 여성이 베트남 국적자가 맞는지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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