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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완희 기자] 한국인에게 친근한 발효식품 중 하나인 된장. 삼국시대와 조선시대를 거쳐 지금까지 계층과 상관없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콩을 삶아서 띄운 메주와 소금물을 옹기 독에 넣어 장기간 숙성시킨 다음, 우러난 간장을 떠내고 남은 건더기를 계속 숙성시켜 만든다. 된장을 과거 질병·불행 등 액운을 막기 위한 주술적인 의례 등에 사용했다는 사실.

전국적으로 널리 사용한 ‘객귀(客鬼) 물리기’는 저승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는 귀신(객귀)을 물리치는 의례이다. 남의 집 음식을 먹고 이유 없이 아플 때 객귀에 걸렸다고 생각하고 이를 행했다. 객귀가 들린 것으로 진단되면 그날 캄캄한 저녁 솥에다가 된장과 물을 풀어 넣고 밥·김치·나물 등과 함께 죽처럼 끓인 ‘객구밥’을 준비했다.

‘액막이’ 주술에도 된장이 사용됐다. 전남 보성군에서의 액막이는 운수가 나쁜 사람에게 행해졌는데, 운 나쁜 사람을 눕히고 그 머리 위에서 된장과 소금, 잡곡 등을 세 번 돌린 뒤 그것을 여러 갈래의 길에 가져가서 버렸다.

여수시의 한 마을에서는 몸이 아픈 것을 측신(厠神: 변소에서 사는 신)에게 잘못 보인 것으로 믿었다. 측신의 노여움을 풀기 위해 변소에 도끼를 놓고 그 위에 동전을 올려놓은 후 된장과 소금, 고춧가루 등을 넣은 접시 세 개를 밥 세 접시와 따로 마련해 시끄럽게 떠드는 의례를 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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