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강하늘. (제공: 오픽스픽쳐스)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대한민국 영화계에 연기력으로 중무장한 젊은 배우 두 사람이 영화 ‘재심’에서 만났다. 배우 정우와 강하늘이 그 주인공이다.

15일 개봉한 영화 ‘재심(김태윤 감독)’은 증거도 없이 자백만으로 목격자가 살인범으로 뒤바뀐 사건을 소재로, 벼랑 끝에 몰린 변호사 ‘준영(정우 분)’과 살인 누명을 쓰고 10년이라는 시간을 감옥에서 보낸 ‘현우(강하늘 분)’가 다시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재진행형 휴먼드라마다.

영화는 지난 200년 익산 약촌 오거리에서 발생한 택시기사 살인사건(일명 약촌오거리 사건)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했다. 전체적인 사실은 그대로 가져오되 실존 인물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새롭게 설정했다는 것이 김재윤 감독의 설명이다.

작품에서 정우와 강하늘은 진실을 찾기 위해 진심 어린 사투를 시작한다. 둘은 영화 ‘쎄시봉(2015)’에서 만난 적 있지만 극 중 투톱으로 전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탄탄한 연기력으로 캐릭터에 몰입해 폭발하는 에너지로 대립한 강하늘을 만나 영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 배우 강하늘. (제공: 오픽스픽쳐스)

지난해 ‘동주’로 정점을 찍으며 충무로 대세 배우로 자리매김한 강하늘은 이번 영화에서 택시기사 살인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였던 ‘현우’ 역을 맡았다. ‘현우’는 경찰의 폭행과 강압수사로 목격자에서 살인자가 돼 10년 동안 감옥생활을 한다. 세상이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한 ‘현우’는 삶의 의미를 잃어 가던 중 ‘준영’을 만나 다시 일어서려고 한다.

그동안 뮤지컬과 연극, 영화를 누비며 관객들에게 “아, 연기 잘하는 그 청년”으로 불리는 강하늘은 이번 영화에서 “역시 강하늘이다”라는 탄식이 절로 나올 정도로 열연했다.

“누군가는 책임감이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연기자가 해야 할 것은 시나리오 안에서 인물을 재미있게 구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실존 인물의 감정과 실화라는 현실 안에서 풀어내야 하는 과제는 있다고 봐요. 하지만 시나리오는 시나리오죠. 해결되지 않은 사건을 바탕으로 했으니 이 작품 나름대로 미완성의 매력이 있겠죠.”

▲ 배우 강하늘. (제공: 오픽스픽쳐스)

과거 회상 장면에서 강하늘은 10대 불량 청소년 연기를 위해 블리치를 넣은 장발 머리로 나온다. 블리치는 강하늘과 제작진 간 진행된 회의에서 결정된 설정이다. 그는 “대본 처음 받고 단순히 착한 사람이 엄청난 누명을 쓴 것으로 보이기 싫었다. 그런 작품은 이미 많이 나와 있지 않으냐”며 “어느 누군가가 ‘준영’이를 지나가다가 쓱 봤다면 충분히 오해를 살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 실제 ‘최군’도 덩치가 엄청나다. 그분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외형적인 임팩트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현우’는 기존의 피해자처럼 수동적이고, 소극적이지 않았다. 자신에게 쓰인 누명을 벗기기 위해 ‘준영’과 직접 현장조사를 나가고, 정보를 모은다. 강하늘은 “사실 본 시나리오에는 더 자세하게 나온다. 편집된 부분 중에 ‘현우’가 교도소 안에서 사건에 대해 공부하는 내용이 있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단의 이야기 중 틀린 점을 잡아낸다. 추리극으로 가게 될 것 같아 감독님께서 영화의 흐름상 편집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 배우 강하늘. (제공: 오픽스픽쳐스)

‘현우’는 ‘준영’의 진심을 느껴 희망을 품게 된다. 강하늘에게도 그런 기회는 있었다. 그는 “고등학교 때 엇나갈 수 있었던 시기에 좋은 담임선생님을 만났다. 아직도 연락하는데 선생님과 많은 이야기를 했고 그 결과 긍정적으로 살게 됐다”며 “일반 학교에 어울리지 않는 선생님이셨다. 토요일마다 기타를 들고 종례시간에 주말을 잘 보내라며 노래를 불러 주셨다. 지금은 대안학교에서 선생님을 하고 계시다”고 전했다.

“어떤 작품이든지 작품을 보고 관객들이 메시지를 받았으면 하는 부분은 없어요. 각자의 감정대로 보셨으면 좋겠어요. 이 작품을 10명이 본다고 10명이 전부 좋아할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아요. 제가 바라는 것은 실존 인물이 무죄로 판결이 났고 새로운 삶을 사셔야 하는데 살아가시면서 힘든 날이 있을 때 ‘재심’이라는 영상을 꺼낼 볼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