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말레이 경찰부청장(왼쪽)과 수사 총지휘자 압둘 사마흐 맛 셀랑고르주 지방경찰청장(오른쪽)이 19일 오후 쿠알라룸푸르 경찰청 청사 강당에서 김정남 피살사건 수사결과 발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북한의 ‘김정남 시신 인도’ 압박에 일축
고(故) 김정남 여권 이름은 ‘김철’로 확인
신원 확인 파악 안 돼 유가족 수소문 중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해 말레이 경찰은 “김정남의 시신 인도 우선권은 유가족에게 있다”고 확실히 밝혔다. 북한의 ‘김정남 시신 인도’ 압박을 일축한 셈이다.

19일(현지시간) 노르 라싯 에브라힘 말레이시아 경찰청 부청장은 말레이시아 경찰청에서 이례적으로 일요일에 브리핑을 열고 김정남 시신을 북한에 인도하는 것과 관련해 “유가족에게 우선권이 있다”고 못 박았다.

말레이 경찰은 “망자(김정남)의 여권 이름은 ‘김철’이라는 점만 확인됐다”며 “김철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여권을 만들었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의 여권인지는 현재까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시신 인도와 관련해 “유가족이 직접 출석해서 시신의 신원을 확인해야 하지만 아무도 경찰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 가족 및 친지들을 수소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시신 요청이 없을 경우 제3의 방법을 강구하겠다”며 “모든 절차는 법적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19일 오후 쿠알라룸푸르 경찰청 청사 강당에서 열린 김정남 피살사건 수사결과 발표에서 말레이시아 경찰이 발표한 용의자 중 북한 국적 남자 4명의 사진. (출처: 연합뉴스)

특히 이날 말레이 경찰은 5명의 남자 용의자 중 17일 체포된 리정철(46,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의 용의자의 국적도 모두 북한이라고 공식 밝혔다. 도주 용의자 4명은 리재남(57, 북한), 오종길(55, 북한), 리지현(52, 북한), 홍송학(33, 북한)이다.

말레이 경찰은 “도주 용의자 남성 4명은 모두 외교 여권 소지자 없다”며 “4명의 용의자의 출국 예정일은 모두 암살이 발생한 2017년 2월 15일이었고, 모두 범행 당일 출국했다”며 “용의자 검거를 위해 인터폴과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말레이 경찰은 또 다른 북한 국적의 용의자 3명도 연루자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말레이 경찰은 ‘북한의 소행인 것 같으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확한 답은 회피했으나 “용의자가 모두 북한 국적을 가지고 있다”는 언급을 한 것으로 보아 북한 소행일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또 암살 사건의 남성 용의자들은 김씨의 암살을 실행에 옮긴 두 외국인 여성 용의자를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베트남 여권 소지자 도안 티 흐엉(27)과 인도네시아 국적 시티 아이샤(25) 등 여성 용의자 2명을 검거했다.

한편 고(故) 김정남은 지난 13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께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2(KLIA2)에서 마카오행 비행기를 타기 전에 독살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고 숨졌다. 남성 용의자 중 한 명인 리정철은 17일 검거됐다. 그는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IT회사에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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